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집에 남는 고기 처리할 겸 만들었는데 오랜만에 하니까 맛있길래
"어머! 이렇게 잘만들었는데 칭찬받고싶어!" 라는 마음가짐으로 글 씁니다.

인벤한테 허락도 받음.


요리명



매콤달콤한 판다렌풍 학알 스카치에그
又辣又甜的熊貓人風鹤卵蘇格蘭蛋

언덕골 시장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입니다.
자세한 문의는 안시아 아이언포우에게.

T: 080)888-8888


재료

스카치에그 재료:
학 알
슬라이스한 후지or전지

소스&라유 재료:
두반장 2큰술
굴소스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설탕 2큰술
아주 많은 기름
아주 많은 프락끼누
청양고추 2개

후추
소금

튀김옷 재료:
튀김가루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은 것들:
마늘
양파
칵테일새우
빵가루
치즈
뭐 여러분이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것들


조리법

스카치에그 만들기

1. 학 알을 잘 씻은 뒤 취향에 따라 반숙 혹은 완숙으로 삶고 껍질을 깝니다.
*모든 종류의 조류 알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저도 계란 씀.

2. 얇게 슬라이스한 후지 혹은 전지를 후추, 소금으로 밑간해 둡니다.
소금간은 약간 짭짤한 정도가 좋습니다만 취향에 따라 조절해 주시면 됩니다.
참기름을 한 바퀴 둘러주시면 맛이 더 좋습니다.

3. 후지로 흰자가 보이지 않게 알을 감싸줍니다.
주먹 크기의 고기완자 형태가 됩니다.
*고기 안쪽에 치즈를 덧댈 수도 있습니다. 뱃살과 동맥경화, 고혈압에 좋습니다.

4. 3.의 고기완자에 밀가루를 묻힌 뒤 튀김옷을 입힙니다.
취향에 따라 빵가루를 첨가할 수도 있습니다.

5. 우묵한 팬에 완자가 잠길 정도로 기름을 붓고 센불에서 튀깁니다.
기름 온도는 튀김옷을 기름에 떨어트렸을 때 가라앉았다가 바로 떠오르는 정도가 좋습니다.


소스 만들기

1. 우묵한 팬에 식용유 250ml를 부은 뒤
파, 손가락 마디 크기로 자른 청양고추, 프락끼누를 넣고 약불에서 끓이듯이 볶아줍니다.
*칵테일새우 한웅큼 정도를 잘게 잘라서 함께 볶아주면 더 좋습니다.

2. 기름이 끓어오르면 두반장 2큰술, 설탕 2큰술, 굴소스 1큰술, 고춧가루 2큰술을 넣고
기름에 맛이 우러날 때까지 계속 볶습니다.
이건 그냥 느낌이고 시간 재본 적이 없어서 아 이쯤 하면 됐겠다 싶을 때 불 내리시면 됩니다.

3. 라유(고춧기름)와 소스를 분리해서 서로 다른 접시에 담아둡니다.


완성하기

1) 스카치에그용 튀김기름에 라유를 사용하고 플레이팅에는 소스만 이용하는 방식
2) 다른 기름으로 튀겨낸 뒤 식탁에 낼 때 끓는 라유를 끼얹는 방식

두 종류가 있습니다만, 후자의 경우로 설명하겠습니다.

1. 접시에 만들어둔 소스를 바닥으로 깔아줍니다.

2. 튀긴 스카치에그를 적당한 형태로 접시에 담습니다.

3. 라유는 파를 썰어넣고 다시 한 번 빠르게 끓여줍니다.
파는 기름은 배었지만 숨은 죽지 않은 상태여야 합니다.

4. 끓는 라유를 접시에 부어줍니다.


* 이 방식은 먹는 사람들이 바로바로 개인접시에 
자기 몫의 스카치에그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쓰시길 바랍니다.
이유는 당연히 그러는거 아니면 기름먹어서 눅눅해지니까여;;


사진으로 알아보는 요리과정

=스카치에그=



일단 학 알을 구해야겠지요?

어미새가 침입자를 대비해 둥지 근처를 순찰하고 있지만
저는 맨손으로 데스윙도 때려잡은 아제로스의 구원자이기 때문에 학 따위는 무섭지 않습니다.



학은 강했습니다.

시장에서 달걀을 사도록 합시다.



달걀은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삶아줍니다.

*혹시 모르는 분 계실까봐 말하는 건데 달걀 삶을 때는 물이 미지근할 때부터 삶아야 좋습니다.
물 끓을 때 날달걀 넣으면 맛없게 삶아짐. 껍데기도 잘 안 벗겨짐.

잡일하는 중간과정은 생략하구요,



달걀이 하나 줄어들었는데 그건 제가 먹었습니다.

고기는 돈육 후지/전지부위 얇게 슬라이스 해달라고 하면 저렇게 나옵니다.
저정도에 3천원이면 충분함.

소금이랑 후추로 간하시되 소금은 고기 양이랑 입맛 따라 조절하시고,
설탕 한큰술이랑 참기름 한큰술 넣어서 버무려 주시면 맛이 더 좋습니다.

튀김옷 반죽은 슈퍼에 튀김가루 파니까 그거 사서 쓰시면 됩니다.
쟁반에 있는 밀가루도 시판 튀김가루임.
사용법은 봉지 뒷면에 있음여.



달걀에 밀가루 묻히고, 고기로 감싸고, 
밀가루 다시 묻힌 다음 손으로 조물조물 뭉쳐서 고기 잘 붙게 하고,



튀김옷 입혀 줍니다.
비쥬얼이 별로 안 좋긴 한데 이 상태로 보기 좋은 음식 별로 없습니다.



튀기다가



노란기가 돌기 시작한다 싶으면 건져서 키친타올에 기름 빼고 그릇에 옮겨담습니다.
남은 열 때문에 더 익게 되니까 너무 노릇노릇하게 튀기지 않아도 됩니다.


=소스=



우묵한 팬에 식용유 250ml, 채썬 파, 크게 썬 청양고추, 
프락끼누(정 없으시면 청양고추를 더 넣거나 국산 홍고추를 잘라 넣으세요)
를 모두 넣고 약불에서 천천히 끓여 줍니다.

이때 마늘/양파/칵테일새우를 더하면 맛이 더 좋습니다.
칵테일새우는 잘게 잘라 주시고 꼬리도 함께 볶아 주세요.



고춧가루 2큰술/두반장 2큰술 넣고,
휘휘 저어서 기름이랑 섞어 주고,
굴소스 1큰술에 설탕 1큰술 마저 넣어 줍니다.



like this.
야채들 숨 죽을 때까지 끓이세요.

* 사실 숨 안 죽이고 적당히 파란 기 남은 상태에서 주걱으로 기름이랑 소스 섞인 거 떠내서
스카치에그 위에 대충 뿌려도 되긴 하는데,
자기 식성에 따라 알아서 합시다.



됐다 싶으면 약간 식혔다가 그릇에 나눠서 담습니다.

비주얼이 별로긴 하지만 <공자>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공자 말씀하시길: 요리하기보다 사진찍기가 어렵다.
子曰:“照相烹饪

옛 현인의 지혜를 받아들여 그러려니 합시다.


=플레이팅=

위에 썼다시피

1) 스카치에그용 튀김기름에 라유를 사용하고 플레이팅에는 소스만 이용하는 방식
2) 다른 기름으로 튀겨낸 뒤 식탁에 낼 때 끓는 라유를 끼얹는 방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1)은 대충 위에 쓰인 대로 한 다음 이렇게 담아내시면 됩니다.



2)는



이렇게 바닥에 소스를 깔아주고 그 위에 스카치에그를 담은 다음



다른 팬에서 파+라유를 끓이고



파에 적당히 기름이 배었다 싶으면 이렇게 부어내면 됩니다.

근데 끓는 기름 붓는 건 손님용 퍼포먼스고,
(맛내는 용도도 있지만 시각적인 + 역할이 더 커요)
바로 개인접시에 덜어서 먹는 거 아니면 기름에 찌드니까 
혼자 느긋하게 먹을 땐 그냥 라유 섞은 식용유로 달걀완자 튀긴 다음 
1)번 방식으로 플레이팅하는 게 좋습니다.



인증샷.

시식기



맛이 없을수가 없는 조합입니다.
그냥 맛있음.

맛 관련으로 더 말할 건 없고,

1. 고기가 남으면 그것도 튀기자.
2. 쫌 있어보이지만 달걀도 싸고 후지도 싸기 때문에 실제로는 기름값 제외 팔천원이면 떡친다.
3.기름은 튀기느라 2/5통 썼는데 아까우니까 한번 할때 많이 만들자.
4. 그런다고 진짜 많이 만들면 살찐다.
5. 하나만 먹어도 배부르니까 나눠먹자.



P.s


어떤 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머키도 함께했습니다.

구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