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X 타이거즈,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빠르게


시즌 전 전문가들은 이번 2016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에서 SK텔레콤 T1(이하 SKT), ROX 타이거즈(이하 ROX), KT 롤스터(이하 KT)3강이라 칭하며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ROX1라운드에서 SKTKT를 모두 잡아내며 단독 무패 1위를 달리고 있다.

 

ROX는 경기 초반부터 소규모 교전을 통하여 만든 격차로 스노우볼을 굴려나가며 상대에게 그 격차를 좁힐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ROX가 가장 빠르게 끝낸 경기는 1주차에 맞붙었던 CJ와의 두 번째 세트로 2139초로 이번 스프링 시즌 최단 경기 시간으로 기록되어있다.


[ROXCJ와의 경기에서 2139초 만에 경기를 끝냈다]

*1월 29일까지 데이터입니다.


ROX의 다섯 호랑이가 소환사의 협곡에서 사냥감을 제압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3131초이다. 이번 스프링 시즌에 참가한 팀 중에서 가장 빠른 기록으로 가장 늦은 평균 시간을 기록한 팀과는 무려 10분이나 차이가 났다.


[오래 걸려도 이기면 장땡(Feat. 진에어)]

*1월 29일까지 데이터입니다.


빠르게 빠르게 전술의 강점은 상대를 타이트하게 압박하여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아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리한 경기도 시간이 지나면 글로벌 골드의 격차가 무의미해지며 아이템 보유 상황이 비슷해 전투 결과에 따라 전세가 뒤집히기도 한다, 또한 경기 시간이 35~40분 정도가 지나가면 챔피언의 부활시간이 길어져 한 명 혹은 두 명의 챔피언만 제압되어도 넥서스까지 밀고 들어오는 상대를 막을 수가 없어진다. 즉 경기를 빨리 끝낼수록 우세한 상황 속에서 상대에게 작은 역전의 틈도 허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ROX는 글로벌 골드를 크게 앞섰지만 경기 후반 한타 대패로 패배를 당한 적이 있다]

*출처: NA LoL Match History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된 피넛은 매우 공격적인 캐리형 정글러로 ROX빠르게 빠르게 전술에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귀여운 외모를 가진 아기 호랑이 같지만, 과감한 갱킹과 상대 정글을 휘젓는 카운터 정글로 맹수처럼 초반부터 게임을 터뜨렸다. 피넛과 ROX 선수들은 시간이 필요한 상대 왕귀형 챔프를 억제하여 반격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ROX의 피넛은 맹수처럼 상대를 제압했다]

*해당 사진은 1월 30일 경기 화면입니다.


ROX빠르게 빠르게 전술에 또 다른 핵심은 이른 시간대에 신속의 장화를 구입하여 교전 시 빠른 합류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시즌6에 들어서부터는 미드 라이너나 원거리 딜러도 신속의 장화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ROX 선수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경기 초반 아주 빠르게 2단계 신발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챔피언에 따라 다른 신발 아이템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신속의 장화를 신은 ROX는 맵을 넓게 활용하면서도 소규모 전투가 일어났을 때 상대방보다 빠르게 전장으로 뛰어들어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통해 상대를 제압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프레이의 칼리스타가 신속의 장화를 구입했다 (OGN 경기 화면 캡처)]


[다음 경기에서 역시나 경기 시작 4분 만에 쿠로의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신속의 장화를 구입했다 (OGN 경기 화면 캡처)]


빠르게 빠르게달리고 있는 ROX의 질주는 그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어 보인다. 이번 시즌부터는 초반 스노우볼링을 잘하는 팀이 강력한 팀이라는 클템 이현우 해설의 말처럼 현재 메타를 선도하며 최적화된 전술을 선보이는 ROX가 다시 한 번 작년 스프링처럼 1라운드 전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더 복잡하게 보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