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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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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소나 - 소나는 소나 키워! -4보라색 기운이 내 몸속을 타고 돌고, 이동속도는 더욱 빨라져 갔다. 기민함의 노래인가.
“...왜 그래?”
소나는 숨을 몰아쉬면서 날 바라보았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눈동자, 나와 눈이 마주치면 갑자기 다른 쪽을 바라보고, 다시 눈을 마주쳤다가 돌리기를 수차례.
[...죄송해요.]
그러기를 몇 분, 소나에게서 나온 말은 사과였다.
“대체, 왜 그런 거...”
책망하는 말을 하려는데 소나가 대뜸 말을 끊으며 날 올려다보았다.
[저 말고 다른 여성 챔피언과는 계약하지 말아주세요! 남자라면 상관 안 할 테니까...]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부탁이란 말이냐. 나와 상성이 맞는 챔피언은 여성이라고! 이건 절대 진리야! [대신, 제가 언제라도 대기하고 있을게요. 저도 다른 남성 소환사분의 부름에는 응하지 않을게요!]
얘가 왜 이래. 남성 소환사가 9할을 차지하는 리그에서 남성 소환사의 부름에 응하지 않겠다는 건 리그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세이님! 대답은요?!]
순딩이인줄 알았는데 꽤 적극적이다. 서로의 숨이 닿을 정도로 바짝 다가온 소나는 금방이라도 날 찍어버릴 것 같은 도끼눈으로 내 대답을 재촉했다. 난 그 눈을 피하기 바쁘고.
"...거기서 뭘 하시는 건가요?"
그때, 입맛을 다시는 소리와 함께 들린 매혹적인 목소리.
"저도 밖에서는 한 적이 없는데, 꽤나 대담하시네요, 두 분."
아리의 말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 소나는 슈렐리아를 킨 것과 같은 속도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보라색 오오라가 퍼지는 걸 보니 기민함의 노래까지 썼네. 리그에서나 여기에서나 도망치는 스킬은 똑같구나. 이속 500쯤 나오려나?
"그건 그렇고, 당신은 소환사로군요? 소나와 같이 있었던 걸 보면 어제 소나의 신기록을 갈아치운 그 소환사인 것 같네요."
슬쩍 짓는 미소가 무척 요염하다. 역시 구미호인가.
"기분이 좀 상하네요. 절 앞에 두고 어두운 표정을 짓다니."
어느 순간, 아리가 다가와 고개를 기울여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으, 향수에 정신 팔려서 견제하는 것도 잊고 있었네.
"흐읍!"
양손으로 내 뺨을 두드렸다. 뭔가 몽롱하던 정신이 확 깨고, 난 아리에게서 한걸음 물러나 숨을 골랐다. 고의인지 아닌지, 아리의 매혹에 걸렸었던 모양이다.
"체엣, 재미없네요."
어느새 꺼냈는지 영혼의 구슬을 한손으로 공중에 휙휙 던지며 아리는 막대사탕을 핥았다. 그 단순한 행동에도 유혹의 몸짓이 느껴진다. 정말 방심하면 정기 다 빨리겠네. 더러운 현실보정.
"후우, 인간이 되고 싶다면서 여전히 매혹을 남발하고 다니네."
한마디를 툭 던지니 아리가 발끈했다. 하긴, 지난 일을 후회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하니까 내 말에 열이 받을 만도 하지.
"이것도 인연인데, 계약하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하자 아리는 풋, 하고 실소를 지었다.
"가끔씩 정기를 주신다면 계약하겠어요."
아, 다시 요부로 돌아왔다. 몸에서 오싹오싹 소름이 돋는다. 육식동물 앞에 놓인 초식동물 같은 기분이네.
"조금만 가져갈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뭐 하면, 여기서 증명해 드릴 수도 있는데...?"
슬며시 다가와서 내 손을 잡는 아리.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반적인 느낌이 벼락같이 타고 흘러 내 머리를 두드렸다.
"으앗! 뭐..뭐하는 거야!"
기겁하면서 손을 빼자 아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증명한다고 했잖아요. 혹시, 경험 없으신가요?"
슈렐리아여 나에게 힘을! 이왕이면 요우무도 나에게 힘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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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