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이플스토리 유니온 서버에서
기획팀 캐릭터를 플레이 중에 있습니다.



간만에 글을 쓰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2019.02.28. 이루어진
비숍 홀리심볼 스킬의 하향 패치와 심알바,
그리고 이에 대한 강원기식 패치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비숍에게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스킬 홀리심볼.
일명 심.




심은 수년간 몇번의 하향패치를 거쳤지만
무한 사냥 노가다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주요 버프로서 수명을 이어가는 참으로 오래된 스킬이다.



온라인 RPG 게임들을 통틀어
역대급 무한 사냥 노가다를 지향하는 메이플스토리에서
유저들은 경험치 추가 혜택을 받기 위해
비숍의 홀리심볼 스킬을 애용하고 있으며




RPG 게임은 현실을 모방한 장르.
인간의 본능인 "편리함 추구"와
세상 불변의 진리인 "공짜는 없다."에 따라
심을 써주고 대가를 받는 "심알바"가 등장했고,
지금은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돈"이 얽힌 곳엔 언제나 갈등이 있다.



대가를 지불하고 심알바를 큰 부담없이 이용하는 자들과
돈을 들여 심알바를 이용하는 것이 부담이 되거나 굉장히 불편한 자들.



심알바를 이용하는 자들은 이것이 편리함의 "한가지" 수단이지만
심알바를 이용하는 것이 부담인 자들은 어떻게든 이를 막아야 한다.
가지지 못한 자들의 본능이다.
하지만 그럴싸한 "명분" 없이 심알바를 없애달라고 할 순 없다.
그들은 이제 그럴싸한 명분을 찾아야 한다.



심알바는 여러 종류로 존재한다.
대부분 직접 게임을 하면서 심 스킬을 써주는 "합법적인" 심알바.
버프가 끝나면 펫이 자동으로 스킬을 써주는 "합법적인" 심알바.




마지막으로 특정 시간이나 채팅에 반응하여 스킬을 써주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매크로" 심알바가 있다.



옳거니!
심알바 자체를 막아 볼 명분을 찾았다.
바로 "매크로" 심알바.



이제 그들은 메이플스토리 고객센터나
인벤과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매크로" 심알바를 내세워 공격하기 시작하고,
여기에 스무스하게 "심알바" 자체가 나쁜 것이라며 물을 탄다.



오랜기간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하며 많은 개발진들을 접했지만
강원기 개발자를 필두로 한 현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은



논란거리가 캐시 아이템의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경우엔
"개선"하기 보다는 아예 "없애"버리는 방식을 택하는
"그래서 없애드렸습니다." 성격의 패치를 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2019.02.28. 매크로 심알바를 개선하는 방식이 아닌
"심알바, 그래서 없애드렸습니다." 패치가 이루어졌다.




분명히 잡기로 한 것은 "매크로"를 이용한 심알바인데
직접 심을 써주는 심알바와
펫을 이용해 심을 써주는 심알바까지 타겟이 됐다.




필자는 심알바를 하거나 이용해 본적도 없다.
가끔 사낭할 때 길드원들에게 심 스킬을 써주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심 버프를 써주는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냥을 하면서 유저들이 써주는 "경뿌"를 안받아 본 사람 있는가?
대부분은 고확 등을 통해 공짜로 써주는 것을 받거나
심알바와 동일하게 젬스톤 등의 대가를 지불하고 경뿌를 거래하기도 한다.




만약 심과 같은 경험치 추가 효과를 가진 경뿌에 대해
젬스톤으로 사고 파는 행위를 막는답시고,
심처럼 사용한 유저의 근처를 벗어나면
효과가 반감되도록 패치 한다면 어떨까?



심알바를 죽이는걸 좋아했던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젬스톤으로 사고 파는 경뿌 역시 패치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개거품"을 물고 반발할 것이다.



왜냐하면 경뿌는 심을 공짜로 받을 확률과는 달리
많은 유저들이 "공짜"로 사용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게 핵심이다.



자신이 "공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냐 없냐에 따라
심과 경뿌에 대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이기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인한테 공짜로 심 버프를 받거나
누군가가 공짜로 경뿌를 써준다고 하면
순식간에 날라와서 혜택을 받지만
이를 대가를 받고 주고 받으면 문제라는 것은
정말 배알 꼴린 이기적인 생각이다.



현실의 축소판인 온라인 RPG 게임.
남이 자신보다 나은 혜택을 받는 것에 배알만 꼴려하는 사람들은
게임이고 현실이고 간에 발전이 없다.
늘 그 위치이거나 내려가지 않으면 다행인 삶을 살게 된다.




나은 삶을 살게 되는 사람들은
심알바를 생각해내어 돈을 버는 자,
이런 서비스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자들이다.



자연스러운 논리에 따라 흘러가는 시장에
개발진이 과하게 개입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으며
개발진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애초 내세운 명분으로 행한 액션이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면 수정 할 필요가 있다.



이 패치는 단순히 심알바를 죽이는 것에서 끝이 아니었다.
강원기가 누구인가.
"그래서 없애드렸습니다."의 주인공이다.



2019.02.28. 패치 이후,
비숍과 좁아터진 같은 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떨어지면 심 효과가 반감된다는 메시지를 수십번씩 보게 된다.




메이플스토리가 캐릭터의 이동 없이 제자리에서 사냥하는 게임인가?
아니면 하나의 몬스터를 집중 타격하여 사냥하는 게임인가?



아니다.



메이플스토리의 사냥 방식은 맵을 사방팔방 정신없이 뛰어 다니며
몬스터 "리젠" 속도에 맞춰 최대한 다작을 하는 방식이다.




파티 버프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매크로 이용을 잡겠다더니
실상은 일반적인 심알바는 물론
같은 맵에서 사냥하는 파티사냥까지 잡아버리는
앞뒤 하나 안맞는 말만 지껄여 놓은 패치를 한 것이다.



개발진은 캐릭터고 아이템이고 얼마든지 찍어내서 테스트하다 보니
메이플스토리의 기본적인 사냥 방식도 망각하게 된 것일까?




아니면 비숍이 파티원이 어디로 가는지
개처럼 졸졸 따라다니길 바라는 것인가?



보스를 할 때도 심의 드랍률 증가 효과를 받기 위해선
파티원들이 옹기종기 뭉쳐 있어야 하는데
이따위면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아도
제자리에서 보스를 잡을 수 있게 내놔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이지.
캐시 아이템의 매출과 관련된 것이 아닌
일반 컨텐츠에서 논란이 생기면 개선보다는
그냥 없애버리는 강원기식 패치는 분명히 문제가 있으며,



신입 개발자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방향을 제시했어도
강원기 개발자가 신중히 걸렀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보는데
꾸준히 "그래서 없애드렸습니다" 식의 패치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그 위치에 맞는 결정들을 하고 있는지 심히 의심이 든다.
적당한 패치로 "짬" 값 좀 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공짜"로 혜택을 받고 못 받고에 따라
이기적인 논리를 들이대는 자들은
신기하게도 어떠한 그릇인지 맞아 떨어지는 흥미로운 구경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