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작하기 앞서.

 


전쟁범죄는 [판다리아의 안개]와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사이에 존재하는 멀티유즈 소설입니다.

사실 역게에서 전쟁범죄 관련 이야기는 자주 올라온 편이고, 몇번인가 인증게시물로도 올라갔기에,

딱히 다룰 생각이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격변~군단시기에 관련하여 작성하는 글 중 전쟁범죄의 속 인물군상의 변화를 파악할 필요성이 느껴진데다가. 그간 역게에서 올라온 전쟁범죄는 간략한 요약과 전개 아이템 나열 위주로만 다뤄졌기에,

보다 상세히 소설 전체를 헤아릴만한 리뷰글을 써보는건 어떨까. 하고 생각이 미쳤습니다.

 

책을 한번 읽는다는 느낌으로 각 장을 상당히 자세하게 적어봤습니다. 원문의 1/20~100 수준.
책 전체를 얼추 축약한 수준인만큼,

'난 책을 읽고말꺼야. 아직 기회가 없어서 미루고 있을 뿐' 하는 분은 서둘러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37장이라는 대분량 관계상 한방에 업로드는 힘들고...며칠. 또는 몇주에 걸쳐서 찬찬히 7~15장 분량씩 올려볼 생각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이. 이런 대분량의 리뷰글이 과연 역게에 올릴만한 글인지. 또한 되려 지나친 본문 유출이라 오인받아 비난받진 않을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일단 초반 파트만 올려보고,

반응이나 상황을 보고 삭제 여부를 판단해야겠슴다.

 

 

 

1. 전쟁범죄의 개괄.

 

 

오그리마 공성전이 끝난 후. 가로쉬의 처우에 대해 결정하려는 인물들의 알력과 고뇌가 담긴 일주일여간의 재판을

밀도높은 필력으로 묘사해나가는 소설. 총 37장의 대볼륨으로, 왠만한 소책자 3~5권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진행구성은 개개의 장별로

특정 인물의 심리를 묘사했다가, / 재판을 진행하고, / 재판의 휴정때마다 짤막한 막간극이 진행되는 형식.

이 반복됍니다.

 

허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막간극은 재판 휴정의 작은 이야기에서 벗어나, 재판의 이면에서 숨겨진 큰 이야기의 진행으로 점차 커지게 되며. 이는 종국에 [재판의 흐름]과 [막간의 흐름]이 동등히 맞물림으로서 하나의 톱니가 되어 커다란 끝맺음이 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독자로서 개인적으론, 그저 그런 읽을거리였습니다.

 


고뇌를 묘사하는 주체가 이 인물로 갔다가 저 인물로 갔다가 하는 식으로 팩팩 돌아가고. 그와 별개로 진행되는 재판의 무기질적이고 판에 박힌 진행과, 막간에서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먹방과 인물해설이 굉장히 부산스럽기 때문에.

 

개개별로는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여러모로 생각해볼만한 파트가 많지만,

그걸 너무 잡다하게 마구마구 뒤섞어놔서 정신이 없었달까...


뭐 재판이라는 아이템의 특징 상, 특정다수의 고뇌가 우르르 겹치는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하지만 암만 그래도 등장인물만 거진 반백명 가까이 되는 구성은 쫌...-ㅅ-;;

 

실질적으로 극을 주도하는 인물은 한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면서.
증인에 재판도우미에 막간에 엑스트라에 뭐에뭐에 묘사되는 인물이 심히 많았습니다.

 


주요인물들로 증인 팍팍 쳐내고 간략하게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고 구성적인 측면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개인적입니다. 개인적. 저는 머리에 든게 없는 바보라 여러 퍼즐이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고급진 구성보단 편하게 손이 가는 팝콘책이 좋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그마만큼의 밀도와 볼륨을 자랑하기에, 그 거진 반백명을 인게임내에서 모조리 알고 있는
스덕들에겐 커다란 흥미거리가 되어줄 것입니다.(다만 그 거진 반백명의 간략한 소개문도 계속 읽으셔야되니

산만함과 곶통 또한 두배)

 

재판 속 각각의 변론에 수많은 이해관계와 충돌이 일어나며,

그 속에서 여러모로 생각할 꺼리를 안겨주는 전개와 필력은 정말 일품입니다.

 

 

프롤로그.


가로쉬는 자신의 아버지 그롬마쉬를 만났습니다. 가로쉬는 복받쳐서 무릎꿇고 아버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자신은 얼라이언스의 공포가 되었으며, 호드에게 사랑받는 이가 되었다고.

이런 자신을 아버지는 자랑스러이 여기냐고.

 

 

대답을 듣기 직전. 판다렌 간수로 인해 가로쉬는 꿈에서 깨어나게 되고.

철창 감옥 속에서 가로쉬는 자신의 의문이 풀리지 않았음에 분개합니다.

 

 

1장.


가로쉬가 음영파의 맹주 타란 주에게 인계된 후,

천신 쉬엔은 가로쉬의 운명을 결정짓기 위해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가로쉬의 재판장인 백호사에 여러 인사들이 모입니다.

베리사 윈드러너는 오그리마에서 가로쉬를 죽이지 못하도록 가로막은 바리안을 비난하고 반목합니다.
제이나 역시 과거 가로쉬의 마나 폭탄 테러의 끔찍한 기억에 공포와 분노에 몸서리치고,
칼렉은 그런 제이나를 감싸안으며 다독입니다.

 

이윽고 마주치는 양 진영의 지도자들.
가로쉬로 인해 여러모로 결렬된 과거 우호적이었던 이들은

서로를 보며 말로 이루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전쟁범죄 소설의 주요 배경. 백호사.]

 

막간극.
안두인은 아버지 바리안과 오랜만에 만나 포옹을 하고, 이런 가식없는 모습에 제이나는 기뻐합니다.
베리사는 실바나스 윈드러너를 일순 마주칩니다.

 

 

2~3장.


천신들은 인간형(쉬엔-인간. 츠지-블엘. 니우짜오-타우렌. 위론-판다렌 여아)을 취하고

재판장에서 양 진영의 인사들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정보를 알려줍니다.

 


그것은 천신들이 오랜 심사숙고 끝에,

자신들만의 의견으로 헬스크림의 운명을 결정지어선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측 모두 재판에 관여해야 하고.

그로 인해 형을 줄이거나 석방하는 가능성 마저 열어 두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양 진영은 난리가 났습니다.

쉬엔과 타란주는, 이런 방식을 가지게 된 연유인즉슨.

가로쉬의 죄는 이미 논쟁의 대상이 아니며. 논쟁의 중점은 그 범죄의 죄값을 다루는 방식.
즉, 책임을 지는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책임을 지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함이라고 해명과 중재를 합니다.

 

이에 양 측은 여러 의견의 교류 끝에, 천신의 관점을 최대한 존중하고자
얼라이언스와 호드 상호간에 심문을 다짐합니다.

 

얼라이언스 측은 고소인으로 바리안이 지목됐으나,
호드는 바리안이 얼마나 막강하고 흉포한 전사인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에
극심히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에 바리안은 고소인에서 취하되고 티란데가 임명됩니다.

 

호드 측은 변호인으로 바인을 지명합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측에 동등한 존경을 받고. 거짓을 말하지 않으며.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라는 신임 깃든 지명이었습니다.

 


이에 바인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바인은 가로쉬에 대해 증오를 매우 곱씹던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암살했으며. 봉인된 성지. 영원꽃 골짜기를 완전히 파괴하는 한편으로,
자신과 친분이 있던 안두인과 제이나에게 위해를 가한 가로쉬를

그는 백번 죽어 마땅한 개망나니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바인은 고심 끝에 주술로 아버지의 영혼에게 조언을 얻고자 합니다.
케른의 영혼은 당장에라도 발굽으로 가로쉬의 목을 짓밟아 분질러버리고 싶어하는 바인을
'과거는 과거일 뿐. 스스로에게 주어진 역할을 영예로이 수행하는 것이야 말로 평온을 얻는 길이다' 며 다독입니다.

 

영혼의 조언에 따라 변호역을 맡는 것에 결심을 굳힌 바인.
그런 바인을 블러드엘프의 형상의 청동용. 카이로즈(카이로즈도르무)가 마중하고.

 
상대역인 티란데는 크로미(크로노르무)가 마중하게 됍니다.

 

 

[재판의 고소인과 변호인을 역임하게 된 바인과 티란데]

 

막간극.
실바나스는, 가장 차분하고 온순한 지성체인 타우렌에게 변호를 맡기는 시점에서
결국 이러쿵저러쿵해도 올곧은 바인은 변호라는 중임을 짊어질 것을 궤뚫어봤고.
가로쉬를 고통스럽게 죽일 다른 방법을 모색하게 됍니다.
한편으론 아까 스쳐지나가며 보인 베리사의 내면에서 슬픔이 아닌, 결심과 만족이 엿보임에 의아함을 느낍니다.

 


티란데와 말퓨리온의 먹방과 염장질.
먹방 목록은 잣을 넣은 빵과 다르나서스 블루치즈. 신선한 달의 배와 곁들여 마실 단딸기 즙.

 

 

 

4장~5장.


청동용들이 마중 온 이유는 [시간의 환영]이었습니다.
과거 대격변에 노즈도르무는 종국의 시간에 자신이 타락한 무즈도르노가 된다는 사실을 내다보고는,
무즈도르노를 무찌르기 위해 수많은 시간선을 보고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기물.

[시간의 모래시계]를 전파했습니다.

 

이 [시간의 모래시계]속 모래와, 해가 지지 않는 독자적인 시간선을 유지하는 공간.
[영원의 섬]에서 [시대의 돌]조각들을 모아 카이로즈는 새로운 기물. [시간의 환영]을 만들었고.
시간의 환영은 대상이 겪은 시간 중 원하는 시간선을 환영으로 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청동용들은 각 진영의 변호인의 요구에 따라, 시간의 환영을 자유자제로 구사해줄 것이었고.
이로서 재판은 극히 간단하고 명료해졌습니다.

증인의 주관과 진술에 진의를 파악하고 가늠할 필요 없이. 변치 않는 진실을 확연히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에 티란데는 가로쉬의 처단을 확신하고 반가워하지만.
가로쉬를 변호해야 할 바인의 입장에선 가뜩이나 답이 없는데 더욱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맛봤습니다.
허나 카이로즈는 이런 바인의 모습에 '순수하고 꾸밈없는 진실이라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고 조언합니다.

 

거대한 원형 심판장에 모인 호드와 얼라이언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완충을 해주기 위한 판다렌과 용군단들.

재판이 시작되려는 열기 속에서 제이나와 칼렉고스는 알렉스트라자를 발견하고, 안두인이 초대한 래시온을 보았습니다.

 

안두인이 어릴때부터 커가는 모습을 지켜본 제이나는 안두인에게 종종 모생애를 느꼈고.
그런 안두인의 친구가 된 래시온에게 뭔가 탐탁찮음을 느꼈습니다.

이윽고 시작된 재판.
타란 주는 '법은 그릇된 것을 바로잡아 질서를 회복할 수단'이라는 본 재판의 의의와 진행을 엄숙히 고하고,
죄수 가로쉬를 재판장으로 데려옵니다.

욕설과 야유가 난무하는 관중들을 진정시키고 가로쉬의 혐의를 나열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량 학살. 살인. 강제 이주. 강제 실종. 노예화. 아동 유괴. 고문. 죄수 살해. 강제 임신.
어떠한 필요성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도시와 마을의 무자비한 파괴.

 

한때 오크 동족에게 열렬한 헌신을 보였고,

무고한 이들을 살해한 부하에게 분노하고 명예로웠다는 평판마저 받았었던 가로쉬에게.

 


제이나는 혹여 잔혹하기 짝이 없는 위 혐의들에 대해 깨닫는 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가로쉬를 바라보았습니다.
허나 가로쉬는 박수를 치며 재판을 다크문 축제로 비유하며 비아냥거렸습니다.
본 재판에 자신은 어떠한 인정도 항변도 없이 희극을 구경하겠다며, 아유만을 보내는 가로쉬의 뻔뻔함에
제이나는 마나폭탄이 한낱 촛불로 여겨질 분노를 품게 되었습니다.

허나 재판장에 설치된 마법감쇠장과 칼렉고스의 다급한 만류에 분을 삭힙니다.

 

[재판에 중요한 증거영상을 보일 기술. 시간의 환영을 마련한 청동용 크로미와 카이로즈]

 

막간극.
떠난 이들을 그리워하는 제이나. 거듭 분노하고 바리안을 원망하는 베리사.
'간단한 사형 집행을 하기보다 훨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바리안을 두둔하는 안두인. 그리고 이들의 구운닭 먹방.

 


가로쉬의 야유에 재판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타란 주는 징을 계속 쳐대며 판다렌들에게 명령하여재판장을 진정시키느라 진을 뺏습니다.

 

 

 

6장.


안두인은 가로쉬의 오만한 태도에 적잖히 실망했습니다.

 

안두인은 가로쉬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았던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로쉬의 오만에 분노보다는 실망이 앞서는 고결한 영혼이었습니다.

 

과거, 가로쉬는 샤의 부정적인 감정을 위협적인 물리적 능력으로 치환하고자.

판다리아의 유물인 천상의 종을 훔쳤고. 안두인은 이를 막고자 천상의 종과 짝이 되는 조화의 망치로 종을 정화시켰습니다. 이에 격분한 가로쉬는 피의 울음소리로 천상의 종을 산산조각냈고. 안두인도 이 종의 파편에 깔려 모든 뼈가 산산조각났습니다.

 


이 부상은 판다리아서 내내 치료를 받았음에도 결코 완치될 수 없었습니다.

움직일때마다 고통을 동반하게 된 안두인이었지만. 그는 딱히 누군가를 원망하진 않았습니다.

 


조화의 망치가 불화의 종소리로부터 조화의 울림을 이끌어냈다는 것에, 지각이 있는 이 행성의 모든 존재들 또한 그럴 수 있으리라고. 안두인은 영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정순한 마음으로 믿었습니다.

그것은 드레나이와 나루가 가진 신념이었고. 대격변에서 종족과 연합을 뛰어넘은 대지고리회와 세나리온 의회의 협력을 목도한 안두인의 믿음이자 희망이었습니다.

세계의 모든 존재는 개성적이고. 협력이 가능하며.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가로쉬 또한 이 재판에서 뭔가 성장하고 변하지 않을까. 하고 안두인은 거듭 실망을 다잡고 실낱같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이윽고 재판이 시작되고. 티란데는 매서운 기세로 가로쉬의 자잘못을 낱낱히 책망하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참된 정의.
즉 가로쉬의 사형을 간청했습니다.

이에 바인 또한 앞으로 나섰습니다. 변호에 앞서, 바인은 가로쉬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재판장에 변호의 입장에 서게 된 자신의 처지를 웅변합니다.

 

그것은 티란데가 말한데로 '참된 정의'를 원하기 때문이며.
피의 욕망. 살의와 복수심. 증오와 격앙된 마음으로 인해 그릇된 생각을 않고자.
모든 생각과 모든 마음을 동원하여 대대손손 후세에까지 진실로 참된 정의라 동의하게 될 판결을 내리고자.
그리하여금 그간의 과거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이곳에 서게 됐음을 알렸습니다.

 

또한 그러기 위해선 이 재판장의 모두가 진정 마음을 열어놓고.
우리가 존재하는 동안 변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고. 우리가 부쉈던 것을 우리가 고치도록.
그 넘어 더 큰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청중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것은 벌을 받는다는 명목 하에 죽음으로 끝내는 것을 도피라 여기고.
살아서 낱낱히 죗값을 치루게 해야한다는, 어찌보면 처벌의 요구보다 더욱 잔혹한 정의의 변론이었기에.
좌중들은 돌처럼 조용해졌습니다.

 

안두인은 바인의 저 변호가

바인에게 있어 얼마나 크나큰 울분을 삼키고 임하는 싸움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웅성거리는 관객을 진정시킨 타란 주는 재판을 잠시 휴정하고. 휴식과 준비시간을 갖도록 했습니다.

 

[바인은 개인적인 울분을 한 수 접어두고, 참된 정의를 위해 변호를 맡았다]

 


막간극.
잴라. 오그리마 공성전투에서 갈라크라스를 타고 참전했다가 행방불명된 가로쉬 휘하 오크 호드의 여사령관.
그녀는 버려진 용아귀 요새인 그림바톨로 퇴각해 비밀스럽게 회복중이었습니다.

 

그녀는 강하고 순수하며 강력한 오크 호드를 유지하고자 힘썼던

가로쉬에게 철저히 충성과 공감을 느끼던 이였으며,
판다리아의 첩보원들로 하여금 가로쉬의 처지를 알고 분개했습니다.

 


잴라는 잔존 용아귀 부족을 규합해 가로쉬를 탈출시킬 계획을 짜고 있었으며.

의문의 용으로부터 가로쉬를 구출하는데 협력을 하겠다는 서신을 받게 됍니다.

 

 

 

7장.

 


고엘은 심란한 마음을 풀고자 아들 듀락을 안고 늑대 스노우송에 올라타 백호사의 외각을 달렸습니다.
자신의 온기와 심장고동 소리에 안정을 얻고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가슴의 듀락.
그 작은 생명의 평화로운 모습에 고엘의 영혼은 잔잔하게 가라앉았으나.
그렇기에 이성은 더욱 번민에 시달렸습니다.

 

고엘은 정말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가로쉬가 아버지 그롬을 경애하고 명예롭기를 바랐습니다.
그리하여 가로쉬의 성장을 두고 도박을 했으나. 가로쉬는 완전히 그릇된 방식으로 그 경애를 행했고.
지금은 아제로스의 모든 이가 고엘의 도박에 대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따라서 고엘은 이제 가로쉬에게 어떤 기대도 품지 않았습니다.
가로쉬는 충분히 해를 입혔고.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해를 끼치리라 생각했기에,
바인의 절절한 변호는 그저 고엘의 마음 속 심란함을 더욱 부추길 뿐이었습니다.

 

고엘은 언어라는 기재가 얼마나 쉽게 왜곡되고 엄한 꼬리물기로 변질되는지 잘 알고 있었고.
그에따라 환영이라는 영상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했습니다.

고엘은 턱을 아들의 정수리에 문지르며 조용히 맹세했습니다.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고 말리라고.

 

휴정이 끝나고 다시 재개된 재판.

티란데는 예언자 밸렌을 증인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는 과거 드레노어에서 오크와 오랜시간의 공존을 모조리 지켜본 역사의 산 증인으로,
바인은 티란데가 호드의 치부를 대체의 얼마나 과거까지 끌어들일 것인지 당황했습니다.

 


티란데는 밸렌의 과거에서 시간의 환영을 사용했습니다.

환영에 떠오른 영상은 두 어린 갈색 오크와, 이를 도우는 갑주의 드레나이 전사.
어린 오크들은 오우거로부터 도망치고 있었고.
갑주의 드레나이-텔라모어의 경비대 대장 레스탈란은 이를 도와주었습니다.

 
이미 그 시점에서 밤이 깊었고.

위험 속에 어린 오크들을 내칠 수 없었던 레스탈란은 그들을 초대하여 벨렌과 식사를 했습니다.
그 영상에서 고엘은 두 오크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듀로탄과 오그림의 유년시절이었습니다.

 

이윽고 티란데는 다음 영상을 보였습니다.
텔레모어는 빛과 마법으로 감춰져있는 비밀 도시였기에 공격에 대한 방비가 전무했고.
그렇기에 오크 군대는 손쉽게 텔레모어의 시민들을 학살했습니다.

 

그 오크 군대의 우두머리는 다름아닌 장성한 듀로탄이었습니다.
과거 듀로탄은 레스탈란의 선의의 도움으로 텔레모어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손쉽게 쳐들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레스탈란은 듀로탄의 도끼와 늑대에 의해 참혹하게 죽게 됍니다. 그리고 수많은 어린 드레나이를 학살하는 영상들이 재판장에 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린 드레나이 소녀. 이제 막 여성으로 아름다움을 피워낼 나잇대의 소녀의 복부를 오크의 창이 궤뚫었습니다.

 


소녀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나오고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

찌른 오크는 듀로탄에게 '서리늑대여, 나에게 신세를 졌군'
이라 웃었고. 그런 오크에게 듀로탄은 '그들을 죽여라 모조리 죽여"라 지시합니다.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시간의 환영은 정지했습니다.

영상을 끝으로 티란데는 1차 심문을 마쳤습니다.

 

[당시 오크들의 처절한 학살현장을 증명하는 아웃랜드의 풍경.

모든 바닥이 드레나이의 유해로 뒤덮여 있다]

 


막간:
안두인은 너무 생생한 그 영상의 잔혹성에 입이 떡 벌어졌고.
벨렌은 매우 슬퍼하여 초췌한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바리안은 이런 추악한 장면은 안두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씁쓸해했습니다.

 


전쟁이란 무장하여 싸울 준비와 물심양면으로 이루어진 두 진영사이의 충돌을 의미했지,
영상에서 보여준 것은 전쟁이 아니라 그저 살육이었습니다.

 

 

8장.

 


발언권은 바인에게 넘어가게 되고. 바인은 방금 영상에서 벨렌의 심정을 물었습니다.

 

벨렌은 무고한 이들의 불필요하게 죽었고, 그중에는 어린이들도 있었다는 점이 고통스러웠다 토로했습니다.
또한 본성이 고귀하고 참된 이들이 외부의 조종을 받아, 본성을 거슬러 행동하게 된 점 또한 고통스럽다 여겼습니다.

 

이에 바인은 티란데가 보여주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시간의 환영을 사용했습니다.
다시금 드레나이 소녀가 창에 맞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보여지지 않았던 그 뒷모습.
듀로탄이 절망과 분노, 후회를 담아 길고 거칠게 울부짖으며 눈물흘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환영은 사라지고, 바인은 벨렌에게 재차 '오늘날'의 변화된 오크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벨렌은 오크들의 만노로스의 피의 저주를 이겨냈음을 기뻐했으며,

그 저주를 이겨낸 오크 중 그롬 헬스크림을 알고 있었습니다.

 

바인은 그런 벨렌의 호도에 기대어 누구든 변할 수 있다. 그것이 그롬 헬스크림일지라도. 그리고 가로쉬 헬스크림조차도. 라는 의견을 피력합니다.

 

이에 티란데는 바인이 벨렌을 유도심문하고 있다는 이의를 제기했으나.
바인은 '티란데야말로 처음에 자신의 증거를 가지고 편집적인 영상만을 보여 심문을 유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바인은 오크 종족은 악마의 피라는 엄청난 시련과 싸워서 이겨낸 만큼, 그들의 본성이 변한 것으로 보이냐고

재차 벨렌에게 물어보았고.

 


악마의 영향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벨렌은 동의했습니다.

심문을 마친 바인.

 


티란데는 마지막으로 벨렌에게 단 한가지만을 물었습니다.
오크들이 텔레모어를 습격했을때. 듀로탄을 비롯한 다른 오크들은 피의 저주에 걸린 상태였는지를.

 

대답은

'아니오'였습니다.

 

 

[악마의 영향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벨렌]

 


막간극.
한차례 고소인과 변호인의 공방이 오간 후, 1시간의 휴정.
휴정시간동안 안두인은 백호사의 전망좋은 곳에서 판다리아의 광대한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 안두인의 옆에 래시온이 걸터앉고. 래시온은 티란데가 어째서 가로쉬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을 거론하는지 의아해하며 안두인에게 물었습니다.

 


안두인은 티란데가 악마의 피를 마셨다는 핑계에서 발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함이라 생각했습니다.
래시온은 그런 티란데의 종족 전체를 너무 노골적으로 싸잡아 먹칠하는 태도를 좋지 않게 봤습니다.
넌지시 암시해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곱씹는 래시온.

 

그런 래시온에게 안두인은
'너는 늘상 넌지시 암시해야한다고 생각하는군'라고 타박하며 진저리쳤습니다.

이에 래시온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그것이 맞기 때문이라고.
아무것도 돌에 새긴듯 확실치 않으며, 오늘의 동맹이 내일의 적이 될 수 있고.
불은 타올랐다가도 숯으로 사그라지고. 공기는 조용하다가도 회오리가 되니,

절대 불변의 진리란 없음을 설토합니다.

안두인은 심드렁해졌습니다.

이는 따뜻한 재판장 안과 달리 추운 바깥공기 탓에 몸이 덜덜 떨린 탓도 있었습니다.

 


추워서 몸을 덜덜 떠는 안두인을 보며 래시온은 뜨거운 입김을 내뿜었습니다.
안두인은 래시온에게 네가 친구라면 그냥 아무말 말고 편안하게 여기 있어달라고 투덜댑니다.
래시온은 안두인의 정면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아니 이부분 묘사가 왜케 호모나게이뭐야스럽지 / 원전이 진짜 이래요 골든여사가 뭘 좀 아십니다.

 

 

9장.
재개된 재판에서 티란데는 두번째 증인을 불렀습니다. 그는 오크였습니다.
그는 오그리마에서 버섯을 파는 상인인 코르주스라는 오크엿으며,

그의 버섯은 항상 대족장의 식탁에 올랐습니다.

 

그런 코르주스는 어느날 말코록과 그의 친위 코르크론들에게 처참하게 린치를 당했습니다.
대족장의 결정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대의사를 갖고 있는만큼 코르쥬스의 버섯에 암살의 위험이 있다고 멋대로 우겨댄 린치에
그는 뼈가 부러지고 이빨이 박살나고 코가 부숴졌습니다.

 

호드는 노예들이 아니며, 각각의 구성원은 가치와 개성이 있는 존재로,
얼마든지 반대 의사를 말할 수 있다는 코르주스의 의견은 숫적 열세 앞에 무참히 묵살되었습니다.
코르주스 외에도 그런 탄압을 받은 이들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이윽고 시간의 환영은, 가로쉬에게 이의를 제기하던 블러드엘프 지도자가 묵던 칼바위 여관이

말코록의 간계로 여관 째, 그곳의 무수한 손님들 째로 폭파되는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이 광경은 변호를 해야할 바인조차 한동안 분노에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침착함을 되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만들었습니다.

 


바인은 다시 평정을 되찾고, 증인에게

'이 모든것이 가로쉬에게서 비롯되었음을 들은 이가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아니오였고.

 

그렇다면 말코록과 코르크론이 자체적으로 행동했고.
가로쉬는 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해싸는 가정도 가능할 것이라 변호하며 심문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재판에 무관심한 가로쉬에게 바인은 극도의 분노를 느꼈습니다.
자신은 양심과 씨름해가며 애써 변호하고 있건만, 상황은 가로쉬의 악행들로 물들어가고 있었고.
가로쉬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기에

 

'이만하면 난 충분히 명예롭게 행동한거 같은데. 더이상 못해먹겠다'
등의 생각이 바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래저래 골머리 썩히고 있는 바인측의 환영사용자. 청동용 카이로즈는
가로쉬에게 다른 방향성의 의견을 내봤습니다. 변호하는데 하등 힘을 보탤 생각이 없다면,
하다못해 휴정동안 대화라고 하고픈 이가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이에 가로쉬는 한명을 떠올립니다.

[가로쉬 휘하의 말코록은 개인의 의사를 찍어누르고 모살하는 전형적인 독재를 펼쳤다.]

 

 

 

10장.

 


바인은 가로쉬가 예상치 못한 자를 대화자로 지목한 탓에 아직도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티란데는 이런 속사정따위 알지 못한채 매서운 반박을 펼쳤고.

어느덧 바인은 제시할 것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티란데의 증인은 계속해서 재판장에 지목되었습니다.다음 증인은 바로크 사울팽.
티란데는 바로크에게 호드를 위해 목숨을 바칠만큼의 각오와 헌신이 있음을 질문합니다.
긍정하는 바로크.

그렇다면 호드를 위해 살인을 할 수도 있냐고 재차 질문하는 티란데.
거듭 긍정하며 자신은 전사임을 말하는 바로크.

 

이에 티란데는
'그렇다면 증인과 다른 이들이 호드를 일종의...학살의 명분으로 활용했다는 말씀입니까?'

고 본의를 묻기에 이릅니다.

 

다소 찜찜한 질문이었지만.

전투에 앞서 '호드를 위하여!'를 연호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태도였기에 바로크는 그것을 긍정했고.
이에 티란데는 시간의 환영을 요청합니다.

 

떠오르는 환영은 리치왕의 몰락하기 전의 노스렌드의 전쟁노래 요새였습니다.
그 요새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명. 바로크와 가로쉬.

 


물자와 수송과 보급. 대규모 전쟁에 중요한 여러 논의 내는 바로크를 가로쉬는 계속 비웃었습니다.
가로쉬는 그저 '호드의 정신만 있으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정신론만을 계속 강조했으며,

보급이나 수송따윈 연합인 얼라이언스를 짓밟아서 해결하면 된다는 둥

안이한 소리만 거듭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바로크는 말합니다.
나 또한 네 아버지와 같은 피를 마셨다고. 저주받은 독이 혈관으로 고동쳐 흘렀었다고.
비록 그롬으로 인해 저주가 풀렸으나 광화됐던 끔찍한 기억까진 풀어주지 못했으며,
정신의 자유가 주어지자

군단의 영향을 받아 저지른 과거가 자신을 절망하고 고통스럽게 했음을.

 


그렇기에 가로쉬가 다시금 목적도 없이 황폐해질 전쟁에 오크를 밀어 넣는 충동을 발휘하려 한다면.
손수 가로쉬 처단해버릴 것임을.

 

시간의 환영은 멈추었습니다.
티란데는 위 환영으로 강력한 추궁을 한 셈이었습니다.
정녕 가로쉬를 손수 처단할 것이라면, 자신이 연호하는 사형에도 찬성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냐는 추궁을.

 

바인의 심문기회가 왔습니다.
바인은 티란데의 환영에 대해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자 바로크에게 질문했습니다.
증인은 말하신대로 정녕 손수 가로쉬를 죽일 생각이었냐고.

 


바로크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바인은 '그렇다면 티란데가 주장하는 대로 판결이 나면 만족하시겠습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바로크의 대답은 '아니오'였습니다.

그는 오크의 방식으로, 처형의 기회를 다른 이에게 넘기기 보다는
명예로운 막고라의 결투로 그의 생사여탈권을 가르고 싶어했습니다.

 

바로크의 이런 의견에 바인은 기쁨의 탄성을 지르고 싶어졌습니다.
막고라야말로 자신이 지지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공정한 방식이었습니다.
바인은 막고라에서 죽어간 자신의 아버지가 영혼이 되어 생각하는 바를 떠올렸고.
자신이 가로쉬를 향한 분노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일을 하고 있었다고 내심 확신을 얻게 됍니다.

 

 

이렇게 1일째 재판이 끝났습니다.

 

 

[가로쉬의 막고라를 희망한 바로크 사울팽.]

 


막간극.
해머폴에서 거주하던 쇼키아는 전쟁군주 잴라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잴라는 가로쉬를 위한 싸움을 계속 하고 있으며, 전투 태세를 마쳤음을 피로했고.
쇼키아는 동맹군을 더 모으기로 결심합니다.

추가: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054&name=nicname&keyword=%B0%ED%C3%DF%C0%E5%BA%BA%C0%BD&l=16834

2편.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054&name=nicname&keyword=%B0%ED%C3%DF%C0%E5%BA%BA%C0%BD&l=16886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