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사이트라는 스킬은 메이플스토리 초창기부터 존재하던 스킬로서, 원래는 일반 몬스터의 물리 데미지를 무효화하는 대신 공격을 할 수 없게 해주는 스킬이었습니다. 하지만 몬스터의 마법 데미지는 무효화하지 못했고, 그래서 다크 사이트를 믿고 맵 탐험을 가다가 타우로마시스같은 몬스터에게 죽어본 기억이 있는 유저분들도 몇몇 있으실 겁니다. 
당시 다크 사이트는 사냥에서 활용도가 거의 없었고, 보스전에서 또한 활용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저 도적이라는 컨셉에만 맞고 활용도는 거의 없는 '잉여 스킬' 이었죠.

하지만 이 스킬이 어느 순간부터 '희대의 OP 스킬'이 되었습니다. 보스의 패턴이 변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요. 언리미티드 패치 이후 보스의 많은 패턴이 maxHP의 비례 공격으로 변하여 방어력이 아무리 높아도 굉장히 위협적인 데미지를 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크 사이트 스킬은 원래의 '마법 공격을 막지 못한다'는 컨셉을 깨고 maxHP 비례 공격을 막게 되었고, 이 때부터 상당한 생존기로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지난 리부트 패치 이후 메이플스토리는 직업군의 특수한 유틸리티를 일부 하향하는 방식으로 밸런싱을 하고 있습니다. 부활기(개인 헤븐즈 도어) 등이 그 예인데요. 메이플스토리 기획진의 패치 방향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유틸리티 너프가 생각 없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너프된 유틸리티는 '유저의 컨트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존재하지 않더라도 보스나 사냥에 있어서 충분히 플레이가 가능한' 유틸리티였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개인 헤븐즈 도어 (부활기)는 쿨타임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나는 하향 패치를 받았는데, 부활기는 클릭 한번으로 사용해 놓으면 사망에 이르는 공격을 받을 때 자동으로 소모되는 방식이라 '컨트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그리고 '존재하지 않더라도 타 스킬이나 움직임을 사용한 컨트롤로 그 부족분을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스킬이었기 때문에 해당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에 반해 매직 가드나 트리플 점프 등은 (매우 당연하게도) 조정을 받지 않았는데, 이는 '유저 컨트롤의 일부로서' 작용하는 스킬인지라 이 스킬이 없으면 정상적인 컨트롤이나 생존이 힘들거나 순간적인 상황 판단에 의존하는 생존기이기 때문에 컨트롤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 스킬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크 사이트도 이 하향을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바로 maxHP 비례 공격 방어 시 3초씩 최대 15초의 쿨타임이 붙게 된 것이죠. 근데 다크 사이트의 하향은 수치적으로 잘못되었습니다. 클릭 한번으로 사용할 수 있어 컨트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음이 자명하고, 존재하지 않더라도 트리플 점프 등으로 충분히 보스의 패턴을 파훼할 수 있는 유틸리티이기 때문에 큰 폭으로 하향되는 것이 맞았는데, 지금 이 쿨타임은 (보스가 위협적인 패턴을 거의 연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음을 고려하면) 사실 있으나 마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개발진이 놓쳤을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 있습니다. 위 문단에서 지적했듯이 다크 사이트와 부활기는 본질적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크게 하향되어야 하는 유틸의 2가지 본질' 즉 , 컨트롤을 거의 타지 않는 점, 없어도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한 점을 만족시키는 것은 이 둘 다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다크사이트가 '오벨 스킬'로 불리는 점과 일맥상통하기도 하구요.

지금까지 다크 사이트의 하향의 당위성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제가 개발진은 아닙니다만 개발진의 입장에 서 보면 다크 사이트가 '적극적으로 하향되지 않은 것'이 조금 이해가 가긴 합니다. 다크 사이트라는 스킬 자체가 '어드밴스드 다크 사이트'와 '인투 다크니스'같이 여러 스킬에 맞물려 있어서 일정 수치 이상의 하향이 어렵다는 문제를 개발진이 마주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다크 사이트의 컨트롤적 요소가 거의 없는 문제점을 '유저의 컨트롤에 많은 영향을 받는' 생존기로 바꾸는 형식으로 해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크 사이트가 아예 삭제된다고 해도' 도적 직업군들의 생존에는 하등의 지장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여 이 스킬의 스킬 코스트(Skill cost)를 높게 하고 성능을 낮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아래는 개편안 프로토타입 몇 개입니다. 개편안에서 주목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적 직업군의 생존은 애초에 하등의 문제가 없으므로, 스킬 코스트를 매우 높게 하고 성능을 낮게 할 것
 - 다크 사이트의 기존 컨셉 (어둠, 그림자)와 최대한 부합하는 스킬을 만들 것
 - 유저의 컨트롤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는 스킬로 만들 것
 - 기존의 어드밴스드 다크 사이트, 인투 다크니스 스킬을 크게 조정하지 않는 선에서 완벽히 호환되는 스킬로 만들 것
 - 섀도어, 듀얼블레이더의 경우 근거리 직업임을 고려하여 스킬의 성능을 조금 더 높게 조정할 것


[기획안 1] - 다크 사이트의 '존야의 모래시계' 화

다크 사이트
 - 스킬 이름이 '섀도우 어시밀레이션'으로 바뀝니다.
 - 순간적으로 그림자에 동화됩니다. 사용 시 3초동안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지만, 움직일 수도 없게 됩니다.
 - 재사용 대기시간 300초. 단, 근거리 격수는 180초입니다.
어드밴스드 다크 사이트 : 
 - 다크 사이트 기능은 현재의 기능과 같습니다. 하지만, 다크 사이트 상태에서 각종 피해와 상태 이상을 방지하는 기능이 사라집니다.
인투 다크니스 : 
 - 다크 사이트 상태가 되는 것은 현재와 같습니다. 하지만, 다크 사이트 상태에서 각종 피해와 상태 이상을 방지하는 기능이 사라집니다.
 - 재사용 대기시간이 사라집니다.


[기획안 2] - 다크 사이트의 '로얄 가드' 화

다크 사이트 
 - 스킬 이름이 '가드 오브 다크니스'로 바뀝니다.
 - 스킬 사용 시 단 한 번의 maxHP 비례공격을 막아주는 방어막이 1초동안 지속됩니다.
 - 재사용 대기시간 300초. 단, 근거리 격수는 180초입니다.
어드밴스드 다크 사이트 : 
 - 다크 사이트 기능은 현재의 기능과 같습니다. 하지만, 다크 사이트 상태에서 각종 피해와 상태 이상을 방지하는 기능이 사라집니다.
인투 다크니스 : 
 - 다크 사이트 상태가 되는 것은 현재와 같습니다. 하지만, 다크 사이트 상태에서 각종 피해와 상태 이상을 방지하는 기능이 사라집니다.
 - 재사용 대기시간이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