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약하게 태어났지만 나약하게 죽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히오메 최고의 명대사임. 이 한마디로 "군단장 데미안"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임.

이렇듯, 히오메에서는 태생적 나약함을 죄로 취급받으면서 성장한 데미안이 힘을 얻기위해 저지르는 깽판과 이를 막으려는 영웅들의 모습을 보여줌.


이번 글에서는 데미안의 사상을 정리하고, 이에대한 각 등장인물들의 생각을 살펴보고자 함.

-데미안: 나약함은 죄이기에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각오가 되어있다.




우리는 나약하게 태어났지만, 나약하게 죽지는 않을 것이다.

나약함을 죄로 생각하면서, 이러한 나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죄를 저지를 각오가 되어있는 모습임.

이러한 데미안의 사상에 대한 데몬의 생각을 먼저 살펴보겠음.


- 데몬: 나약함은 죄가 아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을 탐하여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나약함은 죄가 아니라고 단언하면서 다만, 금지된 힘을 탐하는 것이 문제라 지적함.



데몬이 말하는 금지된 힘이란, 자신의 그릇에 맞지않는 지나친 힘을 가지려하는 것을 뜻함.

즉, 노력해서 자신의 그릇을 늘려야지 그릇 이상의 힘을 탐하면 그 끝에는 비극만이 존재한다는 것이 데몬의 생각임.

데미안이 형은 타고났으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며 비꼬기는 했지만, 데몬이 군단장 출신으로 선역과 악역의 경계에 있는 인물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못할 말은 아님.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죄라는 언급 없이, 분수에 맞지않는 힘을 탐해서 자기 몸이 상하니 안된다는 것이니까.


문제는 선역이기에 데미안의 행동이 명백한 잘못임을 게이머들에게 설득시켜줘야하는 영웅들의 대답이 하나같이 가관이라는 점임.


-프리드&아프리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평등하다.



세상은 어떤 절대자가 다스릴 수 있는 게 아니야.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와 용기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는 거라고! 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를 통한 진보를 강조하는 프리드.



하지만, (나같은)드래곤마스터는 혈연보다 진한 운명의 굴레로 선택받은 존재라며 추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프리드.



그 마스터에 그 드래곤이라고, 하찮은 마족 운운하며 드래곤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퍼킹 레이시스트 아프리엔.

평범한 사람들의 지혜와 용기로 세상은 나아갈 수 있으나, 자신은 특별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여줌.


- 루미너스: 세상에는 (나같이)균형을 맞출 왕이 필요하다. 하지만 데미안은 아니다.



반초월자라 초월자의 힘을 사용하는 주제에, 데미안 초월자의 힘을 사용하는 것은 감당할 수 없다는 루미너스.

데몬처럼 데미안의 몸 상태를 보자마자 정상이 아님을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면서 딱 잘라서 데미안은 안된다고 단언하는 모습을 보여줌.




막상 세상에는 균형을 맞출 왕이 필요하다는 모습을 보여줌. 

자격이 있는 내가 보기에, 아무런 근거는 없지만 데미안은 자격이 없어. 

나는 영웅이니까 되고, 너는 악당이니까 당연히 실패할 것이라는 권선징악적 사고를 맹신하는 모습임.

즉, 루미너스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데미안이 약해서 탄압받은 것은 악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볼 수 있음.


- 메르세데스, 팬텀, 은월: 네 입장은 모르겠고, 죄를 지었으니 심판하겠다.



데미안이 저지른 깽판은 죄가 명백하니 심판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줌.

다만, 나약함은 죄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는 답하지 못했음.


-에반: 개천에서 용은 날 수 없고, 나서도 안된다. 개돼지, 가붕개는 분수에 맞게 살아라.


어렸을 적에 아버지에게 분수에 맞게 살라는 조언을 듣고도, 자신은 모험이 하고 싶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농부로서의 삶에 반감을 드러내던 에반.


하지만, 적의 능력이 출중함을 순순히 인정하고 칭찬하는 데미안과는 대비되게, "긍지 높은 오닉스 드래곤"을 운운하며, "너 같은 게 감염시킬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라며 상대를 멸시하는 모습을 보여줌.



이야기가 흐르고, 에반은 프리드에게 드래곤마스터는 운명의 굴레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자신이 영웅의 후계자로서 적법하다는 생각을 품게됨.


그리고, 초월자를 흡수한 데미안보고, "자기 몸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이 먹어버린 쥐"로 비유하면서, 데미안은 분수에 맞지 않은 힘을 빼앗았기 때문에 파멸할 것이라 단언.

자신은 분수에 맞게 드래곤마스터가 되었지만, 너는 분수에 맞지않게 초월자의 힘을 빼앗았으니 파멸할 것이다.

나는 원래 용이 될 운명이니 괜찮지만 너는 개돼지, 가붕개다. 분수에 맞게 살아라.

이게 주인공인지, 최종보스인지 모를정도로 선민사상에 찌든 모습을 보여줌.



히오메는 영웅들을 통해 나약함은 죄인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보여주지 않았음.

다만, '나약하게 태어나 아득바득 강해진 데미안' '처음부터 재능있게 태어난 영웅들이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꼬우면 강하게 태어났어야지'라고 티배깅하는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임.

히오메를 보강하려면 이런 글러먹은 주제의식부터 고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함.



결론
1. 데미안을 통해 "나약함은 죄인가? 죄라면 어째서 타인에게 피해를 줘서 강해지는 것 또한 죄인가?"에 대한 질문을 매우매우 잘 던졌으면서,
2. 히오메 스토리는 영웅들을 통해 "아무튼 피해를 준 것이 죄니까, 분수에 맞게 살라"는 글러먹은 주제의식을 보여줬다.
3. 차라리 "나약함은 죄가 아니다. 정당한 노력을 통해 힘을 기르는 자세가 중요하다."라는 데몬의 답이 선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