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지인 아이디(다이아 후반~마스터 초반 구간)로만 플레이하고 있는 본티어 4100+ 힐탱 유저임.
모스트 캐릭터는 디바, 윈스턴, 모이라, 야타, 메르시, 루시우, 아나임

사람들은 부캐 유저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 
물론 나도 한동안 이에 대해 욕하면서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 또 왜 오버워치는 이 현상이 부각되고 있을까?  

왜 그러냐?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래 구간가서 양학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솔직히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본인 티어보다 아래 구간에서는 상대편도 못하지만 동시에 같은 편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팀 때문에 암 걸릴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경우도 많음. 

트레이서와 위도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같은 팀의 케어를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자기만 잘났다고 무쌍 찍는 경우 생각보다는 별로 없습니다(3티어 이상 차이날 경우 제외)


본인이 생각하는 제일 중요한 원인은, 바로 상위 구간에서 게임하더라도 아래 구간이랑 별 다를 바 없는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4100점 정도 점수면 내 점수 뿐만 아니라 4300+ 구간 사람들도 3판 중에 1판 정도는 만나는 구간임
(그 위에 구간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큐돌리면 4100점대랑 랭커 이상 구간이랑 ㅈㄹ 잘 만남). 

그런데도 10판 하면 적어도 5판 정도는 12명 중에 1명 이상은 무소통 or 원챔 or 트롤이 반드시 포함이 됨. 이런 상황에서 기껏 점수 올려봐야 트롤이 같은 편에 있나 상대 편에 있나 여부로 승패가 갈리는데 경쟁전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나 같은 경우는 처음에 점수 올려서 어떻게든 경쟁전 같은 빡센 분위기를 느껴보자라는 취지에서 개빡겜했지만, 소위 천상계라는 구간에서도 트롤의 빈도가 적어질 뿐이지 여전히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이 나타나는 걸 보면서 현타를 느꼈음. 


나로 말하자면, 시즌 3때 솔저로 경쟁전 처음 시작해서 실버부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 후 '아 나는 게임에 재능이 없구나'라는 겸손한 생각에 루시우 원챔 컨셉을 시작으로 무조건 힐탱 픽을 통해 우리편 조합에 맞춰주고 팀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즌 4, 5때는 다이아 겨우 찍고 시즌 내내 2900~3100 구간에서 허덕였고, 
시즌 6때는 고사양 피시방에서 듀오로 그마 처음 찍었고 이후 솔랭으로 그마 찍은 아이디만 3개가 있음.
 
사람들이 말하는 정치질? 전혀 안했구요. 혼잣말로 욕하는 거? 그것도 안했습니다. 
무조건 나는 '파이팅 파이팅, 우리팀 잘 할 수 있어요. 팀보 들어와 주세요. 맞춰드릴게요. 우리 이길 수 있어요'이런 멘트만 거의 6개월 동안 스트레스 존나 받아가면서 피시방에서 항의 받을 만큼 개빡겜 했습니다. 

그런데 위로 갈수록 내가 이상향으로만 느꼈던 소위 천상계 구간도 이미 썩을대로 썩어서 부캐, 대리, 트롤, 원챔 문제가 전혀 사라지지 않는 것임. 이런 상황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왜 이런 게임에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게임해야 하는가?'이었음


그리고 저번 시즌부터 후배 플레티넘 아이디를 빌려서 생전 안하던 솔저, 호그, 솜브라, 리퍼 등을 픽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팀보도 팀에서 욕하거나 정치질 시작하면 꺼버렸고, 남들이 던지면 똑같이 던지면서 게임을 했음. 

뭐 본 티어 점수가 있어서인지 마스터 중반 구간까지는 쉽게 올리더군요.
(최고점 3960에서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마는 안찍음) 
그런데 신기한 것은, 본인이 트롤을 하는데 전혀 스트레스도 안받고, 더 재밌고, 게다가 제재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거북함을 느끼는 분들, 이해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정녕 유저만의 문제입니까? 왜 운영진은 저처럼 비매너하는 사람들에 대해 전혀 제재가 없으며, 더 근본적으로 이러한 엉망진창인 게임 구조를 개선할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습니까?

솔직히 나 같은 경우 아래 티어 아이디를 플레이하면서 10판 게임하면 5판 정도는 딜러로 빡겜하고, 3판 정도는 조합봐서 힐탱 픽하고, 나머지 2판 정도 팀에 트롤 짓하거나 정치질 시전하면 던지는 수준으로 플레이하고 있음. 
그런데 나는 커녕 10판 게임할 때 9판은 트롤짓 하는 유저에 대해 운영진은 전혀 제재를 안하고 있음. 
 

부캐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하는 것,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먼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생각도 같이 해보길 바랍니다. 
한국인 종특이니, 단순한 비매너 유저의 문제니하는 의견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버워치는 게임 구조 자체가 모순적인 나쁜 게임임. 


--------------------------------------------------------------------------------------
결론: '나는 매너 유저다. 그렇지만 오버워치하면서 스트레스 받는다'라는 사람들, 그냥 접으세요. 아니면 다른 아이디 만들어서 본인 하고 싶은 것 하는게 훨씬 이득입니다. 오버워치는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게임이잖아요?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게임하면 즐겁습니까? 

ps. 솔직히 6시즌 동안 개빡겜+매너플레이 했으면 할만큼 했다 ㅇㅈ? 난 게임 구조 자체가 바뀌기 전까지는 스트레스 받으면서 무조건 매너 플레이할 생각 없다. 이 게임은 매너=호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