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 가렌
CE20년 4월 27일


관찰


화려하게 빛나는 대리석 복도에 이질적인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묵직함이 느껴지는 갑주와 검, 수많은 수라장을 겪은듯한 곧은 눈매.

 

가렌 크라운가드

 

그 이름을 모르는 데마시아 국민은 없다.
언제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수 많은 적장을 벤 명장.
그런 그가 이 전설에 리그에 합류하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리라.
그 절도있는 발걸음이 거대한 문 앞에 멈췄을때 그의 시선은 대리석 위에 적혀진 문구에 고정되었다.

 

'진정한 적은 내면에 있으리'

"..."

 

확실히 전시 상황에선 적의 행동보다도 혼란과 공포에 빠져있는 자기 자신이 더욱 위험요소이다.
이런 문장하나를 보아도 언제나 전장에서의 기억과 교훈을
떠올리는 것에 내심 그는 자신이 뼛속 깊은 곳까지 전사임을 확인하고 작게 웃었다.
웃음도 잠시, 가렌은 표정을 굳히고 그 문구를 되물으며 대리석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을 뻗음과 거대한 문이 열린다.

 

교훈도 좋고 철학도 좋지만 역시 가렌이 이 곳에 온 목적은 다른 것이다.

 

 

 

회고


'어둡다'

 

리그의 심판을 받는 이방에 첫발을 들이는 챔피언 및 챔피언 후보자들의 첫 감상이 모두 그러하리라.
빛 한줄기 보이지 않는 어둠. 묘한 향기가 흘러져 오는 공간.
이런 환경에서도 가렌의 눈은 정면을 응시한 채 고정되어있었다.
그가 특별히 무뚝뚝하거나 무신경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시선 끝에 순식간에 그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랜만이네 데마시아의 장군."

 

매혹적인 자태와 매치되지 않는 얼굴의 흉터.
수많은 검으로 무장된 녹서스의 암살자.

 

카타리나

 

"그래 어떻게 지냈ㅇ-"

 

그녀가 말을 맞추기도 전에 가렌의 검은 휘둘러지고 있었다.
물론 그녀를 향해서.

금속이 충돌하는 굉음과 번개가 솓구쳤다.
카타리나 역시 두손의 검으로 가렌의 참격을 받아낸 것이다.

 

"성격이 급하네 전장터하곤 딴판이야"

 

"미안하군. 너무 갑작스레 나와서-"

 

가렌은 본래 무뚝뚝한 인간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본심이 나와버렸소."

 

즐거운듯 웃고있다.

 

가렌과 카타리나은 어둠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참격을 주고 받았다.
수십번 검을 주고 받은 후 서로 거리를 벌린 카타리나가 입을 열었다.

 

"왜 리그에 합류하길 원하지?"

"..."

 

굳은 얼굴로 가렌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는 폭발하듯 카타리나에게 돌진했다.

 

"왜 리그에 합류하길-"

 

카타리나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가렌의 검이 그녀의 사지를 베어버린 것이다.

 

"내가 리그에 온 목적은 내 조국 데마시아를 위해서."

 

가렌은 카타리나의 시체에서 눈을 돌렸다.
카타리나와 검을 수없이 겨뤄보았기에

 

"그리고 진짜 그녀와 싸우기 위해서."

 

수없이 싸웠기에 이미 가렌은 그녀가 이렇게 약하지 않다는걸 안다.
첫번째 검을 나누었던 그때 이미 가렌은 지금의 카타리나가 환영이란 것을 알았으리라.

 

"본심을 들어낸 기분이 어떤가 가렌."

 

허공에서 소환사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런 일은 이미 수없이 있었다는듯 당황하는 기색 없이.

 

"생각외의 인간적인 면이 있더군."

 

"..."

 

자신의 내면을 모두 들춰낸 그는 웃었다.
자신의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보인적없는 야만적인 웃음을 흘렸다.
웃음으로 힉힉대는 숨을 고르고 작게 웃으며 말했다.

 

"상쾌하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라고 생각한 순간 가렌은 문 앞에서 멀뚱멀뚱 서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곤 눈을 굳게 뜨고 자신이 걸어온 통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터 그녀와 싸울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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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 호구인 내가 이런걸 쓰게 하다니 으으

가렌은 카타리나를 연애 대상이 아니라 라이벌로 의식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묘하게 연심도 품겠지만 그것보단 싸울 상대로 보는 시선이 조금 더 클거라는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