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쉬가 나가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엘리스마저 자리를 떴다. 그림자 군도에서의 아침식사는 낭만적이지 못한 것이 흠이다. 그도 그럴것이 폐허가 된 궁전뿐만 아니라 상식적인 아침식사를 챙길법한 챔피언은 인간형 챔피언인 엘리스하고 이블린밖에 없으니까. 의외로 급식생활에 익숙한 이블린은 전쟁 학회에서 배식하는 음식들로 식사를 하고있다. 돌려 말하자면 그 식단 이외에는 잘 먹지 않다는 뜻일지도.

 일방적인 식단제공이라는 문제점 외에도 그림자 군도에서의 아침시간은 이 외의 선택권이 없을 정도로 삭막함을 자랑한다. 네크로맨서인 요릭이 생선구이의 맛을 알리가 없고 언데드인 쓰레쉬는 스테이크의 맛보다는 남들의 불행에 더 맛을느끼는 존재인데 어떻게 그들과 아침을 먹으면서 정겨운 대화를 나누겠는가. 여러 이유로 정없는 식사 분위기 때문에 사실 엘리스는 그림자 군도의 아침을 좋아하지 않는다.

 

 엘리스는  그녀가 가려고 하는 장소는 쓰레쉬와 같은듯 달랐다. 포탈로 이동하는것까지는 같은 경로지만 그녀는 전쟁 학회에 갈만한 이유가 없으니까.

 이윽고 목적지에 다다렀을 때, 생기없는 초록빛을 띠는 군도의 안개를 뚫고 하늘높이까지 연결된 하늘빛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그림자 군도뿐만 아니라, 데마시아, 녹서스, 빌지워터, 필트오버, 자운, 아이오니아...등 여러 장소의 중심부에서 이런 빛을 띄겠지.'

 세계의 모든 국가나 대도시에는 중심부에 포탈이 설치되어있고 이를 통해서 텔레포트를 해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챔피언이나 소환사만 활용할 수 있고 포탈이 설치되어있는 장소, 즉 중심부간의 이동만 가능하지만 앞서 떠난 쓰레쉬의 경우같이 너무 먼 장소를 목적지로의 이동할 때의 활용은 이의 장점이라 여길 수 있겠다.

 어쨌든 언데드 챔피언들 사이에 이블린이 혼자 아침밥을 먹게 냅두고 엘리스는 어디로 가느냐 하면...

 

 하늘을 향해 쏘아올리고 있는 빛이 무언가에 의해 찰나의 순간, 지상으로 내려온다. 지상으로 내려온 빛은 자신의 자취를 숨기면서 이용자만을 남겨준다. 눈을 떠서 포탈 밖의 배경을 눈에 담아본다. 색채는 다르지만 시야를 제한할 정도의 스모그가 죽 퍼져있는 것은 그림자 군도에서처럼 무언가의 위험에 대처하게끔 생각하게 만드는 광경이다. 그곳에서의 위험요소는 망령과 언데드라면 이곳은 질나쁜 대기일 것이고 그말은 이곳에서의 각박한 위생환경에 극복해야만 한다는 뜻이리라. 그러한 이곳은...

ㄴ자운으로 이동하셨습니다.ㄱ

"좋아."

 '자운'. 이곳이 그녀의 목적지이자 챔피언 이외의 주 활동장소다.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 사이에서 유난히 고급진 디자인을 가진 건물이 우뚝 서있다. 마치 지하철 좌석을 앉을 때 양 다리를 쫙 뻗고 앉아 마련한 공간처럼. 그 건물 주변에는 자신의 건물의 위상을 떨어뜨릴만한 건물이 있지 않다. 잠금장치를 푼 엘리스는 이곳으로 걸어들어간다. 마치 자기집처럼. 아직 건물 내에는 그녀 이외의 사람은 없었다.

"오늘은 그냥 아침이 당기지 않아서 그냥 와벼렸네~ 그래도 일은 시작해야지?"

 그녀가 들어간 건물의 위에는 거미모형을 본딴 구조물이 뾰족한 지붕위에 세워진 십자가를 감싸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당으로 들어온다. 걷잡아봐도 남녀구분할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건물로 오고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종교에 순수한 마음으로 헌신하고 있는 자들이다.

 문이 닫히고 잠시 후에 성당 내부의 모든 등불이 꺼지기 시작한다. 신도들은 애써 자신들이 만들어낸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정리했다. 얼마 뒤 스테인글라스가 붙여진 창문에 햇살이 비춰졌다.
 창문에 새겨진 그림은 괴이한 장면이었다. 흰 옷을 입은 성스러운 사람이 모든 생물 앞에 위치한 거미를 쓰다듬고 있었다.

"모두들, 이 교단이 왜 생겼는지 알고 계십니까?"
 신도들은 거리낌없이 거미를 섬기기 위해서라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엘리스는 애써 웃음을 참았다. 그녀는 자기가 준비한 멘트를 이어나갔다. 이 자그마한 노력은 언제나 그녀에게 큰 양분이 되어줬다. 비유의 양분이 아닌 진정한 양분으로써...

 

 신도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깊게 들었다. 인류가 겨우 문명생활을 시작한 때에 하늘에서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인간세계로 보내주었다. 하늘의 아들은 인류를 구원하기위해 분주히 활동했지만, 오히려 당대 권력자들에게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결국 그를 잡아서 처형하라는 명이 내려졌고 하늘의 아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하늘의 아들이 피신한 동굴앞까지 그들은 추격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들은 동굴에 쳐져있는 거미줄을 보고 이곳에는 사람이 있지 않다고 판단, 철수했다고 한다. 하늘의 아들은 그 조그마한 생물에 의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그 생물의 업적을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엘리스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의 끝은 소환사의 조상들은 그 하늘의 아들을 따르는 자들이었고, 후손인 소환사들도 거미만을 위한 독자적인 종교를 세우는데 허용해주었다는 것.

 그녀가 신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독실한 신도만이 거미의 신의 은총을 받아서 소환사를 보호하는 존재가 될 수있다'이다. '인류의 재구성'이후의 세계에서 갑작스레 등장한 인간출신의 지배자, 소환사. 그들이 다스리는 땅을 밟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 존재에 대해 의아함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는 존재,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다스리는 자리를 가지고 있는 종족의 영광을 가진 자들. 이들과 같이 어울리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종교적 고증이 전혀 없는 엘리스의 감언이설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거미교의 사제, 즉 그녀를 맹목적으로 찬양한다.

 엘리스, 거미 여왕, 또는 거미교의 사제로서.

<계속>

 

<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원작vs팬픽 설정 비교>

자운

 

 

원작 : 자운은 필트오버를 관통하고 있는 깊은 계곡과 골짜기 밑에 자리잡은 거대한 지하도시입니다. 흔히 과학 발전의 상징적인 도시를 필트오버로 알고있지만, 실제로 자운에서 나온 과학기술력은 필트오버를 웃돌 정도로 엄청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자운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환경오염이 극심한 지역인데요, 그래도 자운에서 최우선으로 중시하고 보장받는 것이 '자유'인만큼 자국민의 애국심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필트오버와 대립적인 측면을 띄고 있긴 하지만 기술교류의 측면에서는 녹서스와 가장 연관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녹서스와 협력국가이기도 하고요.

 의장 매그너스 던더스가 대표로 있는 자운 자유위원회가 최고 통치기관입니다.

 

팬픽(현 작품)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졌고 자유를 최우선한다는 설정과 녹서스와의 협력적인 관계, 의장 매그너스 던더스가 대표로 있다는 등의 설정은 유지하고 있지만 지하도시가 아닌 사업도시입니다. 필트오버와의 관계는 단순한 과학강국이라는 측면에서 대립을 이루는 국가까지만 설정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엘리스는 이를 이용해 이곳에서 자신의 종교인 '거미교'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자운에 있는 종교는 거미교뿐만은 아닙니다.

 

 

 제가 쓰고있는 팬픽물의 세계관과 위치가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의 셰계관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지도를 참고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지도를 바탕으로 설정했으니까요... 2년전에 계획한 소설이라 세계관이 많이 바뀌어버렸군요ㅠㅠ

그런데 2014년 해로윙 이벤트 당시에 나온 지도를 보면 그림자 군도의 위치는 푸른 화염 섬 남쪽에 있다고했기 때문에 그림자 군도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바꾼 상태로 전개하겠습니다. 예전 지도를 기본으로 하되 그림자 군도의 위치만 바꾸는 것이죠. 이렇게.

 

 

<글쓴이의 말>

 

 수정판을 쓰면서 가장 까다로운 과제는 새로운 설정과 버려진 설정을 확실히 구분하고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야 늘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쓰는 과정에서 설명이 빠져버리면 이해하기 어려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