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문

닉 변경함. 이전 닉은 [재차소환]이었음. 이젠 롤 닉과 같은 닉네임임.

그리고 이건 같이 보면 좋은 이전 칼럼.




1. 롤챔스 1주차.

기다리던 롤챔스 1주차가 시작됐다. 본인의 칼럼은 이전 본인의 칼럼들처럼 '어느 팀이 더 센가?' 내지는, '어느 선수가 최강인가?' 등등의 것과는 하등 상관이 없고 롤챔스에 무슨 챔피언들이 나오는가. 그리고 현재 메타는 어떠며,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가 등등에 대한 칼럼임.

하지만 1주차니까 솔직히 자료가 부족함. 이 챔피언이 승률 0%라고 치자. 판수가 10판도 안 되면 얘가 정말로 나쁜 건지 아니면 팀의 기량 문제인지 판이 그날따라 좀 꼬였던 건지 알 도리가 없음. 본인의 칼럼은 대체로 결과론적인 편인데 그렇다면 제대로 된 이야기가 불가능함.

그래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


2. 달리기 VS 받아치기......?

이 두 조합은 롤챔스 1주차에서 보였던 극과 극의 조합임.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마구 굴려서 '달리던가', 아니면 스노우볼을 굴릴 생각은 별로 없이 천천히 받아치면서 안정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결정타를 먹이던가. 근데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양측이 대립 구도에 있는 것 같음.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왜냐. 달리는 조합과 받아치는 조합 양측에서 쓸 수 있는 챔피언들이 꽤 있기 때문이지. 대표적으론 말자하와 자이라. 말자하는 서폿이든 미드든 게임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도 쉽고, 유리한 부분에서 쐐기를 박는 것도 잘하지만 불리한 상황에서 한 명 끊는 등의 받아치는 용도로도 아주 쓸만하고, 자이라는 서폿만 가는데 강력한 견제력이 있어 팀을 달리게 함과 동시에 상대의 이니시를 받아치는 것도 해냄.

현재 레드팀 고정 3밴. 카밀, 렝가, 르블랑. 달리는 것밖에 못하는 이 셋이 가지는 입지를 생각해보면 결국 현 메타는 달린다던가 받아친다던가로 설명하면 안 됨. 그러면 뭐로 설명하느냐.


3. 잘라먹기 메타.

지금 달리는 조합이든 받아치는 조합이든 그건 픽밴의 결과임. 그냥 좋은 챔피언 하나하나 가져가고, 우리 팀에서 누가 무슨 챔피언을 할 수 있는지 고려해서 뽑다보니 달리는 조합 같게 되는 거고, 받아치는 조합처럼 되는 거지. 실제로 이런 조합을 하겠다! 라고 생각해서 픽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함.

지난날, 암살자 패치 이전 시즌 6 말의 메타가 3전사 떡대들이 무난하게 성장한 다음 듬직한 어깨 앞세워서 난타전하는 거였다면, 현 메타의 핵심은 CC에 있다고 본다. 지나가는 적한테 아무거나 CC꽂으면 연달아서 하드 CC가 와장창 꽂히고 애들이 누킹해서 하나 짤라먹고 이득 보는 거지. 시즌 6 때는 솔직히 이게 제대로 안 됐음. 죄다 떡대라 누구 하나를 단번에 끊는 것 자체가 좀 난제였거든.

근데 지금은 다르다. 왜냐. 일단 딜 좋은 암살자. 특히 렝가 카직스 등의 아주 파격적인 딜량을 지닌 애들이 적극적으로 기용되서 떡대라도 슥삭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말자하 서폿의 발굴로 CC의 지속력 자체가 길어졌음. 그리고 딜이 좋은 애들이 자주 나오지만, 걔들이 탱이 될 리가 없기 때문에 잘라먹는 환경이 더욱 좋아진 것도 있지.

그래서 지금 상황은 다음과 같다.


4. 미드.

딜로 승부하는 지속딜형 미드 챔피언들은 대체로 상태가 안 좋음. 자주 픽되는 것 같은 라이즈, 카시오페아 등등은 승률이 그저 그렇고. 뭣보다 빅토르가 완전히 무너져버렸지. 빅토르는 정말로 '딜'밖에 안 되는 애거든. 발동 시간도 느리고 효과도 미묘한 그 중력장은 지금의 날라 댕기는 암살자들에게 일절 대응할 수 없음.

신드라도 좀 그럼. 신드라의 부진은 너프도 너프지만 속도전에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크다고 봄. 신드라는 분명 엄청난 누킹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누킹능력을 내려면 구체를 좀 깔아둬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니까.


4.1. 탈리야.

대신 떠오른 픽은 탈리야. 아직 픽률은 둘에 비하면 밀리지만 난 탈리야의 상승세가 이어질 거라고 봄. 탈리야는 카시오페아와 라이즈에 비해 보다 강력한 '폭딜'을 넣을 수 있어서 하나 잘라먹기에도 좋고, 그렇다고 지속딜이 나쁜 것도 아닌 챔피언이지. 하지만 탈리야의 장점은 그런 딜적인 것보단, 유틸에 있다고 봄.

탈리야는 딜 넣는 게 아주 안정적임. 지금 카시랑 라이즈 승률이 낮은 이유? 걔네는 앞라인이 버텨주지 않으면 지가 물려서 일단 도망쳐야함. 당연히 그동안 딜을 못 넣지. 현재 잘라먹기 메타에서 앞라인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걸 생각하면 상당히 문제임.

하지만 탈리야는 기본적으로 재빠를 뿐더러 무빙과 딜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지역 장악 능력이 아주 뛰어난 편임. 스스로 잘라먹는 것도 좋고, 암살자에게 대처하는 것도 비교적 쉬운 편이지.


4.2. 코르키.

코르키는 별 거 없음. 걍 존나 셈. 유틸능력은 발키리와 발키리 패시브 말곤 없긴 함. 근데 그냥 딜이 너무 세. 말 그대로 원딜급으로 나오지? 그게 현 CC 잘라먹기 메타에 완전 최적화되어 있음. 지금 메타에서는 지속딜링보단 순간 뻥뻥 터트리는 누킹능력이 필요한데 이 코르키는 누킹도 하고 지속딜도 함.

다만 코르키를 기용하려면 부족한 유틸성을 채워줄 챔피언이 반드시 필요함. 그래서 코르키는 무조건 막픽으로 뽑음. 왜냐면 안정된 조합이 이미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면 태생인 원딜인 코르키는 게임 내내 아무런 변수를 못 만들어서 그대로 팀과 함께 고사하기 때문이지.


4.3. 그 외.

솔직히 난 CC메타가 와서 리산드라도 뜰 거라고 생각했는데 리산드라를 쓴 선수는 진에어의 쿠잔이 유일함. 그리고 2패를 했는데...... 이게 진에어의 문제인지 CC도 있고 생존력도 있지만 딜이 안 나오는 리산드라라는 챔피언 자체의 문제인지는 좀 두고봐야 할 것 같음.

암살자 중에선 르블랑이 갓티어 필밴이고, 카타리나는 꽤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표본이 적어서 판단은 보류. 탈론은 전혀 나오지 않는데 이건 성능보단 조합상의 문제가 상당히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함. 현 환경에선 탑에 AP를 쓸 수가 없잖아. 탱커 아니면 AD 딜러지.


5. 탑.

탑은 마오카이가 그냥 원탑임. (카밀은 필밴이니까) 기본적으론 그럼. 정글러들도 그렇고 서포터들도 그렇고 조합들이 보다 딜에 치중된 현 상황에서 탱커는 탑이 할 수밖에 없거든. 그리고 그걸 역으로 노려서 마오카이를 라인전에서 강하게 압박하여 겜을 터트리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기본형은 탱커임.

그래서 그런 건지 이전엔 코빼기도 안 보였던 다양한 탱커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음. 쓴 팀은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5.1. 특이한 탑.

mvp의 사이온. 아주 영리한 픽이지. 왜냐면 현 메타에 완전히 부합하기 때문임. 사이온은 CC적인 측면에선 마오카이보다 우위에 있고, 짤챔을 상대로 상당히 괜찮은 픽에 속하는 탱커임. 아군을 보호하는 능력은 마오카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판을 만들어주거나, 만들어진 판에 그대로 쐐기를 박는 일을 참 잘함.

bbq의 쉔. 2번 뽑았지만 공통점이 있음. 상대가 달리는 조합이 아닐 때, 특히 마오카이가 나오면 뽑는다. 마오카이를 넣으면 어떤 식으로든 달리는 조합이 안 됨. 그렇다고 마오카이가 쉔을 죽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마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현 상황에서 누가 잘라먹히려고 할 때 구해주거나 혹은 한타가 일어났을 때 인원수빨로 밀어서 이기겠다는 발상임. 이것도 표본이 좀 더 쌓이면 kt전의 패배가 기량의 문제였는지 픽의 문제였는지 보여질 거라고 생각됨.


5.2. 신지드.

상대가 탱커 나왔을 때만 뽑는 픽임. 신지드는 탱커인지 AP 딜탱인지 브루저인지 라이엇 측에서도 제대로 구분을 못하고 있는 '독특한' 플레이스타일을 지닌 챔피언인데. 탱커를 누를 탱커를 원하는 현 상황에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함.


5.3. 아쉬운 점.

탱커 잡는 브루저는 거의 나오지 않았음. 사실 탱커 잡는 건 걔네들인데 말이야. 클레드 같은 걸 시험해보긴 하는 것 같지만 정글과 미드 서폿 등등이 탱킹력을 분담해주지 않는 현 상황에선 암살자들처럼 폭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탱커처럼 안정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짤챔처럼 아주 확실하게 압박해주는 것도 아닌 피오라 등의 애들은 쓰기가 힘든 것 같음.


6. 정글.

예상했던 대로 정글에 퓨어 탱커형 정글러는 하나도 안 나왔다.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으니 이렇게 말할까. 이니시를 하는 공격형 탱커는 정말 코빼기도 안 나왔음.

그냥 하던데로 리엘렉 등 전사. 아니면 렝카 등 암살자. 특히 렝가의 경우는 그냥 애 자체가 세기도 하지만 너프 먹어서 그저 그런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도 라이벌 격인 카직스와는 달리 CC가 있다는 점에서 자주 기용될 거라고 생각함.

여기서 리신의 승률이 낮아져 리필패가 된 점에 대해 난 이런 의견을 제시한다. 리엘렉 중 엘리스는 고치를 맞추면 폭딜을 넣고, 짤라먹기가 가능함. 렉사이는 지속적으로 CC를 넣어서 받아치는 것이 가능함. 근데 리신은 둘 다 안 됨. 암살자 챔피언이 똑같이 해줄 수 있는, 라인전에서 상대에게 압박넣는 것 외엔 리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단 말이지. 멋지게 이쿠! 해서 인섹킥으로 짤라먹기? 그거 엘리스가 고치 한 방 맞추는 것보다 몇 배는 힘듬. 딜이라도 잘 나오면 쓰겠지만 궁 깡뎀을 왕창 너프해서 딜 자체가 줄어든 점도 크다고 본다.

그리고 mvp는 쉬바나를 안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쉬바나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딜-탱-이니시 인데 지금 정글에게 요구하는 폭딜능력이나 CC능력은 쥐뿔도 없음.


7. 봇.

진의 픽률이 떨어짐. 왜냐. 애쉬를 능가하는 유틸 원딜인 바루스가 떴기 때문이지.

이건 본인 예측이 완전히 빗나감. 왜냐, 난 암살자들이 뜨면 뚜벅이 유틸형 원딜들은 추락하고 케틀 이즈가 부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암살자를 더욱 서포트하기 위해 하드 CC 원딜 티어가 올라가버렸음. 봇에서 말자하라는 아주 강력한 CC를 가진 서폿이 있다는 점은 오히려 원딜조차도 하드 CC로 가도록 만들었고, 미스 포츈이라는 강력한 견제형 서폿의 등장 역시 원딜을 하드 CC 넣고 이니시하는 역할로 만들었지.

지금 원딜 챔피언의 덕목은 딜링이 아니야. 이니시 능력이야. 이게 정말 골때리는 이야기인데 탑에서 쓰이는 탱커들이 이니시를 해주는 공격형 탱커가 아니라 적의 공격을 받아치는 수비형 탱커들밖에 없어서 그럼.


7.1. 서포터

대짤챔시대. 말자하와 그에 대항하는 자이라만이 기용되는 와중 간간히 다른 시도를 하는 정도. 그냥 레드팀에서 밴카드 3개를 무조건 써야 하는 게 문제임. 셋 중 하나라도 밴을 풀어도 된다면 말자하를 자를 수도 있을 것 아니야.

사실 짤챔 중에는 애니도 있고 브랜드도 있고 벨코즈도 있고 한데 걔들을 못 쓰는 이유. 간단함. CC가 좀 애매해. 애니는 사거리가 짧고 브랜드는 논타겟에 1명만 맞추며, 벨코즈는 사거리도 길고 광역기인데 그냥 CC가 약해. 근데 자이라나 말자하는 암살자들이 덮치면 바로 궁을 꽂던가 일직선으로 나가는 광역 속박을 던져서 바로 묶어버릴 수 있거든.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면 타겟 CC와 이니시에이팅 능력을 가진 애니. 어쩌면 메타가 묘하게 꼬이면 애니는 미드로 나올지도?


8. 2주차를 기다리며.

롤 패치는 2주 간격으로 수요일에 함. 그렇지만 프로 경기엔 좀 패치가 늦게 반영되지. 그래도 일단 7.2패치 때 카밀 렝가 르블랑 셋 다 어떻게든 너프를 먹어야 레드 측에서 고정 3밴을 안 하게 될 텐데 내가 pbe 패치노트를 슥 보니 카밀 렝가 르블랑 셋 다 패치노트에 한 줄도 없음. (http://www.surrenderat20.net/p/current-pbe-balance-changes.html#balance)

존재하는 건 파괴전차 너프. 이건 라인전에서 마오카이의 기세를 떨구기 위해서라고 생각함. 그래도 조합상 계속 쓰일 거임. 그리고 암살자 버프. 아이템은 솔직히 저 템들이 나빴으니 이해한다. 방관 조정 역시, 뭐 이해할 정도...... 그리고 니달리 버프. 그래도 프로들 니달리 안 쓸 것 같음. CC 없고, 암살 확정적으로 못해. 룰루 버프. 탱커형 서폿 아이템 버프. 유틸형 서폿템 조정. 이건 말자하 자이라를 탱커 챔피언이나 유틸형 챔피언으로 대항할 수 있도록 신경써준 패치임. 구원은 탱커챔에겐 너프지만 유틸 서폿들에겐 명백한 버프지.

다만,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시점에서 북미는 일요일이고, 내일과 모레에 긴급 추가 패치를 할지도 모르지. 그리고 가장 기대하고 있을 리메이크 워윅은 좆사기로 나오든 좆병신으로 나오든 어차피 대회에서 신규 챔피언이라 픽 못함. 나오려면 7.3 패치나 되서야 가능하지.

대회에서 어느 라인을 중점으로 볼 것인가. 이것 자체로도 꽤 흥미로운 접근이 될 거라고 생각함. 본인은 사이온 쉔 등이 특정 팀만 쓰는 픽이 아닌 범용적 픽이 될지 상당히 두근두근하면서 보고 있음.

본인은 롤챔스 2주차 끝나면, 그리고 라이엇의 역할군 개편이 '기동형 전사'나 '공격형 탱커' 중에서 확정되면 그 때 새로운 칼럼으로 돌아오겠음.


p.s 그리고 요즘 본인의 실력이 무지하게 떨어져서 연패해서 멘탈 깨지다보니 평생 안 걸리던 채금도 먹고, 엄청 망한 상태에서 일부러 제대로 안 하는 등 준 트롤링도 하는데. 같은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함. 진심으로 사죄한다.

p.s2 인장 접는 방법 알려주실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