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이 향하고 있는 협곡은 천의 요새였다. 삼면이 모두 깎아지른 듯한 벼랑이었고, 협곡 안으로 들어오는 통로는 겨우 사람 한두 명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매우 좁은 협로였다.


 그야말로 통로만 막아 버린다면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곳인 셈이었다. 단 한 번도 햇빛이 든 적이 없는 협곡은 오랜 세월 쌓인 낙엽이 부식되어 있었고, 온갖 이름 모를 벌레들이 득실거렸다.


 이곳은 한꺼번에 몰려드는 적을 상대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장소였다. 아무리 많은 인원이 덤벼들어도 결국 한 명씩 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피오라는 생존한 무리들을 이끌고 최후의 장소로 협곡을 선택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당장의 위기를 모면했을 뿐 그녀의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백여 명의 인원을 이끌고 협곡으로 향했지만 지금 남은 인원은 삼십여 명이 고작이었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피오라는 지금의 처해진 현실에 가슴이 아파왔다.


 쾌검의 달인 피오라.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른 검을 빠르게 휘두른다고 해서 붙여진 그녀의 별칭이었다.


 어린 나이에 로렌트 길드에 가입하면서 전대 마스터였던 ‘루베르토’의 밑에서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 이래, 그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으로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 부마스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삼 년 전 ‘루베르토’가 죽은 후에는 경험이 많은 노장들을 젖히고 마스터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그녀의 나이는 31세.


 한 길드의 마스터라고 하기에는 매우 젊은 나이었다.


 당연히 피오라에 대한 로렌트 길드원들의 신뢰와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로렌트 길드가 창단된 역사 이래 피오라가 가장 크게 세력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평가받고 있었다.


 그런 기대를 그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었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그녀가 나서면 바로 해결되었고, 마음먹고 시도한 일은 반드시 성공해왔던 것이다.


 피오라가 스트렌, 아트라마 길드와 연합하여 이 흑담비석 산맥에 오게 된 이유는 전쟁학회 안에서의 갈등 때문이었다.


 백전노장 타릭이 전쟁학회 마스터로 등극하면서 기존의 길드들은 큰 변화가 있었다. 그전에 거대 길드의 양대 산맥 이었던 ‘글레디온’, ‘마우렉’ 길드의 입지가 축소되면서 뜻밖에도 ‘제레이노’ 길드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제레이노 길드의 마스터인 ‘바르탄’은 타릭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는 타릭의 분신처럼 그를 따르며 그의 비위를 잘 맞췄다.


 타릭의 후광을 업고 제레이노 길드가 크게 세력을 확장하는데 그리 오래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새 수많은 길드와 군소 클랜들이 제레이노 길드의 바르탄을 최고의 실세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타릭의 존재와 그 영향력은 엄청났다.


 그 와중에 찬밥신세가 되어버린 길드 중 하나가 바로 로렌트 길드였다.


 그 이유는 바르탄의 철저한 견제 때문이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피오라는 바르탄에게 껄끄러운 존재였다. 로렌트 길드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제약은 피오라를 분노케 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었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쟁학회의 활동과는 별도로 흑담비석 산맥의 레드윈드 길드를 토벌하려한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었다. 레드윈드를 무너뜨린다면 피오라 자신의 입지는 물론이고, 전쟁학회 내에서 로렌트 길드의 입지가 크게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스트렌 길드와 아트라마 길드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로렌트 길드와 비슷한 입장이었다. 피오라는 세 길드의 정예인물을 엄선해 레드윈드 길드를 토벌할 것을 제의했고, 그들은 기꺼이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레드윈드의 함정에 빠져 곤혹을 치렀으니, 만약 이곳에서 피오라 자신을 비롯한 정예 길드원들이 모두 죽게 된다면 절망적인 일이 벌어질 것이었다.


 로렌트 길드의 위세가 땅에 떨어져 다른 길드에게 완전히 밀려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발로란 대륙에서 그 존재가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휘이잉...


 스산한 바람이 그녀의 우울한 얼굴을 할퀴며 지나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의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피오라는 초조한 마음으로 여러 가지 계략을 세워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협곡 밖은 수많은 레드윈드의 병력이 포위망을 구축한 상태였다.


 이때, 피오라 곁으로 에이젠과 헤인이 접근해왔다.


 스트렌, 아트라마 길드의 마스터인 그들도 절박한 심정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피오라, 놈들은 우리가 지치기를 기다리는 것 같네.”


 에이젠이 절망감에 빠진 음성으로 말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케넨이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폭풍평원의 판테온에게 갈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네. 설마 판테온의 병력이 우릴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다고 하더라도 모두 시체로 변한 뒤가 될 것일세.”
 “에이젠님께서는 다른 생각이라도 있으신가요?”


 피오라가 무겁게 물었다.


 에이젠이 자신의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싸워야하네. 한곳으로 힘을 집중시킨다면 포위망을 뚫을 수도 있을 것일세.”


 그러자 묵묵히 듣고 있던 헤인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자살행위입니다. 저는 그 의견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


 바로 그때.


 협곡의 입구 방향으로 세 명의 사람이 황급히 몸을 날려 왔다. 맨 앞에 달려오는 인물은 로렌트 길드의 부마스터이자, 피오라의 오빠인 암다르였다. 그리고 그를 따르는 두 사람은 란트와 리안이었다.


 “피오라, 부상자들의 상태가 이상해!”


 암다르가 피오라 앞에 멈춰서며 소리쳤다.


 피오라의 얼굴이 흔들렸다. 그녀는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암다르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세한 것을 묻지도 않고 부상자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곁에 있던 모든 인물들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휙!


 부상자들은 협곡 가장 안쪽에 있었다.


 그들 앞에 멈춰선 피오라의 안색이 심하게 굳어졌다.


 그것은 뒤 따라 오던 에이젠과 헤인도 마찬가지였다.


 ‘지독한 냄새다!’


 부상자들의 살은 심하게 썩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살갗은 녹색으로 변한 채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다.


 “대체 이것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에이젠이 신음하듯 말했다.


 증상이 심한 부상자들은 벌써 상처 부위가 썩어가고 있었다. 그들 중 몇 몇은 곧 숨을 거두기 직전이었다.


 “너무 끔찍해요! 저들을 살려 낼 수 없는 건가요?”


 리안이 안타까워하며 물었다.


 피오라가 무겁게 탄식했다.


 “이상한 일이군요. 저들의 독화살은 신경만 마비를 시키는 줄 알았는데 대체 이들의 증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독을 사용한 것 같네.”


 에이젠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끔찍해... 너무나 끔찍해!’


 참다못한 리안이 눈을 질끈 감으며 시선을 돌렸다.


 그때였다.


 협곡 입구 쪽에서 휘파람소리가 길게 들려왔다. 입구에 배치된 인원들에게서 들려오는 신호였다.


 란트가 경직된 얼굴로 외쳤다.


 “누군가 침입한 것 같습니다.”


 휘파람 소리가 짧은 간격으로 이어졌다. 이는 침입자의 숫자가 많지 않다는 뜻이었다.


 피오라 등 일행은 입구 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지쳐있었지만 눈빛은 매섭게 살아있었다.


 휘파람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침입자의 숫자를 알려주는 소리는 단 한명이 나타났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순간 피오라를 비롯한 일행들의 표정이 모두 의아해졌다.


 “이상한 일이군요.”


 피오라가 걸음을 멈추고 휘파람 신호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의 얼굴이 묘하게 경직되었다. 그것은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적은 아닌 듯싶은데...”


 암다르가 말했다.


 “적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포위망을 뚫고 이곳까지 왔단 말인가?”


 에이젠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피오라가 암다르에게 눈짓을 보냈다.


 암다르는 즉시 알아차리고 휘파람소리를 내며 신호에 답했다. 그의 휘파람소리는 이곳을 찾아온 인물을 들여보내라는 신호였다.


 일행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입구 쪽을 응시했다.


 곧 한 인물이 입구를 통과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바로 원숭이 오공이었다.


 포위망을 뚫고 온 그의 전신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것은 하루 전만 해도 미숙해보였던 오공의 모습이 아니었다.


 피오라와 일행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오공을 응시했다. 이곳의 그 누구도 오공을 알아보지 못했고, 심지어 안면이 있던 암다르와 란트, 리안 조차도 그를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다가선 오공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리안이었다.


 ‘저 사람은 여관에서 봤던...!’


 암다르가 놀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자네 혹시...?”


 오공이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이곳에서 또 뵙게 되는군요.”


 란트는 그제야 오공을 알아보았다. 그의 안색이 당혹함으로 물들었다.


 ‘저 놈은 여관에서 봤던 원숭이가 아닌가?’


 암다르는 도무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케시아의 여관에서 잠깐 도움을 주었을 뿐, 오공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대체 자네... 어떻게 이 협곡에 들어왔는가?”
 “그전에 먼저 전할 말이 있습니다.”


 오공이 일행들을 돌아보았다.


 “혹시 어느 분이 로렌트 길드의 마스터이시죠?”


 피오라가 손을 들고 앞으로 나왔다.


 오공은 그녀에게 르테르가 준 카드를 건넸다.

 피오라가 카드를 받아들며 놀란 눈빛이 되었다.


 “이건 르테르님의 신분증...!”


 암다르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이 카드를 자네가?”


 오공은 잠시 숨을 돌린 뒤, 그동안의 일들을 설명했다. 케넨을 만난 일. 르테르를 만나고 우르곳을 죽인일 등...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모두 놀람의 빛이 떠올랐다.


 오공은 솔직담백하게 상황을 말했지만 듣는 이들에게는 도무지 믿기 어려운 일들뿐이었다.


 특히 오공이 별 생각 없이 자신이 우르곳을 죽인 일을 언급했을 때 모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나 오공은 그런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케넨이 말한 동굴에 대해 설명했다.


 “그 동굴이야 말로 이 포위망을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겠군!”


 암다르가 기뻐했다.


 그때 란트가 굳은 표정으로 앞에 나섰다.


 “난 저 원숭이의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


 암다르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란트, 무슨 뜻이냐?”


 란트는 오공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저 원숭이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오공은 뜻하지 않은 란트의 말에 기가 막혔지만 침착하게 되물었다.


 “대체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다는 것입니까?”
 “네놈은 분명 리븐이 보낸 첩자가 틀림없다!”


 란트의 한마디에 사람들은 충격 받은 듯 놀라는 표정이 되었다.


 그것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만에 하나 오공이 르테르를 죽이고 그의 카드를 습득한 뒤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란트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힘을 얻은 듯, 기세등등하게 말을 이었다.


 “우리는 이틀 전에 저 원숭이를 이케시아의 한 여관에서 보았습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오늘 정오에 이케시아에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고, 르테르님을 만났다는 것인데...”


 여기까지 말한 란트가 냉소를 지으며 오공을 노려보았다.


 “아무리 빠른 이동속도로 달린다 할지라도 그것은 불가능한 시간입니다. 우리 모두가 말을 타고 반나절에 걸려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저자가 원숭이라고 한들 어찌 그만큼 빠를 수 있단 말입니까?”

 “.....!”
 “.....!”


 피오라를 비롯한 에이젠, 헤인 등의 안색이 무섭게 경직되었다.


 란트는 두 눈을 번뜩이며 오공을 몰아붙였다.


 “게다가 리븐의 최측근인 우르곳을 죽였다니... 어딜 봐서 저 원숭이가 그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건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불신의 눈빛으로 오공을 응시했다.


 란트의 말은 나름대로 어긋남이 없었다.


 심지어 그를 좋게 보았던 암다르 조차 의혹을 느끼고 있었다. 말을 타고 반나절 걸린 거리를 두 다리로 더 빨리 도착했다는 것은 그의 생각으로도 불가능한 것이었다.


 ‘저 청년이 킨코우 길드의 닌자가 아니고서야, 그렇게 빠르게 달릴 수가 없을 것 이다!’


 란트가 다시 소리쳤다.


 “당장 저놈을 포박해서 심문해야 합니다! 레드윈드는 어떤 음모를 꾸밀지 모르는 집단이니 저놈은 분명 신분을 가장한 첩자임이 분명합니다.”


 주변 인물들의 얼굴에 살기가 떠올랐다.


 “잠깐.”


 피오라가 그제야 입을 떼었다.


 그녀의 시선이 오공을 응시했다.


 “란트의 말에 당신은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는군요.”


 오공이 쓴 미소를 지었다.


 밤새도록 혈투를 벌이며 싸웠다. 샤코를 제압하고 협곡의 위치를 알아낸 후에도 몇 번이나 발각될 위기를 모면한 뒤, 포위망을 뚫고 겨우 이곳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런 모든 노력은 지금 눈앞에 있는 이들을 살려내기 위함이었다.


 헌데 오히려 의심을 받고 있으니 기가 막일 노릇이었다. 하지만 오공은 이들을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오공은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게 의심이 된다면 실력으로써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누구든지 덤벼보시죠.”


 그의 당당함에 피오라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때였다.


 부상자를 살피던 한 남자가 황급히 헤인에게 다가와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부마스터님께서 곧 숨을 거두실 것 같습니다.”
 “.....!”


 헤인의 안색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부마스터가 결국...!’


 그는 부상자들 사이에 누워있는 한 남자를 향해 움직였다.


 오공은 그제야 주위에 쓰러져 있는 부상자들을 발견했다. 처참한 그들의 모습에 얼굴이 굳어졌다.


 “왜 저들이 죽어가게 내버려두고 있죠?”


 피오라가 무겁게 대답했다.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손을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괜찮다면 제가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부상자들을 치료 하겠다는 건가요?”


 피오라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란트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마스터, 속지 마십시오! 저놈은 무슨 수작을 부릴지도 모릅니다!”


 오공은 좀처럼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란트의 말을 듣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란트를 무섭게 노려보며 싸늘하게 물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대체 내가 무슨 수작을 부린다는 것입니까?”
 “이 원숭이 놈이...!”


 란트의 기세는 험악했지만 오공의 말에 이렇다 할 반박을 할 수 없었다.


 피오라는 오공을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공은 서둘러 움직였다.


 그는 먼저 상태가 위급한 아트라마 길드의 부마스터부터 살폈다.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