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로스트아크 세계관과 카멘을 바탕으로 한 비공식 2차 창작 소설입니다.

※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과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 게임 내 1부 시나리오 이후를 바탕으로 상상한 이야기입니다.

※ 카멘 및 메인 스토리 관련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 대표 이미지는 AI로 제작하였습니다.








18. 어둠의 귀환



루와 모험가는 제단의 문 앞에 섰다. 니나브가 소녀를 보호하며 천천히 뒤따랐다. 모험가가 석재 문을 부쉈다. 자욱한 연기와 먼지가 흩어졌을 때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제단 위, 긴 은발을 늘어뜨린 누군가가 벽에 박혀있었다. 가슴을 꿰뚫은 검에서는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를 결박한 나무뿌리도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뒤따르던 소녀가 차마 볼 수 없다는 듯, 눈을 가렸다. 니나브는 그런 소녀를 두 팔로 감싸 주었다. 하지만 니나브와 모험가를 더 불안하게 한 건, 공간 한가운데에 감도는 어둠의 기운이었다. 루는 위험한 기운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제단까지 앞서갔다.

루는 그가 매달린 벽 앞에 털썩 주저앉으며 안타까운 한탄을 했다.


[이럴 수가. 그대가 어찌 이런.]


모험가는 루를 뒤따르다 멈칫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저 존재의 주위에도 어둠의 기운이 감돌았다. 루는 나무뿌리에 앞발을 올리며 계속 그를 깨우려 했다.


[그대, 눈을 뜨게나.]


검은 기운에 따라 길게 늘어진 은발만 일렁일 뿐, 그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모험가는 그런 루의 뒤로 다가갔다. 그러다 또 멈칫했다. 그 가슴에 박힌 검이 낯이 익었다. 설마.


[카멘, 제발 정신 차리게. 우리는 무사하다네.]


모험가가 놀라며 물었다.


카멘이라고?


모험가는 위를 올려보며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흐트러진 은빛 머리카락 사이로 창백한 얼굴이 보였다. 입가에 피를 흘리고 초췌해진 얼굴이었지만, 이전의 기억이 떠오를 것도 같았다.

단 한 번 보았던…잊을 수 없는 공포와 절망의 기억을.


모험가는 본능적으로 무기부터 꺼내 들었다.

루는 고개를 숙이며 모험가를 돌아보았다.


[미안하네. 사실대로 말하지 못해서.]

어째서? 이게 어찌 된 상황이지?

[그는 우리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어. 그를 도와주어야만 했네. 나중에 다 말해줄 터이니, 지금은 부디 도와주게나.]


모험가는 이 사실을 니나브에게 전하지 못한 채 굳어 있었다.

그가 살아 있다고 확신한 자는 루뿐이었고, 모험가만이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모험가는 혼란스러웠다. 뒤에 있던 니나브는 심상찮은 반응과 위험한 기운 때문에 당황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무슨 일이지? 저 사람은 대체 누구야? 어째서 이곳에 어둠과 혼돈의 기운이….”


소녀가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울며 엎드렸다.


“아저씨…어떡해. 케이브 아저씨.”


그때 카멘의 눈이 서서히 떠졌다.

그의 반응에 모험가와 니나브는 긴장했지만, 루는 화색이 되어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섰다.


[카멘. 정신이 드는가. 살아 있을 줄 알았네. 다행일세.]


루의 말이 모험가에게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저 뒤의 소녀도 그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며 있는 힘을 다해 불렀다.


“아저씨! 케이브…아저씨.”


성물로 흘러가는 피와 어둠의 기운이 멈췄다.

카멘은 목을 울렁이고는 숨을 삼켰다. 그리고 나무뿌리에 얽힌 팔을 들어 올리려 했다.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우지끈 소리를 내며 공간이 진동했다. 그의 가슴에 박힌 검을 타고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둠의 기운이 요동쳤다. 니나브는 날개의 통증을 느끼며 왼쪽 어깨로 손을 가져갔다.


“설마…아, 안 돼. 위험해.”


잡을 새도 없이 소녀가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니나브와 모험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소녀와 루는 그를 걱정하며 계속 부르짖었다.



***



카마인은 눈앞의 존재들에게 관심 없다는 듯, 벨크루제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너희 그림자들은 또 하나를 잊었군.”

“뭘 말이냐?”


세이튼은 카마인의 여유가 허세라고 생각했다.

카마인은 벨크루제를 거두고는 머리를 쓸어 넘기기까지 했다. 그리곤 위를 바라보았다. 어둑한 저 위는 제단이 있는 곳이었다. 어둠의 주인이자 혼돈의 힘이 흘린 피를 성물이 모아 담는 곳.

카마인이 눈웃음을 지었다.


“그가 카멘이란 사실을.”



***



카멘의 눈이 점점 붉게 변해갔다. 마침내 뿌리치고 자유로워진 손으로 가슴에 박힌 검을 잡았다. 카멘은 피를 토하고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가슴 깊숙이 박힌 검을 서서히 뽑아갔다.

날카로운 톱니 날마다 피가 흐르고,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루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를 올려보았다. 소녀는 차마 볼 수 없어 다시 눈을 가렸고, 모험가와 니나브는 이 끔찍한 광경에 말을 잃고 서 있을 뿐이었다. 제단 한가운데로 모여들던 피와 어둠의 기운이 빠르게 움직였다.


성물 위로 검은 기운이 역류하며 흘러넘쳤다. 이내 성물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세이튼의 새하얀 눈에 힘이 들어갔다. 쿠크도 올려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저 위의 공간에 금이 갔다. 성물이 있을 위치였다.

카마인은 빙긋 웃었다.


“차라리 찻잔에 온 바닷물을 담겠다고 해. 그깟 성물로 태초의 어둠을 다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카마인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의 눈이 붉게 빛났다.


“감히 내 혼돈의 힘을 감당하리라 생각했나!”



***



드디어 어둠의 검이 제 주인의 가슴에서 나왔다. 검붉은 피와 어둠과 혼돈이 뒤섞인 기운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성물이 깨졌다. 깨진 성물의 파편이 어둠과 함께 치솟았다. 거대한 나무뿌리의 틈 곳곳에서도 검은 기운이 쏟아졌다. 공간 전체가 점점 더 크게 흔들렸다.


니나브는 재빨리 소녀를 끌어안으며 감쌌다. 

루를 비롯해 모두가 자세를 낮추고 거센 바람을 견뎠다.


세찬 바람과 공간이 진동한 끝에 카멘이 드디어 내려왔다. 그의 주위로 끊어진 나무뿌리들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카멘은 검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몸에서 계속 검푸른 기운이 배어 나왔다.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의 거친 호흡만이 침묵과 어둠을 내리눌렀다.

루가 그에게 다가서려 했다.


[그대, 괜찮은가.]

“…멈춰라. 가디언.”


더 다가가지 못하고 루는 멈춰 섰다. 그는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가슴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루는 그것이 걱정되어 다시 한 걸음 내디뎠다.

카멘이 갑자기 고개를 들며 언성을 높였다.


“가디언, 물러서!”


일순간 그의 눈이 붉게 빛났다.

니나브는 일말의 의심 끝에 그의 정체를 확신했다.


“카멘! 네가 어째서….”


소녀가 니나브와 아저씨를 번갈아 바라보다 곧바로 부정했다.


“…아니야. 아저씨…카멘 아니야.”


모험가와 루는 동시에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소녀는 니나브의 팔을 풀고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아저씨. 아니죠? 카멘은 우리 아빠도 죽이고, 엄마도 죽인 나쁜 악마야. 무서운 악마…아저씨는 아니잖아.”


카멘은 숨을 몰아쉬며 소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의 붉게 빛나는 눈이 조금씩 옅어져 갔다. 소녀는 떨리는 손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켰다.


“아니잖아. 케이브 아저씨. 나, 나도 죽게 만든 악마…아, 아니잖아.”


침묵이 이어졌다. 제단의 불길한 소리도 어둠의 흐름도 모두 정적처럼 느껴졌다. 소녀의 말소리가 점점 떨려갔다.


“아니잖아, 아저씨…아니야!”


아저씨는 끝내 말이 없었다. 소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카멘은 숨만 몰아쉬었다. 그의 눈빛이 옅은 주홍빛으로 물들다 소녀가 말하던, 호박색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다. 카멘의 피를 머금은 입술만이 아주 작게 미동했다.


소녀여, 어째서 나를 부정하는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묻지도 못했다. 그저 그렁한 눈과 마주할 뿐이었다.

다가오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소녀를.

카멘은 이제 태초의 빛이 말하던 ‘업보’란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 것도 같았다.


눈물을 흘리던 소녀가 무너졌다.


[얘야.]


루가 소녀에게로 급히 달려갔다. 

니나브가 먼저 소녀의 상태를 살폈고, 모험가도 그들에게 달려갔다.


카멘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어둠을 뿜어내는 혼돈의 존재가 그은 경계였다.

소녀의 숨은 붙어 있었다. 루는 잠시 그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내 사방이 어두워졌다. 어둠의 기운이 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일제히 카멘에게 몰려들었다. 모험가와 니나브는 그때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둠의 기운은 그들이 선 자리만 비워두고 있었다. 이 어둠 속에서 자신들이 무사한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의문도 남았다. 어째서.


공간이 다시 진동했다. 카멘에게 몰려들던 어둠은 이제 공간을 둘로 나눴다. 제단과 문이 있던 출구로. 카멘의 모습도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

루는 걱정스럽게 카멘이 있던 방향을 바라보았다.


[카멘.]


어둠 너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물러가라. 가디언.”


낮고 차분한 목소리에는 지난날의 음산한 울림이 섞여갔다. 

어둠에 휩싸인 목소리에 루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제단으로 응축되어 가는 어둠의 기운이 소용돌이쳤다. 진동이 심해졌다.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후드득 소리를 내며 끊어지기 시작했다. 모험가가 소녀를 안아 들었다. 어둠이 직접 닿지는 않았지만 니나브는 검게 물든 날개 때문에 힘겹게 일어섰다.


“나가야 해. 루. 일단 탈출하자.”


루는 제단이 있던 어둠을 돌아보았다. 정신을 잃은 소녀와 검게 물든 니나브의 날개를 보며 루는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루와 일행은 출구로 향했다. 문의 경계를 넘어서자마자 거대한 짐승의 형상이 그들 앞을 가로막았다. 모험가는 하마터면 소녀를 놓칠 뻔했다. 거대한 그림자는 이를 드러내며 붉은 눈을 빛냈다.


늑대 형상의 그림자, 고메이사였다.

그것은 더욱 커진 덩치와 흉포해진 이빨을 드러냈다. 모험가는 소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그림자 앞에 섰다. 니나브도 날개의 고통을 누르며 활을 꺼내 들었다. 루가 소녀의 곁을 지켰다.


늑대의 발톱이 바닥을 후벼팠다. 모험가는 몸을 굴려 피했다. 그의 반격을 이번엔 늑대가 피했다. 이어 쏟아진 니나브의 화살에 늑대의 실루엣이 일렁거렸다. 늑대는 니나브를 뛰어넘어 제단 쪽으로 미끄러졌다. 짐승의 사나운 발톱이 바닥을 긁으며 소름 돋는 소리를 냈다. 늑대가 멈춘 곳은 루와 소녀의 근처였다. 늑대의 붉은 눈이 루와 소녀를 향했다.


“안 돼!”


니나브가 외치며 빠르게 날아갔다. 검게 물든 왼쪽 날개에서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늑대의 그림자가 더 가까웠다. 루는 고개를 숙이며 소녀를 감쌌다. 달려드는 늑대가 주둥이를 벌렸다. 날카롭게 빛나는 송곳니가 드러났다. 

루와 소녀를 통째로 삼키려는 찰나,

깡-

늑대의 이빨이 검을 깨물고 부서졌다.


루는 뒤를 돌아보았다. 카멘이었다. 루와 소녀 뒤에 선 그가, 앞으로 내리꽂은 검으로 늑대의 이빨을 막아냈다. 달려오던 니나브와 모험가는 순간 멈칫했다. 루의 뒤에서 나타난 카멘은 지난날의 검은 갑주를 두른 모습이었다.


뇌리에 각인된 공포와 절망의 모습.

그 모습 뒤로 거센 어둠이 따라왔다.

카멘이 루와 소녀를 지켜주었지만, 본능적 공포는 어쩔 수가 없었다.


투구의 눈에서 파란빛이 번뜩였다.


“쿠르가르.”

태초의 어둠이 태초의 소리로 명했다.


낮게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는 자청색 빛과 함께 거센 바람이 되었다. 자청색 바람은 짐승의 그림자를 짓누르고 니나브와 모험가까지 휩쓸고 지나갔다.


니나브와 모험가는 움츠린 자세를 펴며 일어섰다.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짐승의 그림자는 검게 짓눌려 땅에 박혀버렸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림자가 일렁이며 바닥을 헤맸다.

루는 덩그런 눈망울로 그를 올려보았다.


[카멘, 그대.]


카멘은 검을 거두고 뒤로 물러섰다. 어둠의 기운이 그를 넘지 않고 계속 소용돌이쳤다.


“돌아가라. 가디언.”


투구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음산하게 울려왔다. 루는 그 너머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하, 하지만, 그대만 두고 이대로는….]

“…가라. 루.”


그 말을 끝으로 그의 모습도 소용돌이치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루의 새파란 눈에 젖은 빛이 더해갔다. 루는 직감했다.

이제 돌아갈 수 없다. 그 평온했던 시간으로.

니나브와 모험가가 다가왔다. 모험가는 소녀를 안고, 니나브가 루를 이끌었다.


“가자, 루. 어서 나가야 해.”


그들이 지나간 자리를 어둠의 기운이 덮어갔다. 반대편으로 말려들며 소용돌이치는 어둠이 어떻게든 그들에게 닿지 않으려 하는 듯했다. 그것을 알기에 루는 마음을 다잡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



사방에서 어둠의 기운이 쏟아져 내렸다.

쿠크와 세이튼은 폭포처럼 쏟아지는 검은 기운에 당황하며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갑자기, 이거 왜 이래.”


카마인은 여유롭게 웃었다.


“너희 그림자들도 선택해야 할 거다. 혼돈의 귀환이냐. 새로운 혼돈이냐.”


그의 시선이 위를 향했다. 쏟아지는 어둠이 마치 자신에게 돌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에 너희들의 자리는 없지.”


이 어둠을 손끝에서 다루던 감각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곧 모두를 되찾을 것이다.

카마인은 낮게 중얼거렸다.


“루페온이 만든 운명이 그에게 등가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카마인의 뒤로 포탈이 열렸다.


“머지않아 혼돈의 신은 귀환하리라.”


카마인은 어둠의 폭포를 피하기 바쁜 광대를 비웃으며 포탈로 들어갔다.



***



그림자의 제단을 빠져나오자 비로소 아크라시아의 공기가 느껴졌다.

일행은 서둘러 모험가가 준비한 배에 올랐다. 출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지를 뚫고 어둠의 기운이 화산처럼 솟아올랐다. 니나브는 불길한 눈빛으로 왼쪽 어깨를 짚었다.


“……?”


이상하게 아프지 않았다. 니나브는 날개를 돌아보았다. 검게 물들었던 날개가 다시 맑고 투명하게 돌아와 있었다.


언제부터였지.

니나브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늑대 형상의 그림자. 그것의 이빨을 막아섰던 공포와 절망의 존재.

‘쿠르가르.’

자청색 빛과 함께 몰아쳤던 바람.

그 바람이 스친 뒤부터였을까. 니나브는 막연하게만 느낄 뿐이었다.


어둠의 기운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그림자들의 제단과 대지를 모두 갈아엎으며 바다로 번져갔다. 저 어둠이 바다를 얼마나 집어삼킬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니나브와 모험가, 배의 선원 모두가 걱정하며 이 사태를 의논했다.


선미에 선 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루의 시선은 여전히 세찬 어둠의 저편에 머물렀다. 어둠은 파도와 바람을 밀어내고 깊디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갔다.

말하지 못한 것들과 함께.


루는 그것들을 오래도록 바라볼 뿐이었다.



***




저기서 소녀를 구출하지 않았다면 카멘이 광폭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혹시라도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요기 아래서 다음 편을 더 빨리 보실 수 있습니다. (폐가 광고-3-;;)

https://blog.naver.com/la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