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빠르게 2경기 분석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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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분석
1. 밴픽: SKT 스타일 밴픽을 알아보자!

  저번 분석에서 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다뤄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밴도 설명드리겠습니다. 마침 밴부터 남다른 의미가 있네요. 하나하나 봅시다.

  KT Azir(아지르)아지르 밴
  : 페이커가 아지르 잘 다룹니다. 황제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것인지 통산전적 11승 3패 승률 78.6%, 이번 스프링 시즌 전적 4승 1패 승률 80%입니다. 또한 Fly 선수의 챔프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Fly 선수는 지금까지 아지르를 3번 꺼내서 2승 1패를 기록중이며, KDA는 4.14로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 이유에서인지 KT는 4월 들어서 모든 경기에서 아지르를 밴하고 있습니다. 4월 1일 CJ 전에서 연속 아지르 밴, 그 다음 6일 SKT 전에서 또 아지르 밴, 9일 콩두전에서도 계속 아지르 밴을 고집했습니다. 

  SKT Varus(바루스)바루스 밴
  : Fly 선수의 대표 챔프 중 하나 바루스를 잘라주는 선택. 그리고 김동준 해설님께서도 언급 하셨는데, SKT는 바루스를 이번 시즌에 단 한번도 다루지 않았고, 견제해주는 모습(이번 시즌 총 36경기 중 9차례 밴, 밴률 25%)을 보입니다. 바루스로 완성되는 포킹조합을 상대하기 싫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네요. 딱 한번 사용했었는데, 2015 롤챔스 때 단 한 경기에 사용, 승리했던 기록은 있습니다.

  KT Ryze(라이즈)라이즈 밴
  : SKT 상대로 라이즈 밴 안하면...ㅎㄷㄷ... KT는 4월 6일 SKT전에서 미드 3밴으로 재미를 봤는데요, 그 3밴에 항상 아지르와 라이즈가 있었습니다. KT는 SKT 해법을 아지르+라이즈 밴으로 해석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경기가 미드 차이로 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패턴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SKT Ekko(에코)에코 밴
  :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Ssumday를 마오카이로 유도하는 밴입니다. 사실 굳이 그런 의미가 아니라도, 최근 리그 전체에서 에코의 유틸성과 변수때문에 항상 밴이 되는 카드긴 합니다.

  KT Poppy(뽀삐)뽀삐 밴
  : 그럼 마오카이 우리가 가져간다? 그럼 너네 탑 뭐할건데? 3대장 다 빠지면 뭐할건데? 트런들? 너네 Duke 트런들 시즌성적 1승 2패 KDA 1.86으로 영 상태 안 좋은데? 우리 Ssumday가 트런들 해본 적 없는 것 처럼, Duke 너도 이적하고나서 피즈 해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우리가 해보니깐 라인전에서 마오카이한테 그냥 못 이기던데? 그럼 뭐할건데? 사실 제가 보기에는 좋은 밴입니다. 물론 이것으로 대놓고 마오카이 선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지만, KT 입장에선 이러면 듀크 선수도 어려워질 것이라 생각했네요.

  SKT Graves(그레이브즈)그레이브즈 밴 (?!!?)
  : 제가 이번 밴픽에서 신기했던 밴이었습니다. 대체 왜 갑자기 그레이브즈 밴이 나왔을까? 한국 해설은 인상적이라는 말을 했고, 외국 해설진은 차라리 코르키 밴 타이밍이 아니었나? 그래도 뭐 OK 이러고 넘어갔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통계를 하나 보여드리죠. 이번 스프링 시즌 중의 Blank 선수와 Score 선수의 비교입니다.

  현재 정글의 3대장은 그레이브즈-니달리-킨드레드 입니다. 이 셋이 캐리 포지션을 맡아 게임을 이끈다는 것 쯤은 잘 아시겠죠? 실제로 픽도 가장 많이 된 챔프들인데요,  Score 선수의 니달리 승률은 무려 100%입니다. 잡으면 게임을 캐리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잘하는 니달리를 그냥 두고서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지는 그레이브즈를 밴했다? 뭔가 앞뒤가 안 맞습니다. ㅎㅎㅎㅎㅎㅎ이따가 보여드릴 재밌는 자료가 또 있어요.

  여기까지 정리하면, 이현우 해설님께서 말씀 하셨듯이 탑 2밴으로 마오카이의 티어가 매우 올라간 상태입니다. 선픽 시비르도 매우 좋겠으나, 방금 전 경기에서 (댓글에서 언급 되었다시피) Arrow 선수의 시비르 상태가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정글러는 사이좋게 킨드레드와 니달리를 나눠가질 것으로 보이지만, Score 선수가 니달리를 선호할 것이 보이네요. 

--------------------밴 끝, 픽 시작---------------------

  KT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 선픽
  : 예상되던 픽입니다. 덥석! 4초만에 픽하고 넘깁니다. KT 입장에서도 훌륭한 픽입니다. 탑 3대장 중 마오카이만 남아 티어가 올라간 상태이고, Duke 선수가 마오카이 상대로 딱히 픽할 카드가 없습니다(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트런들은 1승 2패 KDA 1.86으로 좋지 않고, 피즈는 이번 시즌에서도는쓴 적이 없고, 본인들이 해보니 라인전에서 피즈로 마오카이를 이기기 어렵다고 느꼈을겁니다. 또한 Ssumday 선수 본인의 마오카이 전적도 25승 3패로 승률이 무려 82.1%입니다! 당연히 뽑겠지요? 본인이 함정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는지 또 모르고요... (Duke 선수의 피즈에 대해 잘못된 통계 바로잡았습니다, 죄송합니다.)

  SKT Sivir(시비르)시비르 Trundle(트런들)트런들 픽
  : 시비르는 현재 아주 좋은 선픽 카드입니다. 안 가져갈 이유가 없지요. 또한 전 글에서 보셨던 Maokai(마오카이)+Sivir(시비르) 조합을 줄 이유도 없지요. 트런들 픽의 경우에는, Wolf 선수 역시 트런들을 아주 잘 다룹니다(8승 3패, 72%). Hachani 선수의 10승 무패 기록은 비록 전 경기에 깨졌지만, 아름다운 한타를 일궈내는 예술적인 기둥(클템: 기둥이! 초대박!)을 만드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뺐어오는 의미도 있지요. 라고 KT는 생각을 하겠지요.

  KT Nidalee(니달리)니달리 Alistar(알리스타)알리스타 픽
  : 당연히 니달리를 가져갑니다. Score의 니달리는 (물론 전 경기에서 깨지긴 했지만) 시즌 중 6승 0패, 100% 니달리입니다. 안 가져갈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난한 알리스타 픽이 나옵니다. 여기까진 무난무난합니다.

  SKT Elise(엘리스)엘리스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 픽: 함정 카드 발동!
  : KT의 계획이 급격히 망가지는 순간입니다. 어??? 아니, 킨드레드를 두고 엘리스 정글? 그리고 트런들 뽑아놓고 갑자기 탐 켄치??? 이게 계획이 왜 망가지느냐.
  일단 엘리스 픽을 살펴볼까요. 엘리스가 다른 정글들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이 무엇이느냐: 강.력.한. Cocoon / Rappel(고치 / 줄타기)CC 입니다. 그리고 비록 캐리형 정글러는 아니지만, 아주 강력한 육식형 정글러입니다. 잘 클 경우 탱킹도 충분히 해줄 수 있고, Rappel / Cocoon(줄타기 / 고치)줄타기를 통해서 어그로 핑퐁에도 아주 좋습니다. 그냥 이동기 정도가 아니라, 그냥 타게팅 자체가 안되는 어그로 핑퐁입니다. 굳이 4대장 뽑으라면 들어갈 수 있는 정글러이죠. 그리고 여기서 찾기 어려운 정말 재미있는 통계 하나 보여드릴까요?

  스프링 시즌에 엘리스가 나온 경기에서 정글 3대장과 만난 경기를 모두 추려봤습니다. 승률만 보면 엘리스는 니달리의 카운터입니다. 그리고 그레이브즈 상대로는 반반의 승률을 보이고 있네요. 여기서 앞의 그레이브즈 밴의 이유가 보이시나요? SKT는 애초에 엘리스를 뽑을 계획이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혹여 니달리가 아니라 킨드레드를 가져간다고 해도 니달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본인들이 니달리를 가져가면 됩니다. 또는 이 경우에도 엘리스를 픽했을 수도 있겠네요.
  여튼, SKT는 지금 Score에게 승률 100%의 니달리 픽을 유도했고, 이것을 엘리스로 카운터치는 밴픽을 짰습니다. 벌써 KT는 꼬이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탐 켄치 픽을 살펴봅시다. 탐 켄치는 지금 Wolf 선수만 다루고 있는 아주 특이한 픽인데요, 탐 켄치의 마스코트와 같은 스킬은 바로 Devour/Regurgitate(집어삼키기/역류)집어삼키기 입니다. 이 스킬의 핵심 내용은 "위험에 처한 아군 하나를 곧장 빼낼 수 있다."입니다. 이 스킬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지금까지 KT의 픽 세 챔프의 스킬 연계를 이 스킬 하나로 카운터 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오카이의 Twisted Advande(뒤틀린 전진)뒤틀린 전진으로 물린 대상에 알리스타의 Headbutt(박치기)박치기-Pulverize(분쇄)분쇄 콤보가 들어가고, 거기에 니달리의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창이 딱 꽂힌다? 이건 '대상을 고정시켜 놓고서 때려넣는 폭딜'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뽑힌 조합의 기본 스킬 연계 메커니즘이고, 대표적인 이니시 방법이기도 합니다. 탐 켄치가 있다면 이렇게 물린 대상을 한번에 빼낼 수 있고, 혹여 대치 구도에서 잘못 니달리의 창에 맞아 순간적으로 위험해진 아군을 빼낼 수도 있습니다. 상대 이니시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탐 켄치가 서포터로 가면서 탑라인 트런들이 되었습니다. 물론 Duke 선수가 트런들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트런들 픽이 나오고 나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 트런들은 그냥 마오카이 완전 초 하드 카운터 픽이예요. 그냥, 이거는, 뭐 좀 극단적으로 말씀드려도, 트런들이 마오카이와 CS만 비슷하게 먹으면 마오카이가 갱킹호응능력이 좋다는걸 활용해서 해서 트런들을 한 2데스 까지 시켜도 그 다음에 6렙 이후에 또 딜교환을 해도 또 트런들이 이깁니다."  - 2경기, 김동준 해설님 (당연히 영롱한 핑크)

  네, KT가 겨우겨우 얻어낸 선픽 마오카이인데, 마오카이는 하드카운터를 라인에서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서포터로 만나도 궁극기 때문에 탱킹력이 확 줄어드는데, 이런 친구를 라인에서 만나고 말았습니다. 물론 QSS를 사는 순간 이 딜교는 다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QSS를 뽑기만 하면 이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그래서 해외중계진은 오히려 이 탑라인 트런들이 좋은지 모르겠다고 설명하더군요.) 하지만... 결과는 이미 아실텐데, 나중에 보시죠.

  KT Kalista(칼리스타)칼리스타 Corki(코르키)코르키 픽: 아...말렸네...ㅠㅠ
  : 이게 바로 밴픽이 망가진 결과입니다. KT는 코르키는 비교적 빨리 결정했지만, 원딜에는 루시안을 띄워두고 끝까지 고민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칼리스타를 픽합니다. 코르키 자체는 미드에서 안정적이고 니달리+코르키로 포킹도 가능한 조합이 됩니다. AOE도 강력한 편이고, 공성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이는 밸런스 잡힌 정석 픽으로, 좋은 픽입니다. 소환사 주문을 Heal(회복)회복을 들었는데, 보통 코르키는 스플릿 푸셔가 아니기 때문에 순간 이동을 선호하지 않고, 따라서 충분히 이해 가능합니다.
  그런데 칼리스타가 문제입니다. 칼리스타가 바로 이 밴픽이 망가진 결정적인 이유이구요. 자, KT 입장에서 해석을 해보자면 픽의 이유를 크게 4가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첫째, 지금까지 나온 SKT 조합을 보자면, 일단 상대는 포킹보다는 근접해서 싸우는 조합입니다. 실제로 긴 사거리를 가진 스킬이라고는 시비르의Boomerang Blade(부메랑 검)부메랑 검 뿐입니다. 상대 조합은 On The Hunt(사냥 개시)사냥 개시를 켜고 달려들어서 근접전을 펼치는 조합입니다. 따라서 근접해서 싸울 때의 전투력을 높이고자 칼리스타를 뽑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준 해설님께서도 근접전에 좀 더 신경을 쓰겠다는 의미로 봤습니다. 이런 근접전에서 위험한 것은 강력한 AOE에 휩쓸리는 것인데, 지금까지의 픽을 보면 그럴 위험도 적습니다. 둘째, 상대에게 찍어놓고 쓰는 타겟CC(마오카이의Twisted Advande(뒤틀린 전진)뒤틀린 전진, 알리스타의Headbutt(박치기)박치기)가 없습니다. 칼리스타처럼 계속 폴짝폴짝 뛰는 상대로 논타겟CC(엘리스의Cocoon / Rappel(고치 / 줄타기), 탐 켄치의Tongue Lash(혀 채찍)혀 채찍)를 맞추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셋째, 쌍스타 조합, 칼리스타+알리스타 조합을 염두한 것으로 보입니다. 라인전부터 소규모 교전, 이니시까지 아주 훌륭한 조합입니다. 넷째, 칼리스타의 특이한 딜링 스타일 때문으로 보입니다. 탐 켄치의 의외의 카운터는 바로 AOE 입니다. AOE로 여러명에게 데미지를 나누어서 주면 탐 켄치가 먹어줘야 할 아군을 구별하는데 어렵고, 한 아군을 먹어준다고 해도 다른 아군들이 이미 체력이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싸움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탐 켄치의 집어삼키기는 언제나 위험에 빠진 아군 '한 명'을 살려주는 것이므로, 이 스킬의 효용을 크게 줄이는 방법은 데미지를 나누어서 넣는 것입니다. 칼리스타는 보통 (루난의 허리케인)루난의 허리케인을 가면서 평타를 나눠 때리고 Rend(뽑아 찢기)뽑아찢기로 한번에 AOE 데미지를 주는 식으로 딜링을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카이팅해서 여러명에게 누적 데미지를 쌓아나가는 식으로 싸웁니다. 이걸 탐 켄치의 스킬 메커니즘에 대한 카운터 방식이라고 해석한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KT 입장에서의 칼리스타 픽에 대한 해석이었습니다. 괜찮은 픽 같아 보이죠?
  하.지.만. 외국 해설진의 해설을 들어보실까요? (제가 많이 공감하기도 해서 거의 그대로 해설해보겠습니다.)

  "It does get AWKWARD" (이거 이상해집니다.) - MonteCristo (감사합니다 수정했어요.)

  일단 코르키+칼리스타라는 해괴한 조합이 나왔다고 해설을 합니다. 둘의 역할이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구요. 우선 둘이 하고 싶은 일이 다릅니다. 코르키포킹을 하며 거리를 두고 싸우고 공성을 좋아하는 반면, 칼리스타근접전투를 하고 싶어하고 타워는 오히려 깨기 어렵습니다. (사실 칼리스타는 트위치와 함께 타워를 가장 못 부수는 원딜입니다. 깡 AD가 너무 약해서요.) 차라리 전에 띄워뒀던 루시안이 시너지를 더 잘 일으킨다고 설명을 합니다. 니달리+코르키+루시안 조합이면 포킹+공성이라는 아주 강력한 정체성(identity)이 드러나는데, 루시안이 칼리스타로 바뀌면서 그냥 맹탕이 되었다구요.
  참고로, Arrow의 칼리스타는 이때까지 10승 10패, 승률 50%의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성적입니다.

  SKT Zilean(질리언)질리언 픽
  : 어그로 핑퐁 조합의 화룡점정(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질리언입니다. 지금까지 Faker가 프로씬에서 쓴 전적은 바로 전날 JinAir 전에서 꺼내서 쓴 것 뿐이지만, 좋은 모습으로 1승을 챙겼습니다. (엥, 역대 1경기? 사실 여러분이 기억하는 말도 안되는 무빙의 Faker 질리언의 대부분은 솔랭이나 개인방송에서 나온 모습들입니다.) (추가: 물론 14년에도 쓰긴 했지만 리메이크 이전이라서 제외했습니다. 리메이크 이후 질리언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른 챔피언이라고 해도 될만큼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외국 해설진에서는 농담으로 이 조합을 "No one dies, No one can be picked up composition"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말그대로 '아무도 죽지 않는다! 조합' 이지요. 트런들이 탱킹을 하고, 엘리스가 줄타기로 타게팅도 안되고, 탐켄치가 위험에 빠지면 먹어주고, 죽게되는 경우에는 질리언이 살려주고... 생각만해도 타게팅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지요? 극단적인 어그로 핑퐁 조합입니다. 
  결정적으로, 이 질리언으로 유명한 Fly 선수를 상대로 질리언을 사용해서 이긴다면, 또 그 나름의 의미가 크겠지요? 

  사실 이게 SKT 스타일의 밴픽입니다.
  SKT는 상대가 원하는 챔프를 가져가도록 유도하고, 카운터 픽을 뽑거나 조합으로 그 챔프를 카운터 치는 밴픽을 즐깁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상대가 장인이라고, 또는 잘한다고 알려진 픽을 뺐어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괴랄한 밴픽을 보여줍니다. 이것까지 상세히 다루려면 2013년도까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너무 긴 이야기라서 생략하고, 딱 한 예시만 말씀드리죠. 
  제가 페이커 선수를 멋있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상대 장인 픽으로 상대를 이겨야 한느 막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낸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2014년도 파리 올스타전 결승 때, 1경기에서 장인으로 악명 높은 OMG Xiyang의 신드라를 그냥 풀어주고(역시 열리니깐 가져갔죠.), 오리아나를 뽑아 대등한 라인전을 펼치더니 (그때 신드라 경기 보면 말이 안됩니다. 적군 와해 당구가 진짜 헬퍼 수준입니다. 쓸 때 마다 대박에 변수 창출 능력이 말도 안됩니다. 찾아보시길...) 3경기에서 역으로 Faker가 신드라를 잡고 상대에게 오리아나를 잡게 해서 역라인전을 가더니, 상대 오리아나와 CS 차이를 계속 벌려나가다가 솔킬을 내버립니다. 이런 느낌이죠. "내가 더 잘하는 것 같은데?" 이때 클템의 말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Faker! 가장 멋지게 이기는 방법! 가장 멋지게 이기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이게 SKT가 즐기는 밴픽 방식입니다.

  여튼! 지금까지의 정리와 승리 조건(Winning Condition) 정리!
  KT정석적이고 안정적인 조합을 뽑았습니다. 니달리+코르키로 역시 포킹 조합을 구성했으므로, 아까 경기와 마찬가지로 자리를 잡고 포킹 후 이득을 보는 전투를 해야합니다. CC는 마오카이의 Twisted Advande(뒤틀린 전진)뒤틀린 전진-Arcane Smash(비전 강타)비전 강타 콤보와 알리스타의 Headbutt(박치기)박치기-Pulverize(분쇄)분쇄 콤보 등등 CC기가 많은 조합으로 끊어먹기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타는 조심! 맵을 크게 쓸 수 있는 챔프는 유일한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을 든 마오카이뿐이므로 역시 핵심 챔프는 마오카이입니다. 트런들의 강력한 압박을 이겨내고 본인이 스플릿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안정적, 쉬운 한타, 느린 스노우 볼링.
  SKT변수가 많은 어그로 핑퐁 조합을 뽑았습니다. 시비르의 On The Hunt(사냥 개시)사냥 개시와 질리언의 Time Warp(시간 왜곡)시간 왜곡을 받고 우르르 들어가서 근접전을 하는 조합을 구성했으므로, 적극적인 이니시와 한타가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르르 들어감과 동시에 저 많은 CC 사이에서 어그로 핑퐁으로 개인 능력이 폭발하는 현란한 전투를 해야하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조합입니다. CC는 엘리스의 Cocoon / Rappel(고치 / 줄타기)고치와 질리언의 Time Bomb(시한 폭탄)시한폭탄, 그리고 탐 켄치의Tongue Lash(혀 채찍)3스택 혀채찍과 Devour/Regurgitate(집어삼키기/역류)3스택 집어삼키기. 고치는 논타겟 스킬, 폭탄은 조건부 범위 스턴, 탐 켄치는 전부 3스택 스킬로 셋 다 확정적으로 연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소규모 교전에서 비교적 힘들 수도 있습니다. SKT는 맵을 크게 쓸 수 있는 챔프가 많습니다.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을 든 트런들과 질리언, 가속버프가 있는 질리언과 시비르, 그리고 글로벌 이동기인 탐 켄치의Abyssal Voyage(심연의 통로)심연의 통로도 있지요. 따라서 운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초반 스노우볼링을 미친 듯이 굴려버릴 수 있습니다(이 말을 기억하세요!). 역시 바론을 먹게 된다면 상대를 불지옥에 넣어버릴 수 있겠네요. 핵심 챔프는 시비르입니다. 사실상 시비르가 딜을 못하거나 일찍 죽어버리면 그냥 노딜조합으로 돌변하면서 한타가 크게 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뱅을 어떻게 죽이느냐...) 요약하자면, 변수덩어리, 어려운 한타, 미친 스노우 볼링.


2. 게임 흐름: 미친 듯이 굴러가는 극초반 스노우 볼링

1. 50초~ 모든 것의 시초가 되는 소규모 교전
  아니 무슨 50초부터 시작한다는거야 ㅋㅋ 보시죠.


  50초, SKT 진영 레드쪽에서 니달리와 엘리스가 만납니다. 여기서 해설들이 놓친, 아주아주 중요한 장면이 있습니다. 니달리는 1레벨에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투창(아마 니달리 정글 해보신 분들은 벌써 정글링 말렸다는 것을 아실겁니다.)을 찍고 엘리스에게 던지지만, 엘리스는 아주 쉽게 피합니다. 여기가 시작입니다. 만약 엘리스가 창에 맞았다면 엘리스는 귀환을 위해 동선을 낭비하게 되고, 정글링이 늦어졌을 것입니다. 이게 아마 Score 선수가 노린 바겠지요. 이제 스노우 볼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세요.
  이후 니달리는 소규모 교전에서 체력이 반쯤 빠져서 귀환을 합니다.



  그리고 니달리가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을 아는 트런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상대 블루쪽으로 들어가 1분 7초에 두꺼비와 블루를 확인할 수 있는 와딩을 합니다.



  자, 이제 이 미니맵과, 1경기에 니달리 정글 시작할 때 미니맵을 한번 보시죠.

 
  왼쪽이 1경기, 오른쪽이 2경기 입니다. 왼쪽 미니맵의 저 노란 동그라미 안에 빨간 점들이 뭘까요? 니달리의 Bushwhack((매복 덫 / 급습)입니다. 이게 초반 정글링 속도에 엄청나게 큰 차이를 불러옵니다.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덫 공사를 왼쪽처럼 미리 해두고서 돌게되면 니달리의 정글속도는 미친 듯이 빨라집니다. 오른쪽 2경기를 보시면 그런게 없죠? 1레벨에 투창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서 q를 찍었고, 따라서 덫(w)을 깔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덫 공사를 못해놨습니다!
  


  이제 니달리는 두꺼비를 먹고 블루를 먹기 시작하는데, 미니맵을 보시죠. 니달리에 여기 있다고 딱 붉은 핑이 찍히는데, 노란선 안의 레드 진영 정글은 깜깜합니다. 와드가 하나도 없습니다. 즉, 엘리스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1분 48초, 레드 두꺼비쪽에 알리스타가 와드를 깝니다. 이 와드를 깔면서, 아, 엘리스는 레드 버프 쪽에서 작골 시작을 했겠구나 정도 예측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위치는 아쉽게도 블루 버프를 확인할 수 없는 와드입니다. 그리고 SKT는 이 와드가 어디에 깔리는지 정확히 봤기 때문에, 자신들의 블루 버프쪽에는 시야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2분 38초 상황입니다. 레드 진영의 블루버프에 시야가 없는게 확인됩니다. 그리고 엘리스와 니달리의 정글속도가 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왠만하면 일어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니달리의 정글링 속도는 정글링 3대장 중에서도 최상급입니다. 절대로 엘리스와 속도가 같아서는 안.됩.니.다. 근데 같네요? 니달리 초반 정글링의 장점이 실종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바로 직후의 상황인데요, 이게 정상입니다. 엘리스는 지금 블루를 막 정리하고 열심히 늑대를 먹고 있는데, 니달리는 지금 레드와 칼날부리를 다 먹고 심지어 상대 정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원래 이정도 속도 차이가 정상인겁니다. 그리고 니달리가 처음에 덫(w)을 찍고 시작했다면, 훨씬 더, 정말로 훨씬 더 빨랐을겁니다. 여튼, 안타깝게도 KT는 이때까지도 엘리스의 동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코어는 지금 3:36초쯤에 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골렘 카정하러 가는 중입니다. 물론 카정은 성공했지만...

 

  3분 45초부터에 이런 대사건이 터지고 맙니다. 리젠되었을 자신의 골렘을 정리하러 오는 엘리스에게 딱 걸려서 퍼블. 선취점은 넘어가고, 캐리형 정글러인 니달리는 말려버렸습니다. 왜일까요? 정글링이 늦었으니까요. 제가 여기서 신기했던 점은 엘리스가 아주 자연스럽게, 니달리를 봐도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그냥 당연히 거기 있을 줄 알았다는 듯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반응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여파로 미드 커버까지 가게 되어, Faker의 질리언은 점멸만 소모하고, Fly의 코르키는 점멸+힐을 소모하여 미드에서도 소환사 주문 하나를 손해보게 됩니다. 위에 승리조건 기억나시나요? SKT는 스노우볼링을 미친 듯이 굴려버릴 수 있는 조합입니다!
  여기까지보고 제가 생각해본 가능성은 두가지입니다.
  1. 스코어의 판단 미스였다?
  니달리의 정글링 속도를 과신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평소의 덫 시작이 아닌 창 시작이었음에도 니달리의 정글링 속도를 과신하고, '내가 이정도 속도인데, 설마 벌써 엘리스가 여기 와있겠어'하면서 안일하게 벽을 넘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저기서 벽 안넘고 그냥 부시로 들어가서 귀환했으면 걸리지는 않았을텐데요. 또는 자신의 정글링이 늦어진 것을 알고 과감한 시도를 해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2. 스코어의 동선이 간파당했다?
  SKT가 스코어를 지독하게 분석해서 동선을 꿰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엘리스의 아주 자연스러운, 당연히 거기 있을줄 알았다는 반응에서 이런 생각도 들긴 하네요. 뭐...확인할 방법은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없겠지요 ㅠㅠ 그래도 작년 스프링 KT와의 결승전에서 시야가 없는데도 Piccaboo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해서 커버를 치거나 하는 플레이를 보여준 SKT이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이후, 소환사 주문을 모두 사용하고 압박을 느낀 Fly는 귀환을 하고,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이 남아있던 Faker의 질리언은 미드로 복귀하고 디나잉+프리징 라인을 만들어 버립니다. 이걸로 애초에 더 강한 라인전으로 상대를 압박해야하는 코르키 픽은 질리언과 CS가 같아져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니달리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죠. 

2. 니...니달리야...성장 그만하고 나...나 좀 살려줘...
  캐리형 정글러 니달리가 말렸습니다. 성장을 위해서 파워 정글링을 합니다. 그 결과 어느새 엘리스에게 퍼블을 당했음에도 엘리스보다 꾸준히 레벨과 CS에서 앞서는 상태가 됩니다. 물론 중간에 바텀에 갱킹으로 바텀라인을 풀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탑에서 죽는 소리가 나는군요. (참고로 갱킹 이후에도 시비르가 칼리스타에 비해서 앞서있던 CS는 뒤집어지지 않고 계속 앞서있게 됩니다. 대세에 큰 지장이 없었다는거죠.)



  마오카이가 트런들에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현재 9분 40초로, 10분도 안되었는데 CS는 이미 20개 차이나고, 체력은 너덜너덜합니다. 아이템도 마오카이는 미래가 어두운 도란링 2개, 트런들은 하위템입니다. 니달리가 어떻게든 풀어주러 가야하는데...



  결국 마오카이는 솔킬을 당하고 맙니다. 니달리가 커버갱을 와서 트런들도 죽긴 하지만, 이걸로 탑차이는 메꿀 수 없게 됐습니다. 니달리의 위치를 확인한 SKT는 엘리스가 (거의)솔용을 해버립니다. (질리언의 폭탄을 한번 받긴 했어요ㅋㅋ)

  이후 무난하게 큰 변화 없이 게임이 흐르는 동안 메꿀 수 없는 탑 차이는 이렇게까지 치닫습니다. 

  이 당시 이미 탑은 갱킹이 불가능함을 안 니달리는 바텀에 다이브 갱킹을 가는데, 이를 빨리 파악한 SKT는 바텀은 안전하게 싹 빠져 손해 없이 끝났습니다. 반면, 니달리의 위치를 안 SKT는 트런들이 이렇게 압박을 하다가 Faker의 질리언이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으로 넘어와서 마오카이를 또 잡습니다. 어느새 옆에서 솔로 전령을 한 뒤 전령버프를 두르고 온 엘리스의 도움으로 1차포탑까지 밀어내며 마오카이를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이 없는 Fly의 코르키는 미드라인에라도 집중하여 미드 1차 포탑을 미는 성과를 거둡니다.

  이때까지도 해외 중계진은 "어째튼 마오카이가 (얼어붙은 건틀릿)얼어붙은 건틀릿과 Quicksilver Sash(수은 장식띠)QSS만 나오면 버틸 수 있을거다"라고 했지만, 결국 게임이 끝날 때 까지 마오카이는 QSS를 뽑지 못했습니다.

3. 16분~ 이게 과연 이득인가?
  이후에도 무난하게 지표에 큰 변화 없이 흘러가던 중 16분에 KT가 다소 의아한 선택을 합니다.


  터져도 너무 터진 마오카이를 돕기 위해 니달리와 코르키를 투자하여 탑 1차를 밀고자 합니다. 니달리의 위치를 확인한 (니달리 동선중에 핑크와드에 걸렸고, 니달리가 지우고 갑니다.) SKT 봇듀오는 봇을 강하게 압박하여 바텀 1차를 밀고, 엘리스는 또 솔용을 합니다. 물론 KT는 탑 1차를 밀어내지만, 오브젝트 2:1 교환인데, 이게 좋은 판단일지는 모르겠네요.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들죠? 아니 분명 니달리가 바텀 갱킹도 가고 킬도 칼리스타가 먹었는데, 바텀이 라인이 왜 저렇지? Bang 시비르가 Arrow 칼리스타를 그냥 이겼습니다. 지금 CS 10개~15개 차이를 계속 벌려놓고 있는 중입니다.

4. 이게 바로 어그로 핑퐁 조합
  이후 무난하게 흘러가다가 3용의 시간, 23분이 왔습니다. SKT에게 더 용을 주면 경기가 어려워진다고 판단한 KT는 SKT와 용에서 대치를 하다가 이니시를 겁니다. 여기서 SKT가 어그로 핑퐁조합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보여주는 한타를 벌입니다.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에게 물린 Trundle(트런들)트런들을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가 Devour/Regurgitate(집어삼키기/역류)집어 삼키기로 살려냅니다. Flash(점멸)점멸까지 쓰면서 들어오는 Alistar(알리스타)알리스타의 Headbutt(박치기)박치기 Pulverize(분쇄)분쇄 콤보를 순간적으로 싹 퍼지면서 피해내고, Headbutt(박치기)박치기의 타겟이었던 Elise(엘리스)엘리스만 공중에 뜹니다. Elise(엘리스)엘리스는 곧장 Rappel / Cocoon(줄타기 / 고치)줄 타기로 어그로를 해제하고 동시에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가 Regurgitate/Devour(역류/집어삼키기)역류로 뱉어낸 Trundle(트런들)트런들이 다시 앞에서 어그로를 끕니다. 그 사이에 마오카이는 딜을 심하게 받아 뒤로 빠집니다.  Elise(엘리스)엘리스는 내려오자마자 Zilean(질리언)질리언의 Chrono Shift(시간 역행)시간 역행을 받고 뒤로 Flash(점멸)점멸을 쓰며 살아나갑니다. 이 사이에 Kalista(칼리스타)칼리스타는 Exhaust(탈진)탈진을 맞고 딜이 안나오는데, Sivir(시비르)시비르는 뒤에서 안전하게 프리딜을 합니다. 실수 하나라도 했으면 누군가는 죽었을 한타였는데, 거의 완벽하게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니시를 먼저 걸렸음에도 사상자 없이 한타가 끝났습니다.

5. 결정적인 한타: 바론을 내주는 한타
  위의 승리조건에서 말씀드렸다시피, SKT가 바론을 먹게 된다면 KT는 또 운영의 불지옥에 빠지게 됩니다. SKT는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이 두 개에, 글로벌 이동기인 Abyssal Voyage(심연의 통로)심연의 통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일하게 Teleport(순간이동)를 들고 있는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는 트런들을 상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바론을 내주게 된다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그런 한타가 나왔습니다.
  아까의 3용 상황에서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마오카이와 엘리스는 귀환을 합니다. 그 사이에 Faker가 공격적으로 플레이 하다가 역시 체력 손해를 많이 보고 늦게 귀환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4:3 상황으로 KT가 수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용을 치지 못하고 계속 대치구도만 벌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외국 해설진은 왜 유리한 상황인데 용을 먼저 시도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오더가 갈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소 우왕좌왕하면서 코르키는 미드 라인을 정리하려고 하고, 나머지는 용 근처에서 와리가리를 하고, 애매하더군요. 
  어째튼! SKT는 귀환을 했던 엘리스가 도착하자마자 그냥 용 트라이를 해버립니다. KT와는 상반되는 자신감 넘치는 오더로 보이네요. 이제부터 움짤로 상황을 보겠습니다. 다소 길 것 같네요...



  일단 왼쪽에 Pillar of Ice(얼음 기둥)얼음 기둥이 아주 잘 쓰여서 SKT 근처로 아무도 접근 못하는 것이 보입니다. 용이 거의 다 잡혀가자 Zilean(질리언)질리언이 순간 이동으로 넘어오고, 니달리가 스틸을 위해 들어오다가 질리언이 도착할 위치에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창을 던져 한번 맞춥니다(1/1). 결국 용은 SKT가 (왠진 모르겠지만 시비르가) 먹게되고, 이 다음부터 한타가 정말 멋집니다.


  용을 먹는 순간 On The Hunt(사냥 개시)사냥 개시!를 쓰며 이니시를 여는 SKT. 당당하게 달려드는 Duke의 Trundle(트런들)과 Wolf의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가 진영을 제대로 잡아줍니다. 잘 커서 캐리로서 딜을 뿜어내야 하는 Nidalee(니달리)니달리는 스틸을 위해 깊게 들어간 바람에 고립된 포지션에서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창을 날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창에 Sivir(시비르)시비르가 맞으면서 체력이 한번에 반이 빠져버리네요(2/2).

  
  어그로를 끌던 Trundle(트런들)트런들이 Alistar(알리스타)알리스타의 Headbutt(박치기)박치기-Pulverize(분쇄)분쇄 콤보와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의 Twisted Advande(뒤틀린 전진)뒤틀린 전진-Arcane Smash(비전 강타)비전 강타 콤보에 순간적으로 물리고 점사를 당하자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가 Devour/Regurgitate(집어삼키기/역류)집어 삼키기로 넣어줍니다. 들어가기 직전에 Trundle(트런들)트런들이 궁극기Subjugate(진압)진압을 써줬고, 그로 인해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는 탱킹력을 상실하고 녹습니다. 그동안 에 Kalista(칼리스타)칼리스타는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를 때리느라 언덕 위로 올라가고, 실수로 노출되어버린 Sivir(시비르)시비르에게 전혀 딜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어그로를 끌다가 결국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가 Regurgitate/Devour(역류/집어삼키기)역류로 Trundle(트런들)트런들을 뱉어내고 어그로를 넘깁니다. 잘 보시면 오른쪽 구석에 깨알같이 지나가는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창이 보이는데, Zilean(질리언)질리언이 아주 쉽게 피해줍니다(2/3).



  뱃속에서 말짱하게 튀어나온 Trundle(트런들)트런들이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를 때리느라 눈 앞에 있던 Kalista(칼리스타)칼리스타를 몽둥이로 후두려패기 시작합니다. Tahm Kench(탐 켄치)탐 켄치는 Thick skin(두꺼운 피부)두꺼운 피부로 쉴드를 얻었구요. 이미 한타를 패배한 KT는 퇴각을 급히 합니다. 마지막에 잘 보시면 또 깨알같이 Javelin Toss(창 투척/숨통 끊기)창이 보이는데, Zilean(질리언)질리언이 역시 쉽게 피합니다(2/4).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 Fate's Call(운명의 부름)운명의 부름으로 알리스타까지 던지며 달아나는 Kalista(칼리스타)칼리스타. Elise(엘리스)엘리스가 과감하게 앞으로 들어가며 끝까지 Alistar(알리스타)알리스타를 물고, 마지막에는 Chrono Shift(시간 역행)시간 역행까지 받아 결국 살아납니다.

  이 한타로 SKT는 사상자 없이 한타를 승리했으며, 미드 2차 포탑을 밀었고, 바론버프까지 챙깁니다. 이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이후 KT는 끝없이 밀려드는 미니언과 공성을 막지 못합니다. 글로벌 골드는 이때까지는 KT가 (니달리의 파밍력으로) 비슷하게 유지했으나, 다음 6번 장면까지 6K로 벌어지게 됩니다.

6. 불지옥
  그 결과 3라인이 밀리는 불지옥을 경험합니다.

  탑: 4명이서 공성 중, 이미 억제기 타워 위태한 상태
  미드: 밀리는 라인
  바텀: 마오카이와 트런들이 3레벨 차이나서 도저히 막을 수가 없음
  그나마 직후에 상황 타개를 위해 탑쪽에서 KT가 알리스타로 이니시를 열지만, 오히려 궤멸을 당하며 억제기까지 내주게 됩니다.

  이후에 또 교전이 있긴 했지만, 질리언과 엘리스를 내주고 칼리스타를 제외한 KT 전원을 잡으면서 넥서스를 깨고 경기를 2:0으로 끌고가게 됩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ㅎㅎ;)

3. 정리
  SKT는 KT를 2:0 벼랑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마오카이를 넘겨주고 탱킹은 트런들로, CC는 탐 켄치로 카운터를 치고, 니달리를 일부러 쥐어주고 엘리스로 니달리를 카운터치는 등 SKT 스타일의 밴픽을 멋지게 보여줬습니다. 최고 난이도 한타 조합임에도 교전도 실수없이 완벽하게 구사해냈습니다. 그리고 KT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냅니다.

  "너네 탑라이너 진짜 어떡할래?"

  이 경기의 여파를 3경기에서도 또 다시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같이 보시죠.

  KT는 본인들이 원하던 픽들 - 마오카이, 니달리를 가져갔음에도, 지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멘붕이 올만도 합니다. 그리고 전 메시지에 한 마디 추가합니다.

"우리 오늘 오더 상태 안 좋고, 탑도 상태가 안 좋다."


4. 기타
  경기중에도 화제가 되었던, Faker의 신기한 무빙 몇개만 보고 가시죠.








끝. 밤이 늦어졌네요.
곧 3경기에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