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아제나와 이난나, 아브렐슈드의 모티브를 추적해서 후반 전개를 추측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0. 실린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본 글에서 제기하는 다른 관점
지금까지 실린은 "요정", "엘프"의 두 캐릭터 성을 중심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본 글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실린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바로 "실린의 모티브 = 드루이드" 라는 관점입니다.

1. 실린의 특징과 켈트 신앙의 드루이드
실린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몇 가지 정리해보자면
(1) 정령과의 가까운 관계
(2) 실린의 영혼과 영혼전승
(3) 마법사 직업의 종족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이 세가지를 중심으로 드루이드와의 연관성을 설명해보겠습니다.

1-1. 정령과의 관계와 애니미즘
드루이드의 시초에 대해서 아직 많은 논란이 있지만, 스톤헨지가 발견된 것을 토대로 브리튼 섬에 처음 정착한 이들의 애니미즘이 발전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 애니미즘은 해와 달, 천체, 그리고 자연에 어떠한 격을 부여해서 영적인 존재로 보는 것입니다.
이 한 줄 만으로도 실린과 연관된 요소들 (해의 탑, 달의 탑, 속성 정령 등)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드루이드들의 주 목적은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전파하는 것인데,
이는 작중 실린의 마법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 실린의 영혼에 대한 관점
드루이드의 교리에 따르면
"인간의 영혼은 불멸이며, 사람이 죽고 정해진 햇수가 지나면 새 생명을 얻는다."라고 합니다.
실린의 경우, 발푸르기스와 영혼전승 등의 개념을 보면 영혼이 육신을 버리고도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발푸르기스를 통해서 영혼을 가둘 수 있다는 것을 보았고,
영혼전승을 통해서 영혼이 다른 사람의 속에서 새 생명을 얻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아드린느와 환영나비까지 고려하면 실린에게 영혼은
"죽음 이후의 또다른 삶"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1-3. 마법사 직업 중 바드의 존재
드루이드에 대한 서술 중 갈리아인들 사이에서 바드와 바테, 드루이드가 존경 받았다는 서술이 있습니다.
이때 바드와 바테는 드루이드의 하위 직업에 가깝다고 보면 되는데,
재미있게도 이 바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음유시인과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위의 세가지 이유를 통해서 실린은 켈트 신앙에서 모티브를 따온 점도 있다고 봅니다.

2. 아제나와 이난나, 아브렐슈드의 모티브 유추
위에서 켈트 신앙과 실린의 관계를 정립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아제나와 이난나, 아브렐슈드의 모티브는 아서왕 전설의 마법사들이다."

2-1. 아제나와 멀린의 관계
아제나의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루테란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루테란의 경우, 루테란의 시조라는 점과 "패자의 검"이라는 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아서왕의 경우에도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제국을 세웠고 "엑스칼리버"라는 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외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이라고 봅니다.
루테란의 모티브가 아서왕이라고 볼 때, 아제나는 멀린과 유사한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멀린은 켈트 신앙의 드루이드에서 따온 캐릭터입니다.
다만, 멀린이 등장한 시기가 켈트 신앙의 막바지여서 드루이드와는 다른 행동 양식을 보여줬는데,
재미있게도 이는 술법을 신과의 교류를 위함이 아닌 "마법"으로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아제나는 작 중에서 마법으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점도 아제나와 멀린의 유사성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2. 아제나와 멀린의 차이점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하지 않았던 아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멀린은 악마의 아이였다는 점과 예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악마와 예언. 이 두 가지 주제는 아제나보다는 더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아브렐슈드입니다.

2-3. 아브렐슈드와 멀린
멀린의 마법 능력은 아버지인 "몽마"에게서 왔다고 합니다.
이 몽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큐버스입니다만,
아크라시아 기준으로는 욕망군단보다는 몽환군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몽환군단의 특징이 바로 꿈을 활용한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억의 오르골 스토리 중 하나에서 알 수 있죠. (몽환마법으로 꿈속에 갇힌 내용)
또한 현재 아브렐슈드가 예언자인 혼돈의 마녀와 관련이 있다는 요소가 나오는 점에서
아브렐슈드와 멀린의 연관성이 더 깊어지죠.

2-4. 그렇다면 아제나가 아닌 아브렐슈드가 멀린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봅니다.
저는 아제나와 아브렐슈드 모두 멀린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각자 "멀린의 긍정적인 모습"과 "멀린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아제나는 "아서왕 전설의 호수의 여인"까지 모티브로 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5. 아제나와 호수의 여인
아서왕 전설에서 호수의 여인은 지속적으로 그 이름과 역할, 심지어는 등장 인수도 달라졌습니다.
아제나는 그러한 호수의 여인 중 "니뮤에"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생각합니다.
니뮤에는 호수의 여인들의 수장으로 멀린에게 마법을 배웠으나, 멀린이 악마 혼혈이라는 점을 경멸하여 멀린을 봉인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은 현재 실린들의 수장인 아제나를 떠오르게 하고, 악마를 혐오하는 모습 (카멘 레이드 중 "참으로 역겨운 모습이로군. 꺼져라 악마" 등)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제나와 호수의 여인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는 이난나의 모티브와 연관된 점도 있습니다.
이 호수의 여인이라는 캐릭터는 아서왕 전설의 "모건 르 페이"와 동일시 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2-6. 이난나(+아브렐슈드)와 모건 르 페이
모건은 아발론이라는 왕국을 다스리고 있는 여성으로 모든 약초를 알고 있고, 치유 마법에 능했다고 합니다.
이는 작중에서 이난나가 보여주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모건은 기본적으로 마녀와 요정으로 그려지는데, 이 두 가지는 실린을 표현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모건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악역으로 표현되면서 흑마법을 쓰며, 아서왕을 죽이려 하는 요소가 있는데,
이 점은 위에서 멀린과 연관지은 부분처럼 부정적인 부분을 아브렐슈드에게 옮겼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7. 아제나와 이난나, 호수의 여인(+멀린)과 모건 르 페이
재미있는 점은 아제나와 이난나가 한 몸에 있게 된 곳이 "유리연꽃호수"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근현대의 아서왕 전설의 설정에서 호수의 여인과 모건은 동일시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작중에서도 아제나와 이난나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몸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요소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아서왕 전설에서 멀린과 모건이 가까운 관계라는 요소가 있는데
이를 자매지간으로 바꾸어서 적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결론과 이후 스토리 추측
이번 고찰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실린의 모티브에는 켈트 신앙도 포함되어 있다.
2) 아제나의 모티브는 "호수의 여인, 니뮤에와 멀린의 일부분"이다.
3) 이난나의 모티브는 "모건 르 페이의 일부분"이다.
4) 아브렐슈드의 모티브는 "멀린의 일부분과 모건의 일부분"이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이후 스토리를 예측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아브렐슈드의 종족과 관련된 것입니다.
멀린의 경우, 아버지가 "몽마", 즉 악마라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아브렐슈드와 할족의 관계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악마를 할족이라고 고려한다면,
아브렐슈드는 실린과 할족의 혼혈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멀린의 마법이 부계혈통으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아브렐슈드의 몽환마법은 큐브와 연관된 할족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이후 스토리에 대한 것입니다.
아서왕 전설에서 멀린은 호수의 여인에게 봉인되는데, 이를 예지로 알고 있었으나 운명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따와서
아브렐슈드는 자신이 아제나(+모험가)에게 패배해서 봉인될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세계수 엘조윈이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멀린이 봉인되었다는 장소들은 동굴, 바위 아래의 구멍, 나무, 자신만이 들어갈 수 있는 마법의 탑 인데,
이는 엘조윈이 위치하고 있는 로헨델의 로아룬과 굉장히 연관이 많은 장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조금 많이 부족한 고찰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