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본인이 현재 알려진 정보로만 대충 산출해 보는 예상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실제 전차의 퍼포먼스와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의 결과로 전차를 평가하려 하지 마시고
그냥 이런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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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방어력-기동성.

이 세 가지는 전차의 성능과 성격을 결정하는 요소입니다.
이 중 기동성은 현대전차와 그 조상격인 중(中)형전차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전차의 기동성은 흔히 추중비를 이용해 예상하게 되는데,
월탱에서의 기동성은 추중비뿐만이 아니라 한 가지 비표기성능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바로 지형저항입니다.

지형저항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월탱의 지형특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월탱에는 크게 세 가지의 지형이 있습니다.
단단한 지형, 중간 지형, 무른 지형입니다.

단단한 지형은 시가지의 도로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도로 위에서는 약간의 가속 요소만 있다면
표기상의 최고속력보다 더 빠른 속력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자력으로 최고속력 이상으로 가속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중간 지형은 비포장도로나 들판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사실상 월탱의 거의 모든 지형을 차지합니다.
가장 평균적인 지형이고 최고속력에 근접한 속력을 낼 수 있습니다.

무른 지형은 레이크빌(호반도시) 1,2번 라인의 뻘지대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뻘에서는 전차의 기동성이 크게 저하된다는 것을 다들 아실 것입니다.
일반적인 지형에서의 속도의 절반 정도로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선회 역시 그에 비례해서 떨어지게 됩니다.

소련의 종특이 험지주파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험지주파는 위에서 설명한 지형저항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이 점에 착안하여(라고 쓰고 시간이 남아서라고 읽는다)
10티어 미듐들의 중량, 출력, 추중비, 지형저항, 최고속력을 이용해
같은 지형에서의 기동성 차이를 예상해 보았습니다.



아래의 표는 각국 10티어 미듐들의 기동성 관련 스펙을 정리한 것입니다. (직선 주행만을 가정하여 선회는 제외)


구분Leo 1E-50MT-62AM48121BatChatFV4202
중량(t)4062.313747.7193925.2840
출력(hp)8301200580810580720810
추중비20.7519.2615.6816.9714.8728.4820.25
최고속력65605045566540
지형저항
단단한지형0.81.10.50.80.80.90.7
중간지형0.91.30.60.90.910.8
무른지형1.82.31.41.81.81.61.6
*파란색은 가장 좋음, 빨간색은 가장 나쁨을 나타냅니다. (중량은 표시하지 않음)

이 표에서도 볼 수 있듯, 소련은 독보적인 지형저항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지형인 중간 지형에서의 소련의 저항은 0.6으로, E-50M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타국도 기껏해야 0.8~1사이에서 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수준이죠.
소련이 다양한 지형에서도 꾸준한 기동성을 유지하는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본격적인 계산에 앞서
추중비와 예상 실제 기동성의 비교를 위해 추중비가 높은 순서대로 순위를 매겨보았습니다.

구분BatChatLeo1FV4202E-50MM48T-62A121
추중비28.4820.7520.2519.2616.9715.6814.87


그리고 계산에 들어갔습니다.
실제 기동성을 계산하는 공식 따위 알 리가 없으므로 (-_-;;)
추중비를 지형 저항으로 나누었습니다.
아래는 그 결과입니다.

구분BatChatLeo1FV4202E-50MM48T-62A121
지형별 기동성
단단한지형31.625.928.917.521.231.3518.58
중간지형28.523.125.314.818.926.114.2
무른지형17.811.512.78.49.411.28.3
*파란색은 최고 수치, 빨간색은 최저 수치입니다.


결과물은 다소 의외이면서도 실제 전차의 평가와 대략적으로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샤티옹은 명실공히 기동성 1위의 자리를 지켰고
T-62A는 추중비로는 뒤에서 2위였는데, 실제 기동성에서는 오히려 앞에서 2등을 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FV4202는 최고속력은 후달리지만 순간가속이 뛰어나다는 평가답게 실제 기동성에서 3위를 차지했습니다.
테스트 서버 시운전에서 상당한 속력으로 내달리던 레오파르트1은 FV4202와 근소한 차이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E-50M과 121은 기동성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답게 나란히 꼴찌를 달렸습니다.




뭐, 이런 연구 같지도 않은 연구글은 여기서 끝입니다.
전차의 기동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선회력 같은 것도 없고,
막상 계산해놓고 보니 최고속력은 딱히 필요도 없었지만(...)
실제 전차의 평가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결과가 나와서 기쁘네요.

글의 맨 앞에서도 썼지만, 이 글을 가지고 어느 전차가 좋네 안 좋네 하고 왈가왈부하지는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쓴 목적은 어떤 전차는 이래서 후지다 이래서 좋다 하는 걸 논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험지저항이 전차의 기동성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기 위한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추가적인 정보나 잘못된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수정/보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