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 다루어 볼 캐릭터는
파괴참 도입 패치에서 버려진 캐릭터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불러야 할 그 이름, 어쌔씬입니다

2.3패치에서 야심차게 화염트랩을 (다소 뜬금없이) 상향해준 관계로
파괴참 도입이 극트랩씬의 플레이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죠

그런 와중에도 어떻게든 파괴참을 어쌔씬에 구겨넣어보려고 눈물겨운 사투를 벌여주신 분들 덕분에
그나마 피닉씬과 표트랩씬 정도가 가능한 빌드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름 유의미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은 역시나 표트랩일 것 같은데요
피닉씬이야 기존 방식에 파괴참만 추가된 정도이니 레지맞추기 말고는 플레이 자체엔 큰 변화가 없지만
표창(퓨리, 분칼)의 경우 물리파괴참의 도입 덕분에
노화나 앰플의 저주계열 옵션 반드시 달아줘야 한다는 제약에서 해방되었기 때문입니다

해서 이 글에서는 기존에는 불가능했거나 메리트가 없었지만
파괴참 후에 새롭게 테스트해볼 여지가 생긴 무기들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손무기는 모두 불사조와 조합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지만
불사조가 없다면 스피릿 등 구할 수 있는 선에서 마음에 드는 방패를 쓰시면 됩니다

노파심에 미리 말씀드리자면
난도질도끼나 사신의종소리 세팅처럼 몹이 마구 녹아내리지는 않습니다
앰플이나 디크리는 그만큼 강력한 디버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인방에서는 표창딜이 남아돌기 때문에
(예를 들면 막상 난도질 세팅을 하더라도 잘 보면 저인방은 앰플이 채 묻기도 전에 몹이 대부분 죽습니다)
저주에 의지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세팅들을 시험해볼 수 있겠다는 것이 이 글의 골자입니다


1. 죽음 



바바리안 패치로 새삼 유명해진 매니악한 룬워드입니다
헬 + 엘 + 벡스 + 오르트 + 굴이라는 저렴한 재료에도 불구하고
50강타와 50에 가까운 치타, 7마흡이라는 엄청난 성능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명중률 20%보너스까지 있어서 표트랩씬의 가장 큰 약점인 어레문제까지도 보완해주고 있죠

페이즈블레이드에 죽음을 만들 경우 버스트 없이 42공속에서 9프레임 트랩이 되므로
안수+하이로드+뚜껑15주얼로 간단하게 프레임을 맞출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기욤투구를 쓸 수 있다는 뜻이 되지요
죽음바바와 마찬가지로 100강타 100치타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물리면역몹도 그냥 깡딜로 밀어버릴 수 있습니다
본래는 파괴참으로 면역을 벗긴다 해도 저항이 95나 되기 때문에 잡는 데 하세월이 걸려야 하지만
높은 강타치타 덕분에 그냥 어거지로 잡는 게 가능합니다


2. 살점갈퀴 (유니크 팽드 나이프) 



죽음과 비슷한 느낌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니크 단검입니다.
공속도 없고 마흡도 빠지긴 했지만 유니크기 때문에 공속주얼작이 가능합니다
버스트 없이 9프레임을 뽑기 위해서 총 63공속이 필요하며 
장갑20 머리15 아뮬20 무기15 = 70으로 달성가능합니다
혹은 기존 공략글의 예시처럼 유닉코로나 30공속작을 할 경우
무기 소켓을 요긴하게 쓸 수도 있습니다
로룬작(치명)이나 에드작(방깎)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회복저지와 대상감속이 눈에 띄는데
용병 사종과 함께 사용할 경우 대상감속으로 바알 바보만들기가 가능합니다

쓸만한 듀얼링이 구비된 경우라면
라주크 하나만 할애해서 죽음보다도 더 저렴하게 세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아울러 공속+레지주얼을 써서 모자란 레지를 무기에서 메꾸는 것도 가능하고요
명중률 보정이 없지만 대신 방깎이 50%나 들어가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기욤 하이로드 고어라이더 팽드나이프 세팅시 강타75 치타 약 95 상악 60이 됩니다


3. 마법사의 쐐기검



뜬금없이 웬 위저드스파이크냐 하실 수 있겠지만
의외로 굉장한 매력이 있는 세팅이 가능합니다
높은 올레지 덕분에 페이드를 켜지 않아도 되므로
버스트를 써서 공속 추가 없이 바로 9프레임을 뽑을 수 있습니다

안수를 빼는 것은 보스잡이가 오히려 늦어져서 효율이 별로였지만
하이로드를 빼도 된다는 것은 굉장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속사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아트마를 쓸 수 있기 때문이죠
몰덱이 보통인 활마존이나 쓰는 템이다보니 대개 5%앰플만을 생각하기 쉬운 아뮬이지만
아트마에는 명중률 20%보너스도 붙어있어 표창과 궁합이 좋습니다
난도질도끼의 33%확률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긴 하지만
저인방에서라면 물리면역을 달고 나오는 유니크몹 정도 외에는 평소에 앰플이 필요없는 수준이기에
5%정도로도 큰 불만 없이 세팅이 가능합니다

쐐기검+기욤+고어라이더 세팅을 해줄 경우
강타 50 치타 30이 나오는데요
타 세팅에 비해 많이 낮은 치타가 되긴 했지만
무기에 로룬작을 해준다면 50강타 50치타의 그럭저럭 준수한 수치가 됩니다
만약 유닉무기 로룬작을 고려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쐐기검에 작업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왜냐하면 높은 패캐와 상시 버스트 이속 덕분에 사냥이 굉장히 쾌적해지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타 세팅들은 대개 스웹20 패캐링한짝10 = 30패캐 13프레임으로 텔레포트를 탔지만
쐐기검 세팅의 경우 스웹20 무기50으로 패캐링 없이도 11프레임이 됩니다
패캐링이 필요없기 때문에 패캐듀얼링을 욕심낼 필요가 없어지며
어지간한 패캐듀얼링 가격을 생각하면 무기 로룬작이 아깝지 않아지는 대목입니다
(물론 하이로드를 그냥 끼고 강타50 치타60+@ 세팅을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쐐기검+버스트 세팅에는 또 하나의 웃픈 장점이 있는데요


기욤+페이드를 쓸 경우 보게 되는 이 민망한 버그룩을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4. 고뇌

무기대미지 반영이 형편없는 표창의 특성상
치타가 20%밖에 안 되는 고뇌는 그다지 메리트가 없는 무기지만
자룬이 들어가지 않고도 방어무시가 가능하다는 점과 더불어
페이즈작의 경우 42공속이면 충분하므로
묻급고뇌라 하더라도 안수+고뇌만으로 프레임세팅이 끝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쐐기검과 마찬가지로 하이로드를 빼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는 세팅이지만
쐐기검처럼 압도적인 패캐의 편의성을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기에
기존에 다른 캐릭터를 위해 만든 페이즈고뇌가 있다면 
돌려쓰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아트마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면역 유니크몹을 잡는 속도는 더 빠를 수 있지만
다른 대부분의 상황에서 아무래도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까닭입니다
다만 3인방 미만이라면 50강타 50치타도 충분히 오버스펙이므로
고뇌가 있다면 굳이 다른 무기를 새로 만들지 않고 그냥 고뇌를 써도 될 것 같습니다


5. 얼음강철 눈 유니크 커틀라스, 라이트세이버 유니크 페이즈블레이드



치타50에 마흡6, 깨알 감속옵션에 기본공속이 -30임에도 공속이 또 추가로 붙어있다는 점에서
표창만 놓고 보자면 고뇌의 상위호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습니다
물론 고뇌는 방어무시가 있긴 하지만 유닠커틀라스에도 에드작이 가능하니까요

만약 유니크 커틀라스에 로룬작을 하고 아트마를 쓴다면
페이드기준 9프레임, 20% 명중률 보너스, 50강타, 100치타에 5% 앰플을 갖추게 됩니다
난도질세팅이 15강타와 치타 약 50정도에 머문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세팅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버리던 쓰레기 라이트세이버도 이번 래더에서는 괴상하게 안 나와서
아직 실사용 테스트는 해보지 못했습니다만
이 칼의 경우 빠른 공속, 마흡옵션, 방어무시, 라이트닝 흡수를 활용해서
바알런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는 특수한 용도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역병 / 집행자

표창딜만 보면 상당한 우위를 점해야 할 무기입니다
깨알같은 피격시 로레 덕분에 데센의 시폭딜까지 올려주는 효과도 있죠
하지만 빙결옵션이 있기 때문에 시체를 깨버린다는 점에서
극퓨리가 아닌 표트랩 세팅에서 쓰기엔 아무래도 좀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어차피 레이븐에 냉기대미지가 있지 않냐 하실 수 있지만
줄일 수 있는 확률은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5분칼 역병이 좋은 무기긴 하지만 무리해서 구비할 정도의 매력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마찬가지로 집행자 역시 노화저주를 값싸게 가져올 수 있는 듯 보이지만
시체를 없애버리기 때문에 쓰기가 난감합니다



사실 표트랩씬의 경우 어지간하면 몹한테 맞을 일이 별로 없고
컨트롤을 게을리 해서 둘러싸이더라도 불사조가 있다면 불사조처럼 살아나오기 때문에
대개는 그냥 기존의 난도질/사종세팅에서 버스트를 켜버리면 그만이긴 합니다
예를 들어 난도질세팅에 강제되는 코로나 30공속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냥 마이너스 레지를 감수하고 기욤+버스트를 해 버리면 되는 식으로요
하지만 이 경우 플레이가 아슬아슬해질 수밖에 없고
우리의 이 개똥겜... 아니 돈 대신 시간 넣고 돌리는 슬롯머신인 디아블로의 특성상
오래 파밍하기가 피곤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해서 본인이 표트랩 풀템세팅을 갖추기가 아직 어려우신 분의 경우라면
모자란 공속 때문에 10~12프레임으로 느릿느릿 데센을 깔기보다는
서브세팅을 하는 셈치고 위에 소개된 무기들을 테스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추가: 키라+엔젤릭+용병사종세팅

댓글에 용병 사종 세팅을 문의해주신 분이 계셔서 몇 가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해봤습니다
이전에는 표창 특유의 부족한 어레로 인해 용병무공 외에는 달리 생각을 못 했었는데
쐐기검 세팅을 응용해서 머리에서 코로나나 기욤을 과감하게 빼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어마어마한 레지와 빙결안됨 옵션이 붙은 키라의 수호자를 머리에 쓰고
레이븐링 대신 엔젤릭 아뮬+링을 써 보았습니다.
용병 오라 없이 1만이 넘는 어레, 생명력 95, 깨알 마나전환옵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레이븐을 뺌으로써 냉기대미지가 완전히 제거되어 시체확보도 더 용이해졌습니다
(물론 엔젤릭 세트는 다른 것으로 취향껏 바꾸셔도 됩니다)

버스트를 쓰는 세팅이기 때문에 공속에서 자유로워졌고
저주셔틀은 용병이 대신 해주고 있으니
기욤을 뺀 만큼 낮아진 강타와 치타만 무기에서 벌충하시면 됩니다
위 스샷은 죽음을 낀 상태로, 괜찮은 강타와 치타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키라+버스트 세팅의 경우 공속이 애매해서 쓰기 어려웠던 유닉버석을 들 수 있게 되는데
기욤없이 고어라이더 강타에만 의존하게 되기에 강타는 15%로 낮아지지만
대신 높은 어레에 추가 방깎, 80이 넘는 치명(로룬작시 100)을 확보하게 됩니다
강타가 너무 낮아져서 보스를 잡는 것이 퓨리씬 치고는 많이 느려지게 되지만
퓨리 표창이 원거리 공격이라 애초에 강타성능이 반토막이 나다보니
헬바알을 제외한다면 일반 사냥시 이쪽이 훨씬 강력하게 느껴집니다
(강타가 한 번도 안 터졌을 경우를 기준으로 1인 헬바알이 7~8초정도 걸렸습니다)
같은 원리로 유니크 배틀소드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100치타 달성이 안되더라도 방깎이 있는 버석쪽이 나아보이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이 친구는 배틀다트 유니크인데요
방깎은 없지만 높은 명중률 보너스가 있고, 치타도 준수한데다 쌍흡을 붙여줍니다
키라+버스트+하이로드로 세팅할 경우 85+@치타가 나옵니다
쐐기검이 패캐링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죽음조각의 경우 듀얼흡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패캐듀얼링 가격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괜찮은 가성비세팅이 되겠죠

본문에서는 용병무공을 전제하고 있었기에 저주를 포기한 세팅이 많았는데
방깎이 없거나 낮은 무기를 쓸 때도 엔젤릭 세트의 높은 어레를 활용해 무공 대신 사종을 쥐어줌으로써
전체적인 딜도 이쪽이 훨씬 더 잘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만 물리파괴참을 넣은 채로 페이드를 쓰지 않기 때문에 방어력은 좀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사종을 직접 드는 세팅과 달리 이쪽은 불사조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안정성은 오히려 더 높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그만 글을 끝맺고 싶었지만

키라세팅을 고려하는 시점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가 눈에 띄고 말았습니다
처음 난도질 이외의 다른 무기를 모색해보게 된 계기가 
89공속작이 강제되는 난도질 세팅을 어떻게 극복해볼 수 없을까?의 질문이었고
보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 대신 기욤을 써서 힘투자를 줄이고 강타치타를 끌어올리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버스트를 켜기 위해 키라를 쓰는 순간 이 모든 고민들이 무색해지고
그렇다면 결국 우리는 먼 길을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셈인 것입니다

사실 수치상의 딜량만 놓고 비교한다면 그 어떤 세팅도 난도질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나마 운이 좋다면 극강타 정도가 보스전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앰플을 이길 수 있는 물리공격 보조수단은 존재하지 않기 떄문입니다

다만 저인방의 경우 앰플 없이도 몹이 녹기 때문에
단순히 난도질의 앰플에 의한 최대대미지 기대값을 높이는 것보다는
명중률과 베이스 치타를 끌어올려 최소대미지 평균값을 높이는 것이 더 빠른 사냥에 유리해집니다
(보스를 포함해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방어무시 옵션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까지 의미 없는 고민은 아닌 셈이 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제가 최종적으로 정착한 세팅은 
유닉버석(에드작)+키라(어레+레지 레어주얼작)+버스트+하이로드+패캐듀얼링+레이븐+배추입니다
강타는 아예 포기하는 대신 100치타에 매찬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디아블로는 결국 RPG의 탈을 쓴 빠찡코인 것 같고
매찬에 대한 미련은 늘 따라다니기 때문이었죠
강타가 없긴 해도 헬디아 및 각종 테러존은 치타빨로 녹일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바알을 잡으러 갈 때에만
유닉팽드나이프(에드작)+키라+버스트+하이로드+패캐듀얼링+위습링+고어라이더 세팅을 합니다
레이븐을 빼서 손해보는 어레는 무기의 방깎75%로 채우고 (방어무시와 달리 보스도 1/2적용)
40강타 80+@치타의 적당히 높은 세팅에 사신의종소리 용병 + 팽드나이프 감속을 챙깁니다
(선혈기수를 벗을 생각이 없다면 이쪽으로 그냥 고정해도 편합니다)

끝에 와서 보니 뻔한 귀결이 되고 말았습니다만
디아블로가 바다이야기와 다른 점을 꼽자면 그건 이런 식으로 세팅을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점일 테니
마냥 허무한 결과라고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20년 된 게임이라 답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 잊을 만하면 나오고 있지만
결국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가 버린 서러운 캐릭터를 붙잡고 있는 것이니만큼
머리 쓰는 재미라도 건져야 조금이라도 덜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들께서도 한 번 자기만의 최적화 세팅을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