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당 등록기 1편 : https://www.inven.co.kr/board/diablo2/5735/653411
*편의상 반말로 씁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연애를 못해보진 않았다. 때는 전역 후 한 유명 공기업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던 2012년, 역시 이번에도 키가 작고 깨끗한 피부에 약간은 통통한, 바스트는 약 B~C정도 되는 베이글이 있었다.
전역 후 세상 어떤 여자라도 꼬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나는 그녀에게 들이댔다. 말을 걸면 얼굴이 빨개지며 대답도 작게 겨우 하는 그녀가 너무 귀여웠고, 나는 약 한 달을 들이댄 결과 그녀의 집에서 잠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었고, 어머니는 밤낮없이 일하시는 분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가정 환경이 그렇게 됐겠거니 했지만 조금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가 왜 둘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새터민, 즉, 탈북자였다. 아버지는 휴전선 너머에 생사도 모르는 상태고, 어머니는 2009년, 본인은 2011년 탈북에 성공했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국정원에서 배경 조사를 마친 후 한 시설에 입소해 말투, 법령 등 각종 교육을 받고 정부에서 작은 집과 약간의 생활비를 지원받아 살아간다. 그녀는 시설 퇴소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여서 자기도 모르게 그쪽 말투가 나올까봐 말을 거의 안했다고 했다. 공기업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일종의 정부 지원이라 했다.

20대 초중반의 체력, 에너지, 시간과 거의 매일 비다시피 하는 그녀의 집 덕분에 나는 일주일의 약 4~5일을 그 집에서 잤다. 부모님 눈치가 보일 때는 새벽에 갔다가 부모님 눈 뜨기 전에 다시 몰래 들어오기도 했다.
사귀자고 말을 제대로 한건 아니었지만 나는 그녀와 데이트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같이했다. 내 아르바이트비 대부분은 그녀와 데이트하고 먹는데 사용했다. 버스 한번에 우리집과 그녀의 집을 오갈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그녀의 집에 갔지만 연락을 하지 않고 갔다. 선물이 있었기에 깜짝 놀래켜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녀가 집에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