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투게에겐 8시즌으로 익숙할테고

레게들에겐 십자군 이후 리치왕 패치로 더 기억을 떠올리기 쉬울거다.



당시 씹사기 템이 밀리에겐 어둠한, 캐스터에게는 '이물질'이였다.

이물질이 발동하면 막틱 데미지는 리분템 주제에 다음 확팩인 대격변 증뎀을 실현해주는 걍 사기템;



세 자매 딸린 집 셋째가 언니들 옷 물려 입듯이 

내 케릭도 명예 점수 피뻥과 겨울손아귀 가속 급장을 3시즌 넘게 착용하고 있었고

수리비 조차 없는 거지 꼬라지에 레이드는 언감생심이였다.



은지원이 했다는 명언으로 (잘못) 알려진 '게임 속 케릭이 강해질수록 현실 속 내가 약해지더라'가

나에게는 '내 실력이 강해질수록 내 케릭 스펙은 약해지더라'로 치환 적용 되더라. 

현실이 와우고 와우가 현실이였나보다.... 



'이물질'은 나에게 먼나라 얘기였지만...

주변에서 2만골 대출까지 해주며 지인에 지인 파티까지 알아봐주며

다녀오라며 응딩이를 떠미는걸 차마 거절하진 못하고 

1주일간의 영던 파밍/적응 기간을 거쳐 용기내어 얼음왕관 성채에 발을 내딛었다.



나도 양심은 있었기에 가능한한 파밍을 하려고 노력 했지만...

스펙으로 따졌을때 PvP 템이 더 성능이 좋아서 

끼고 있던 템 절반이 PvP템이였고 나머지는 그나마 영던 템이였다.



예상못한 바는 아니였지만 딱 보기에도 이질적인 룩의 내 케릭을 보더니 사람들이 하나둘 마우스를 가져다 대기 시작했고

암사 - '아 거참 공장님 다음 번에는 템 검사좀 받고 사람 받죠'

밀렵 - '우리 공대에 손님 있었나요?'

물빵 - '흑마님 탄력 쩌셔서 탱 하셔도 될듯 ㅎㅎ'

같은 사람들의 비아냥 속에 입던과 동시에 남아공 백인 식당에서 흑형 쫓겨나듯 쫓겨날뻔 했으나

다행히 인민재판 결과 '싸울팽 딜이 기준 미달일시 추방'이라는 솔로몬 판결로 일단락 됐다.



나의 어깨에 엘룬 PvP 유저들의 레이드 인생이 달려있다는 심정으로

우월한 투게의 컨트롤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으나

1넴에선 파란 불바닥에 사망.

2넴에선 정배자들 때문에 공포 돌릴 것도 많고 딜 차단할 것도 많길래 

와 이건 십자군 3넴처럼 날 위한 몹이네 하면서 신나서 한놈 공포, 옆에 공울, 그 옆에 죽고

다른놈 마반! 도둑놈 재봉그물! 했으나 당연히 딜 나락.

딜이 탱커랑 비슷해서 진짜 추방당할뻔함. 

3넴에서 로켓 처음 타보고 쓰는 법 잘몰라서 배 넘어가다가 미끄러져서 떨어져서 사망.




우여곡절 끝에 싸울팽에 다달았고, 드디어 브리핑을 시작하며 공장이 얘길 하는데

공장 - 아 시바 영어흑마님 지금 너무 여러명이 귓말로 님 자꾸 죽고 딜도 못한다고 귓말 오시는데 

그래도 처음에 싸울팽 딜 보기로 했으니 여기까지 왔어요. 싸울팽딜 보고 님 추방 하더라도 딴 소리 하지마세요.



ㅜㅜ



일반창으로는 요즘 얼왕이 쉽다니까 개나소나 다 온다느니 투기장이나 가지 왜 레이드를 오냐느니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이 욕먹던 기분이 이러했을까 라며 

군중 속 외로움에 대해 뼈저리게 느낌.



이윽고 싸울팽이 시작했고 10수쯤 한 고시생 시험보는 심정으로

글쿨 하나하나 신중하고 또 경쾌하게 키보드를 누르기 시작했는데



이게 왠걸?!

내 딜이 미터기 1위에 찍혀 있는게 아닌가

DPS 10000

DPS 11000...

이윽고 마격 타이밍에 DPS가 12000을 찍게 됐다.



시방 알고보니 영던돌며 먹은 영구결빙 수정이 당대 개씹사기 템으로

도트 유지만 잘하면 고흑이 거의 버그성 딜이 나온거였음 ㅋㅋㅋ



덕분에 말도 안되는 시츄에이션으로 싸울팽 공대 딜1위를 하게 되었고

싸울팽보다 나를 더 조지기를 원했던 공대원 24명은 싸울팽을 잡고 침묵했고

나는 기쁨에 겨워 '역시 템보다는 손가락이네요 ㅎㅎㅎ' 같은 개드립을 치며

공창으로 공대원들에게 깝치기 시작함 ㅋㅋ



빡친 공대원들과 불화가 일어날 뻔 했으나 척 보기에도 나이 마흔은 되어보이는 오크 냥꾼님의

'거 조용하고 진행좀 합시다'에 상황이 정리 되었고

어쨌든 공대를 쫓아낼 명분이 없어진 공대장은 나를 안고 가기로 결정.



길고 긴 여정끝에 교수도 잡고 이물질도 나와서

떨리는 손으로 경매에 임했고

쿨하게 대출 받은 전액인 2만골을 한방에 제시.

상위 입찰자가 없어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던 찰나...



이물질 끼고 있던 암사가 3만골 제시.

그러면서 '아 콜렉션용으로 쓰려구요 ㅎㅎ' 



나는 이건 부당하다며 항의 했으나

공대원 다수의 동의를 얻은 암사는 유유히 이물질을 득했고 



그 암사는 당당한 걸음으로 내 앞으로 다가와 양손을 몇번 비비고

단 한 마디만을 남긴 채 홀연히 공대를 떠났다.














[심연의 수정]을 획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