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듣는 말이 있다
"난 잘하는데 팀원이 똥을 싸서 못올라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을 하는 사람의 팀원이 똥을 싸는 것은, 놀랍게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다
이 글에선 그러한 모순이 왜 생기는지 살펴보겠다
편의상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을 a라고 하자.


게임을 하다 보면, 특히나 지는 게임에서는, 아쉬운 플레이가 보이는 사람이 한두사람씩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 결과 게임을 지게 됐을 때, a와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들먹이며
"얘만 좀 정상인이었어도 이기는데...아 짜증난다 역시 난 팀운;" 이런 말을 하기 마련이다
즉, 자신보다 못하는 팀원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진 원인을 그 팀원의 탓으로 돌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 팀에는 무려 5명의 사람이 있고
그 중 한 명이라도 a보다 못할 확률은?

a가 해당 mmr의 평균적인 실력을 가졌다고 가정할 때
팀으로 잡히는 한 명 한 명이 a보다 잘할 확률은 50%
(실력을 명확히 수치화할 수 있으며, 중복된 값이 없는 연속형변수라 가정할 때)

a보다 못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확률은
50%확률이 네번 연속으로 걸려야 하므로
1/16.
정확히 6.25%이다.

즉, a가 해당 mmr에서 평균적인 실력을 가졌다면
a보다 못하는 사람이 1명 이상 존재할 확률은, 무려 93.75%라는 것이다



거기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의 잘못보다 남의 잘못을 더 잘 보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변호하려는 본능이 있다는걸 생각하면

a 스스로 "아 내가 제일 못했다"라고 인정할 확률은 무려 5%이하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즉, 당신이 지는 게임의 95% 이상이 팀탓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정상이라고 해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다소 어이없는 계산결과는
"패배의 원인은 가장 못한 1명(혹은 소수)때문이다"라는, 팀탓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빠지곤 하는 잘못된 명제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패배는 단순히 한두사람 때문이 아니라, 팀원의 종합적인 능력이 상대팀보다 낮기때문에 일어난다(가끔은 운이 결과를 가르기도 하지만, 이를 전부 포함해서)

물론 그 "팀의 종합적인 능력의 총합"을 깎아먹는 한두명의 못하는 팀원이 아니꼬울 수 있지만

이 글을 본 당신은 그런 팀원이 있다 해도 "당연히 걸리는 95%에 걸렸을 뿐이야" 라고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P.S. 여기서 말하는 "못하는"팀원은 트롤을 포함하지 않는다. 트롤이 있어서 진 판은 그 트롤 탓을 해도 된다.

P.S 2. 당신이 만약 해당 mmr의 평균보다 높은 실력을 가졌다면, 저 95%의 확률은 더더더욱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팀원 머리채를 잡고 캐리해야 이긴다고 불평하는 그대여, 그게 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