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던지는 여자

 

 평행세계를 포함한 여러 세계에는 많은 미인들이 있다. 그건 룬테라도 마찬가지였고 굳이 따지자면 룬테라의 미인은 이계의 미인보다 압도적인 미를 자랑한다.

 이를테면 꼬리가 아홉 개인 그녀는 뜨거운 곳에서나 차가운 곳에서나 한결같이 부드러운 피부를 유지한다. 마치 사람의 정기를 빨아서 자신의 피부에 몽땅 부은 건 아닐까 싶을 만큼 부드러운 피부는 몸을 섞은 남자라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머릿결의 향기를 맡았다 하면 그것만으로 사랑에 관심이 없는 남자가 사랑이 생길 정도에, 가냘프면서도 청량한 눈을 마주치면 사랑하는 이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른 사랑에 빠질 정도다.

 룬테라에는이와 같은 미인이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아직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유형을 보자.

 또 다른 그녀는 머리가 빨갛다.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새빨간 머리칼과 물결보다 자연스런 웨이브는 뜨거운 태양을 사랑하는 동시에 드넓은 바다를 좋아함을 드러낸다. 그녀의 눈매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그녀가 출항하기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은 한결같이 그녀에게 고백한다. 귀족이나 장군들이 그녀의 라인을 보면 약혼마저 파기하고 그녀에게 고백할 정도였으며 심지어는 왕이 나서서 그녀와의 결혼은 자신밖에 하지 못한다, 라는 이상한법률을 만들기도 했다.

 이제부터 시작할 이야기는 그녀들의 이야기다.

 그녀들은 지금까지 굉장히 오래되고도 고된 시간을 보내 여기까지 왔다. 현재는 층당 오십이 조금 넘는 3층 집에서 생활 하고 있으며 함께생활하는 클래스메이트는 총 다섯. 그녀들은누구랄 것 없이 남색을 즐긴다. 오히려 남자가 없으면 일상 생활이 안 될 정도지만 각각 특징이 다르다.

 가령 꼬리가 아홉 개인 그녀는 열일곱 미만의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든지, 금발의 단발을 한 그녀는 오빠 같이 기댈 수 있는 남자하고만 잠을 잔다 던지, 그 외로다양한 특징들이 있지만 그것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보기로 하자.

 

 하아, 오늘도 글렀어. 정말이지 이곳은 어린 남자가 너무 없단 말이야.”

 얼굴 양 옆에서 고양이 같은 수염이 세 개씩 그려 있는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영계보다는 잘생긴 남자가 좋지 않아? 이왕이면 야망도 있는 남자로.”

 후후, 너도 어린 남자를 만나보면 생각이 바뀔텐데. 아쉽네.”

 아리의 말을 이해 못하는 빨간 머리의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갸웃함과 동시에 빨간색 머리칼이 윤기가 돋보일 정도로 찰랑거린다. 그녀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시계를 보고는 그럴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세 시까지 시계탑앞에서 보기로 했는데.”

 아아. 그러고 보니 나도 곧 약속시간이다. 빨랫줄에 걸어 논 검은색 브라는 너가 입었어?”

 , 신상은 3층옷장에 넣어 놨어. 괜찮으면 그거 써 줘. 오늘은 왠지 이걸입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는 세라포츈은 목을 숙여 자신의 속옷을 보았다. 만족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아서인지 아리는 짧게 웃으며 대꾸했다.

알았어. 다녀와.”

 세라포츈이 문밖으로 나서려 하자 아리는 깜빡 했다는 듯,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치고는 세라포츈의 행동을 멈추었다.

 포츈! 며칠 동안 다들 출장이래! 일주일 동안 집에는 우리 둘 밖에 없을 거야. 나도 오늘만은 집에 안 들어 올 거니까 집에 남자 데려와도 상관없어. 알아둬!”

 알았어, 고마워~.”

 상쾌한 웃음으로대답하는 포츈은 그렇게 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