그대가 이야기 해준 강함은 모두
헛된 것은 아닐거라고...나는 생각하네

실제로 비천했던 벨리아 어부,
내가 어느새 고단델이라고 하는
영예를 등에 짊어졌으니 말이야

염원해 마지않던 각성 공격력 200을 돌파하고서
더이상 엔트의 종자 렌-챙과
술집작부질이나 일삼는 소-챙
한쪽 팔을 미치광이 드워프들에게 팔아넘기고서도
두 팔을 가진 우리보다 멱살을 끊임없이 잡아대는
탄투의 망령들에게

더이상 쉬이 주저앉지 않으리라고
다짐했고 그럴 자신또한 있었네

하지만 우리의 무모함이 무뎌져나간 후부터
우리는 실제로 무력해졌고
공격력을 더 올려도 돌아가는 시계바늘은
변함없이 우릴 조여왔다네

무릎을 차거나 갑옷밖에 부술 수 없었던
그대의 긍지높은 전사들은
하나 둘씩 검을 놓기 시작했지

고옌이여
그대에게 맹세한 용사들이 스러져만 간다네
나또한 언제 그럴지 모르겠다네
서글픈 일이지

하지만 요즈음 벨리아의 주거지에서
자그만한 창으로 석양에 젖어갈 때쯔음
만들고 있던 밀크티를 손에 쥐고서
생각에 빠진다네

무모함이 무뎌진 것은 검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하고 말이네

또 쓰잘데 없는 감상에 젖어있다고
자네는 생각할지도 모르겠군
이 편지또한 그런 부산물에 지나지 않겠지

떠나가는 용사는
스러져가는 용사는
케플란을 집어삼키는 석화병처럼
늘어만 가겠지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네의 의지를 이었던
우리의 긍지높은 전사일세
비록 강함에 굴복해 렌-챙이나 기만자 무-챙이
되어버린다해도
자네의 마음이 이어진다면 좋겠군

또 쓰잘데 없는 감상이라고 자네는 말하겠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