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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8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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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지금 롤드컵에서 대체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것인가?먼저 본인은 국뽕도 사대주의도 아닌 입장에서 솔직하게 우리나라가 롤드컵 우승하기를 바라는 일반인임을 밝힘. 본인은 엊그제 국내 두팀의 경기를 보면서 왜 이 팀들이 국내에서 보여줬던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하는지, 이해할수 없는 흐름에 떠밀려 무력하게 패배하는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음. 그리고 어제차 갬빗과 프나틱의 경기를 보면서 뒤통수를 한대 맞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미약하게나마 현 사태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이글을 올림. 1. 우선 무엇보다도 국내 두팀의 부진에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한가지 있다고 생각함. 모두가 설마설마하며 그럴리가 있겠어 라고 생각하며 아직까지도 간과하고 있는 문제. 바로 현장적응임. LCS EU의 경기를 몇번이라도 챙겨본적이 있는 사람은 알것임. 현 롤드컵 경기장과 상당히 유사한 환경에서 진행이됨. 현 롤드컵 경기장의 선수석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노출되어 있고 개방되어있는 공간임. 관중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직접적으로 와닿으며 작은 실수 몇가지에도 그 반응을 바로 체감할수 있음. 반면 국내 롤챔스 경기장은 일단 단절되어 있고 정돈된 분위기에서 선수들의 집중을 우선시하는 구조임. 물론 이러한 차이가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는 하기 힘든건 사실임. 그러나 세계 탑클래스 선수들간에 이러한 미묘한 차이가 승부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까? 물다르고 공기다르고 땅다른 곳에서, 시차에 적응한지도 며칠안된 선수들이, 거기다 실력과는 별개로 평균 연령이 20살을 넘길까말까한 어린 선수들이, 생전 처음 겪는 환경에 팽개쳐진 채로 기량을 100퍼센트 발휘했다? 방송을 생방으로 본 사람들을 어느정도 공감할 것임. SKT와 OMG전에서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라면 절대 보여주지 않았을 미묘한 판단력으로 초반 탑에서 더블킬을 내준 벵기와 임팩트. 거기에 도저히 평소의 페이커라고는 믿을수가 없는 술통굴리기 한번 후의 페이스체크. 겜빗과 오존전에서는 아리의 스킬쿨을 충분히 예상가능했음에도 무리한 앞점멸을 사용한 댄디와 다데. 더구나 얼마전 롤스타전에서 중국의 비매너적인 태도가 충분히 화두가 됬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종료 후에 의도했건 하지않았던 적절하지 못한 반응을 보인 오존 선수들. 과연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틀동안 롤드컵에서 보인 기량은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고 할수 잇을까? 선수들의 이러한 실수들이 국내에서도 종종 보였던, 원래의 "클라스"라고 고개를 끄덕일수 있나? 난 절대 아니라고 봄. 2. 꾸준히 세계 정상급의 반열을 유지하는 팀들의 경험과 노련미. 9/17일차 겜빗과 프나틱의 경기를 혹시 보셨는지? 보지 못했다면 재방으로라도 꼭, 꼭, 두번 보시기를 바람.. 필자는 이 경기를 보는 순간 단 5분만에 "유럽에게 통수를 맞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 경기는 바로 얼마전에 벌어진 프나틱과 겜빗간의 LCS Playoff 전보다도 치열했던, 현재까지 치뤄진 롤드컵 경기중에 가장 명승부였음. 심지어 지난 섬머 스프링을 포함해 유럽에서 보여준 모든 경기들보다 수준 높은 경기였다고 생각함.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유럽은 올스타전 이후로 지역 리그 도중에도 한국을 의식하며 전력을 감추고 한쪽으로는 롤드컵에서 세계를 상대로한 전략을 구축하고 있었다는 뜻임. 이게 도저히 말도 안될수도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본인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봄. 겜빗과 프나틱. 이미 세계 정상급 팀이라고 인정받으며 항상 새로운 메타를 주도하고 새로운 시도를 수도없이 해보는 팀들임. 더구나 당장 국내대회에서 우승을 위해 전력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비교적 신생팀인 SKT, 오존과는 다르게 이미 탈락의 고배와 재평가의 시련을 수도 없이 겪어본 팀임. 따라서 이 양반들은 자기네 리그에서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뒤에 기다리는 롤드컵도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님을 진작부터 깨닫고 있었음. 즉 롤판을 바라보는 시야의 스케일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쉽게 말해 경험과 노련미임. 참으로 안타깝게도 나진소드를 제외한 국내 두팀은 인터뷰에서 롤드컵 준비보다는 국내대회에서 우승하는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었음이 여실히 드러났음. 이렇게 이미 지니고 있는 모든 패를 한번 보여준 팀과 그렇지 않은 팀간의 승부는? 실력은 둘째치고 애초부터 당연히 불리할수 밖에 없는것이다. (PS. 필자는 하지만 아직 오존도 보여주지 않은 노림수가 하나쯤은 충분히 있을거라고 예상함. 다데의 기묘할 정도의 고집스런 픽은 현재 상식적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점임. 남은 4경기 전승을 해야지만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수 있는 오존으로서는 다음 경기부터야말로 준비한 카드가 있다면 등장해야하는 시점임. 개인적으로 기대 반 걱정 반임.) 3. 한국 메타와 강팀들, 이에 기막히게 맞물리는 해외팀의 메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기가막힌 우연들의 일치? 말로 풀어쓰기 상당히 힘들지만.... 우선 롤드컵 이전의 국내 메타를 다시한번 차근차근 되짚어보자. 라인스왑을 통한 빠른 타워철거. 미드에서의 힘싸움을 통한 스노우볼링과 오브젝트 획득. 이를 기반으로 한 바텀의 성장과 하드캐리. ..............어라?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롤드컵은 고사하고 국내 롤챔스에서 4강전만 따지더라도 이같은 메타가 확실한 우위를 보였던 적이 있었나...?? ??? : 아니 뭔 개소리임 ㅡㅡ 당연한거 아님? 그게 아니면 뭐가 있음? 지금 이메타로 올스타도 우승했는데 지금 우리나라 메타가 최강 메타가 당연한거 아님? ..............................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한번 차분하게 생각해보시길. 필자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메타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변화의 시점 이라고 생각함. 우선 라인스왑은 초창기 등장했을때 보다 그 효율성이 상당히 하락한 메타임. 이건 타워의 초반 방어력 증가라는 패치만 놓고봐도 당연히 알수 있는 것임.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게 중요함. 라인스왑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 각 팀의 정글러는 어떻게 움직였었나? 쌍버프 획득후 2대1을 수행하는 솔로라이너를 지원하여 CS, 경험치 획득에 도움을 주고 한템포 시간을 버는거였지. 자.. 그런데........... 타워 패치, 라이너들의 기량 향상, 2대1에 적합한 챔프와 템빌드에 따라 정글러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추가되었음. " 어...이것봐라.... 가만보니 무조건 2대1 라인에 가주지 않아도 우리편 탑솔이 체력관리도 잘할수 있고 이전보다 타워 밀리는 시간이 3,4분 늘었단 말이지... 그러면.....? 차라리 우리편 2대1 라인에가서 다이브를 하거나 차라리 미드에서 스노우볼을 굴리면...? " ....익숙하지 않은가? 다름아닌 겜빗과 OMG가 보여준 초반운영임. 이런식의 운영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 겜빗과 프나틱은 오히려 라인스왑을 하지 않거나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미드에서의 힘싸움에 대단히 집중하기 시작함. 즉, 라인스왑을 통해 타워를 미는 스노우볼링보다 미드에서의 주도권 싸움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는 것임. 분명 초반 라인스왑은 아직까지도 상대와 우리의 탑, 바텀 상성에 따라서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전략임은 사실임. 하지만 라인스왑이 "메타"라고 불릴만한 전략적 가치를 지녔던 시기는 이미 끝난거나 마찬가지임. 필자는 지금 유럽에서 새로이 선보이기 시작하는 메타를 바로 "주도권을 기반으로 한 초중반 하체 싸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고 봄. 그럼 이것은 대체 뭐하는 메타냐? 선공권을 가진, 혹은 적어도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미드,정글, 바텀 픽을 통해 소규모 교전에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 이후 드래곤 등의 오브젝트 획득 등 이득을 지속적으로 챙기며 결과적으로 미드와 바텀 두 라인에서 모두 상대를 압도하여 경기를 가져가는 것임. 라인스왑을 고집하지 않는데도 왜 굳이 프나틱과 겜빗은 쉔을 픽하려는 경향을 보이나? 프나틱은 왜 굳이 리산드라라는 챔프를 픽하여 텔레포트라는 스펠까지 사용하나? 국내 메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아트록스라는 챔피언이 왜 유럽에서는 빈번히 쓰이나? 겐자는 왜 미스포춘이나 바루스를 픽하는 빈도가 많은가? 전부 한가지 결론으로 귀결됨. 초반부터 미드, 바텀에서의 하체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적어도 잡식성 챔프들과 이를 지원할수 있는 광역 cc 혹은 장판 궁극기, 그리고 패시브와 궁의 효율성으로 소규모 교전에서의 주도권 장악. 쉔과 텔포를 든 리산드라는 미드, 바텀으로의 순간적인 지원에 능하며 광역cc가 뛰어난 챔프들임. 아트록스는 우월한 패시브로 초반 미드 정글의 2대2 싸움에서는 거의 최강이라고 봐도 무난. 아리와 이블린 역시 선공권을 가진 챔프들로 미드, 정글의 2대2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음. 바루스와 미스포춘 역시 궁극기 효율이 뛰어나며 기본적으로 캐리형보다는 초중반 힘을 싣는 원딜임. 따라서, 페이커의 그라가스 픽과 다데의 라이즈 픽, 임프의 베인 픽은 절대로 좋은 픽으로는 보기가 힘듬. 그러면 이러한 추세에서 지금 강팀으로 지목되는 팀들의 특징은 무엇이냐? 픽밴 싸움에서부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만한 넓은 챔프폭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 기량 또한 절대로 상대에게 밀리지는 않을 만한 정글러와 미드라이너를 보유하며 탑과 바텀 역시 이를 보조해주기에 충분한 역량을 지닌 팀들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히려 필자는 유럽팀이 예상도 하지 못한곳에서 변수를 만들어 탑라인을 파괴시킬만한 기량을 지닌 플레임과 비록 정글러인 헬리오스는 어정쩡하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바텀, 챔프폭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앰비션이 포진한 블레이즈가 롤드컵에 나왔다면 생각보다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을 거라고 생각하는 바임. 비슷한 맥락에서 나진소드 역시 현재 가장 전력노출이 적고 오랜 분석기간을 가졌으며, 미드라이너인 쏭의 기복만 제외하면 정글러인 와치와 바텀의 프레이가 현재 유행하기 시작하는 메타에 매우 적합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차후 경기를 어느정도 기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NLB를 챙겨본 사람들은 깨닫겠지만 두 팀간의 경기는 오히려 여타 국내 팀들보다 현재 유럽팀들의 경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정리를 해보자면.............. 우리나라 선수들의 피지컬과 개인 역량은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메타가 변하는 시점에 있어서 한 발자국 늦는것이 기가 막히게도 롤드컵의 시기와 일치하여 드디어 발목을 붙잡히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4. 거기에 필자는 비단 롤판 뿐이 아닌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풍토가 현 사태를 야기하는데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롤드컵을 보면서 느낀점을 간략히 비유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수능 만점받은 한국 학생이 해외 학교에 처음 다녀보면서 갈팡질팡 하고 있다." 다양성, 참신한 시도보다는 결과와 승리를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분위기. 엄격한 규칙과 재제 아래에서 보여줄수 있는 모든것을 보여주기 위한 비정상적인 방향으로의 기묘한 발전성... 부디 이번 롤드컵에서의 혀끝에 닿은 쓴맛을 계기로,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간절히 바라며, 국내 롤판 역시 한단계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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