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써오고 싶었는데 양이 워낙 많고 자료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늦었음.
제목은 4가 붙었지만, 전에 쓴 글은 안 봐도 괜찮음
수정할 부분이 많아 그냥 이게 1편이라 생각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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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시아의 역사와 진실에 대한 해석 -4-





고대의 종족 전쟁을 해석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루페온은 선(善)인가?'

루페온이 선이라면 할이 악이며,
루페온이 악이면 할이 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루페온이 많은 것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그 의도가 선한지 악한지 모를 뿐이다.

창세기부터 시작된 루페온의 거짓을 먼저 살펴보자.






아크라시아의 탄생 2권에서 혼돈의 신 이그하람의 아크를 탐욕하는 시선이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혼돈으로 변했다는 말 자체가 어색하지 않은가?
존재 자체가 혼돈인데 어떻게 혼돈으로 변할 수 있을까?

아무튼 마음은 장바구니에 이미 담았는데 실제로 이그하람이 뭔가를 하진 않았다.
그냥 태초부터 존재한 자들과 팝콘이나 튀기면서 온갖 일로 지지고 볶는
자극적인 콘텐츠로 가득한 루페온튜브를 구독하고 있었다.


 루페온이 만든 일곱 신 중 조화의 신 기에나가 생명의 원천인 바다를 창조한 이후, 하나의 대륙은 여러 개로 쪼개져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게 되었다. 초기에 루페온은 각 대륙에 자리잡은 아크라시아의 종족들을 위해 아크의 힘을 나누어 주었고, 종족들은 빠르게 발전해 나갔다. 그러나 아크의 힘으로 인해 아크라시아의 종족들은 교만해졌으며, 타락하여 신의 질서에 대항하기에 이른다. 이에 분노한 루페온은 종족들로부터 아크의 힘을 다시 빼앗아 일곱 개의 조각으로 분리해 신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일곱 신에게 새로운 종족들을 창조할 것을 명했다.


질서라는 순환고리를 견고히 하기 위해 행해지는 수많은 몰살 엔딩.
빛의 신이라는 루페온은 악이 발생하도록 방관하고, 무자비하게 심판하는 신이다.

로아의 세계관은 자유의지마저도 운명에 의해 이미 결정된,
근본적으로 ‘자유의지’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철저하게 설계된 세상이다.
(모험가의 행보가 운명을 비틀고 세상에 자유를 가져오는 듯 하지만 실상은 우리의 출현조차 미리 예언되었다.)

이 말은, 루페온은 모든 걸 다 알면서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이 악이란 미끼를 뿌려놓은 세상에 피조물을 내던지고
유혹에 걸려드는 놈이 있으면 마치 '이 날만 기다렸수다!'하는 것처럼 멸족을 남발하는데
우리는 무엇 때문에 루페온을 섬겨야 하는가?
'악한 상황'을 초래하게 하는 신이 과연 숭배할 가치가 있는가?

루페온의 선함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기준조차 제멋대로라는 점이다.
똑같이 아크를 탐하고 세상에 혼란을 가중시켰지만,
다른 고대 종족과 할족의 경우와 달리 세이크리아 이 개잡놈들은 지금까지도 멸망하지 않았다.

루페온이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그냥 아크를 자기가 가지고 있으면 된다.
하지만 매번 아크를 세상에 뿌려놓았고, 창조와 파괴를 반복했다.
기독교에선 그나마 회개라도 하면 용서하지만, 루페온은 아무리 빌고 회개해도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냉정한 모습은 ‘심판의 당위성’을 위해 피조물을 도구처럼 쓰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점은 황혼의 교리와 일맥상통한다.


'루페온은 선(善)인가?'

아니다.

'루페온은 그저 질서다.'

악이나 선의 의지가 담기지 않은
탄생과 번영, 유지, 쇠락, 죽음, 재생의 순환

혼돈의 신 이그하람이 질서(카제로스)에 의해 근원의 힘을 점차 잃은 것으로 보아
압제를 해서라도 순환의 고리를 지켜내는 것이 루페온의 유일한 의도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유일한 의도는 피조물의 입장에선 끔찍한 재앙인데...
이 설정의 모티브는 선악과(아크)와 프로메테우스 신화라 볼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단계를 거쳐 여러 신화가 혼합된 흔적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찾아보자.




1 - 할족은 불을 숭배하면서 왜 '태양'이 아닌 '달'을 종족의 상징물로 삼았을까? 








이 정도 분량은 적당한가? 어느 정도에서 끊어서 써야할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