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팁이라기보다는 선택에 도움이 될까 싶어 공유해봅니다.

피스트 상향 이후로 여러 육성법들이 등장했는데요. 대강의 여론을 보니 피스트+홀리쇼크딘에 대한 지나친 저평가와 드림셋+피스트딘에 대한 지나친 고평가가 병존하면서 잘못된 이해를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드림 세팅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습니다.

1. 3피스트+1속죄 이상이 붙은 셉터에 콜투작을 하여, 종래의 드림딘 세팅에서 콜투암 함성탭이었던 부분을 피스트 사용을 위한 스왑탭으로 전환하고, 질에 투자한 스킬포인트를 헐어서 피스트딘을 병용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고뇌질딘도 유지하고 싶고 피스트도 뿌리고 싶다면 이상적인 방향인 것은 맞습니다. 일단 고뇌로 확보되는 방어무시와 높은 물리대미지를 다른 어떤 세팅도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고뇌드림질딘이 베이스인 상태에서 피스트를 첨가하는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피스트딘이 여러 갈래의 육성방향을 요구하는 까닭은 피스트만으로는 잡을 수 없는 동물형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함인데, 여러 글들에서 소개되는 드림피스트딘은 대부분 고뇌드림질딘 딜링을 확보하기 위해 피스트 레벨을 상당히 포기하고 있습니다. 전투참을 인벤이 가득 차도록 도배해서 이를 해결하는 글들이 더러 보였으나, 파밍게임에서 큐브조차 넣지 못 할 정도로 인벤을 가득 채우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개인적으로는 다소 의문스럽습니다. 확실히 드림딘 세팅은 1인방을 빠르게 쓸어내는 용도이기 때문에, 솔방 카생몹이 피스트 홀리쇼크 한방에 녹기 시작하는 레벨(대략 스킬레벨 43-44사이)을 전투참을 도배하여 강제로 맞추게 되면 굉장한 사냥속도를 자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50패캐조차 채우지 못하는 세팅을 하든지, 아니면 전투참을 8~9장을 넣어야 합니다. 아래 예시를 보시죠



예시1: 드림딘 98레벨 + 본캐컨빅 + (고뇌+드림)/(피스트셉터콜투+영혼) 세팅
(그림에 오타가 있네요. 레지+부츠 가 아니고 패캐링+부츠 입니다)

콜투탭에서 스피릿 대신 자카럼을 억지로 사용하고 부족한 함성레벨을 66X셉터로 보충한다면 전투참을 두 장 줄일 수는 있어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물론 3피스트 1선고 이상 셉터작 66X 콜투암이 필요하겠죠. 이런 템을 끼고 세팅을 하라는 게 과연 육성팁이 될 수 있을지 저로서는 선뜻 단언하기가 힘드네요. 공속과 라마흡은 또 어디서 챙겨와야 할까요? 워스파이크죽숨을 쓸까요? 그럼 어레는 또 어디서 챙길까요? 이런 저런 부분들을 고려하다 보면 결국 인벤을 전투참으로 완전히 꽉 채우고 패캐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2. 둘째로 드림을 착용하되, 열의를 아예 포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무기에 오심이나 매직셉터(이론상 3전투 3피스트 + 패캐 + 라깎주얼 2개까지 가능하겠네요)를 채용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극피딘에 홀숔 오라딜을 추가하는 개념에 가까운데, 스킬레벨은 낮지만 선고오라를 직접 켬으로써 높은 오라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문제는 과연 드림딘 쪽이 열의를 포기했을 경우 종합적인 딜링능력이 정말로 더 높겠느냐 하는 점입니다. 종래의 드림딘이 홀숔딘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겨져온 까닭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양자를 비교함에 있어 논점이 되는 것이 홀리쇼크라는 점입니다. 찍지도 않은 스킬을 30레벨이나 상시발동으로 가져가고, 시너지에 올인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강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스트가 개입되어버리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드림투구와 방패에서 손해를 봐야 하는 올스킬레벨이 최소 3레벨에서 최대 7레벨에 이르기 때문입니다(다뎀+영혼~3전투+자카럼). 다시 말해 주력딜링기인 피스트에서 오히려 심각한 손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세팅이 되어버리는 셈입니다. 

둘째는 기존의 드림딘과 홀숔딘의 비교에서 실제로 비교되는 것이 열의 사용시의 딜링능력이라는 점입니다. 드림딘은 홀숔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컨빅션(선고)을 더 높게 가져가면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파낙을 용병에게 맡길 수 있기에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용병파낙 사용시의 대미지 패널티는 물리대미지 의존도가 낮은 드림딘에게 큰 패널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열의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순간 이 장점은 거의 사라집니다. "홀리쇼크 레벨은 낮지만 실제로는 더 강하다"는 것이 드림딘의 강점이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열의를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하는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드림세팅은 홀리쇼크를 한계 이상으로 강화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떤 세팅을 하든 간에 위의 예시 스샷과 오라딜은 거의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피스트홀숔딘의 경우는 어떨까요?



예시2: 피쇽딘 95레벨 (레지스트라이트닝 다 못찍은 상태) + 용병무공
(현실적으로 95이상 레벨업은 어렵다 생각해서 레지스트라이트닝 레벨을 조정했습니다)

선고레벨 차이와 라깎 등에 의한 변동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비교 시뮬레이션에서는 피스트딘에게 가장 위협적인 상대 중 하나인 성채3층의 데스로드를 상정한 수치를 입력했습니다. 홀리쇼크를 찍지 않음으로써 드림딘이 손해보는 피스트 첫타 대미지는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피스트 레벨도 부족한 와중에 오라딜까지 거의 따라잡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월등히 비싼 템세팅이 강제되면서도 실성능에는 거의 차이가 없거나, 96레벨 이상일 경우 오히려 뒤쳐지는 셈입니다. 앞서 제가 드림딘이 전투참을 8장 이상 넣을 경우 이 문제가 상쇄될 거라 언급했었는데, 만약 그 정도로 인벤을 채워버릴 거라면, 피스트홀숔딘은 공격오라참을 그만큼 채움으로써 홀리쇼크 오라딜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드림딘의 거의 유일한 장점은 열의를 포기함으로써 용병 선택에 자유가 생겼다는 점 정도만 남는데요. 문제는 피스트와 시너지를 낼 만한 용병이 사실상 통찰을 든 홀프용병 정도뿐이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통찰을 쓸 수 없다 해도 피쇽딘 세팅에서 마나가 부족할 일은 사실상 없을 것 같습니다. 예시2를 보시면 투구에 라깎주얼 대신 퍼해골작을 했는데요. 이 경우 셉터15+메피장25+퍼해골19 = 59%마나재생에, 비단매듭5+자카럼주얼작 = 8마상을 챙길 수 있습니다. 제가 디바인셉터가 없어서 셉터 대신 오심을 쓰고 테스트해보았음에도 마나가 전혀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솔방이 아니라서 몹이 녹아내리지 않는다면 마나가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에는 그냥 무한을 빼 버리고 피쇽딘도 용병에게 통찰을 주면 됩니다. (오라를 잠시 속죄로 바꿔켜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지만, 그리고 애초에 피스트가 먹히는 사냥터에서 오라딜이 의미가 있는지부터가 의문스럽긴 하지만, 비교를 위해 이 부분은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럴 경우 라이트닝 대미지가 크게 떨어지겠지만, 애초에 피스트딘이 풀방에서 구태여 악마/언데드가 아닌 몹을 잡을 거라는 상황을 가정하는 일 자체가 다소 억지스럽기 때문에 의외로 유의미한 차이는 못 되는 게 사실입니다. 결국 정상적인 비교라면, 논의의 대상이 되는 것은 1인방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드림딘의 오라딜도 풀방에선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드림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있는 드림을 굳이 버릴 필요는 없겠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일부러 드림을 서둘러 구매하시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서 없는 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