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은 한참을 헤맨 끝에 나무꾼 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나무꾼에게 흑담비석 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의 위치를 묻고 난 후, 달리기 시작했다.


 몇 개의 계곡과 봉우리를 넘었다. 그의 전신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아무리 체력이 뛰어난다고 한들, 몇 시간째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공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달렸다.


 그것은 한번 시작한 일은 끈기와 집념으로 밀어붙이고야마는 오공의 성격 탓이기도 했다. 오반은 그런 그의 성격을 고집스럽다고 했고, 도란은 인내력이라고 했으며, 마스터 이는 오기라고 평가했었다.


 그렇게 세 시간을 내리 달렸다.


 오공은 거의 탈진상태가 되어 흑담비석산맥에 도착했다. 정오가 되어서야 도착할 것이라는 케넨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있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몇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오공은 비로소 숨을 돌리고 자리에 앉아, 마스터 이에게 전수 받은 명상법으로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지친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기력을 회복한 그는 봉우리를 찾아 다시 몸을 날렸다.


 흑담비석산맥의 산세는 험난하고 울창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이오니아에서만 살아온 오공은 이처럼 험난한 산세는 난생처음이었다.


 “분명 이곳이라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었나?”


 오공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졌고, 달 또한 구름 속으로 숨어 버렸다.


 어디선가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달빛이라도 비추었으면 좋으련만...”


 잠시 후, 구름 사이로 푸르스름한 반달이 빠져나왔다.


 시야가 확보된 오공은 빠르게 산둥 성이 쪽으로 움직였다.


 “일단 아무 봉우리에 오르면 가장 높은 봉우리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거야.”
 

 숲을 벗어나자 곧,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눈앞에 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피비린내가 풍겨져왔다.


 오공의 시선이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의 동공이 크게 확대되었다.


 ‘시체...!’


 오공의 주변으로 십 여구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노인이 두 명, 여자 한 명. 나머지는 모두 젊은 남성의 시체였다.


 깊은 산속에서 마주하는 시체들의 모습에 오공은 침을 꿀꺽 삼켰다.


 갈 길이 바빴지만 등을 돌리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시체들을 살펴보았다.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건 분명한데... 모두 부풀어 오른 모습이구나.”


 시체들의 살갗은 자줏빛으로 변한 채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오공은 시체들의 몸에 화살이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독이 묻은 화살에 당했구나.”


 오공은 조심스럽게 한 구의 시신에 박힌 화살을 뽑아냈다. 검은빛 핏물이 화살촉에 엉켜 딸려 나왔다.


 “이건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


 독에 관한 지식은 이미 도란에게 전수받은 오공이었다.


 이들은 화살에 공격당하는 순간 몸이 경직되고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체 누가 이런 잔인한 짓을...”


 오공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나왔다.


 그때 그의 뇌리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여관에서 만났던 로렌트 길드의 암다르와 란트, 그리고 리안이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이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리븐’이 이끄는 레드윈드 길드의 현재 본거지가 바로 이곳 흑담비석산맥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전쟁학회 소속의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오공은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선가 희미하게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공은 재빨리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는 이내 갑옷을 걸친 한 노인이 열 명의 괴한들에게 협공을 당하고 있는 광경을 발견했다.


 노인은 이미 중상을 입은 듯 안색이 어두워보였지만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대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챙!


 무기가 서로 부딪치며 불꽃을 튕겨냈다. 노인의 검술은 실로 대단했다. 그러나 그를 공격하는 검은 옷의 괴한들 또한 약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보통 길이의 검을 사용하고 있었고, 우두머리쯤으로 보이는 한 인물은 활을 들고 있었다.


 ‘바로 저것으로...!’


 오공은 나무 위에서 생사를 건 싸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체들은 노인의 일행일 것이다. 모두 죽고 혼자서 살아남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구나.’


 이미 노인의 등과 가슴에는 몇 개의 화살이 박혀있었다.


 노인의 몸에는 이미 독기가 퍼져가는 상태였지만 가까스로 참아내며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활을 든 인물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르테르! 조금만 지나면 네놈의 몸에 독이 퍼질 것이다. 최후를 맞이하는 기분이 어떠하냐?”

 “이놈들!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네놈들의 목을 모두 베어버리고 죽을 것이다!”


 노인은 마나를 검에 집중시킨 뒤 검을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반격에 그의 검은 방심하고 있던 한 인물의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다.


 “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피가 솟구쳤다.


 순간 괴한들의 얼굴에는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부상을 당한 몸으로 저런 공격할 힘이 남아있다니!’


 상황을 지켜보던 오공은 노인의 용맹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그 공격은 노인이 온 힘을 쏟은 최후의 공격이었다. 기력이 떨어진 그는 공격을 받지 않았음에도 휘청 거리며 자세가 흩뜨려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괴한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


 “으...”


 노인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몇 차례 괴한들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이내 옆구리를 찔려버린 것이다.


 ‘몸에 독기가 완전히 퍼졌다. 난 여기서 끝인 건가...’


 노인의 얼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괴한들은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사납게 공격을 이어나갔다.


 “흐흐흐.... 주제를 모르고 날뛴 대가다. 전쟁학회의 쓰레기들은 모두 함정에 걸려들었다. 단 한 놈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네놈들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노인은 마지막 기력을 다해 괴한들의 공격을 막아낸 후, 자신의 검을 심장 쪽으로 겨누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판단한 그는 자결을 결심한 것이다.


 바로 그 순간,


 “멈춰라!”


 누군가 공중에서 번개같이 날아와 괴한들의 앞을 막아섰다.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오공이었다.


 오공의 등장에 괴한들이 멈칫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상대의 모습이 젊은 원숭이이자 의아한 기색을 보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중 한명이 두 눈에 살기를 내뿜으며 물었다.


 “넌 뭐냐? 네 놈도 전쟁학회 놈이냐?”


 오공이 단호한 말투로 대꾸했다.


 “난 전쟁학회 소속은 아니지만, 비겁하게 한 사람을 공격하는 너희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노인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오공을 바라봤다.


 “이보시게. 어서 몸을 피하게나. 난 이미 희망이 없는 몸일세.”
 “걱정 마시죠. 혹시, 저들은 레드윈드의 무리가 맞나요?”
 “그렇다네. 저들의 공격은 악랄하니 자신감만으로 상대하기에는 무리일세.”


 노인이 몸을 피하라고 말문을 여는 순간, 괴한들 중 하나가 느닷없이 오공의 뒤쪽에서 기습공격을 가해왔다.


 “죽어라!”


 방심하던 오공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괴한의 발차기에 등을 공격당했다. 그리고 괴한의 두 번째 공격은 몸을 비틀어 피해냈다.


 오공이 소리쳤다.


 “비겁하구나!”


 공격을 가했던 그는 물론이고 나머지 괴한들은 크게 놀랐다.


 “보아하니 몸이 꽤 날렵하구나. 어디 검까지 막아낼 수 있을까?”


 슈슈슉!


 괴한들이 한꺼번에 검날을 세우며 공격해왔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노인이 분노하며 외쳤다.


 “이놈들, 한명을 상대로 협공을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노인은 오공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미 검을 들어 올릴 힘조차 없는 상태였다.


 오공은 망설임 없이 여의봉을 꺼내들고, 괴한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약간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긴 했지만 이내 여유를 찾고, 사방에서 들어오는 검날을 모두 막아내었다. 풍차처럼 몸을 돌리며 빈틈없이 방어를 펼치는 오공의 동작은 실로 대단했다.


 부웅!


 채챙!


 여의봉과 검이 부딪칠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괴한들은 손목에 찌릿한 통증을 느껴졌다. 살기로 가득했던 그들의 눈빛은 서서히 경악의 빛으로 물들었다.


 ‘엄청난 봉술이로구나!’


 상황을 지켜보는 노인 또한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오공이 펼치는 봉술은 난생 본 적이 없다.


 ‘봉을 무기로 쓰는 것으로 봐서는 우주류 길드 소속인가 싶은데... 무엇인가 다르게 느껴진다.’


 오공이 펼친 우주류 봉술에는 아이오니아의 백 년 역사가 고스란히 깃들어져 있었다.


 이때, 방어만 하던 오공이 벼락같은 기세로 반격을 개시했다. 오공의 머릿속은 잡념이 사라지고 무아지경에 빠진 상태로 우주류 봉술을 시전했다.


 부우우웅!


 주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여의봉은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회오리치듯 괴한들의 칼날 사이를 파고들었다.


 뒤에서는 아까부터 기회를 엿보고 있던 우두머리의 괴한이 오공을 향해 활을 연속으로 세 번 쏘았다.


 챙! 챙! 챙!


 오공의 여의봉은 춤을 추듯 움직였다.


 빈틈을 노리고 쏜 세 발의 독화살은 모조리 여의봉에 의해 튕겨 날아갔다. 활을 쏜 우두머리 괴한의 눈에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뭐...뭐야! 저 놈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것인가?’


 단시간에 끝날 것 같은 공격이 통하지가 않자 괴한들의 자세가 어지럽게 흐트러졌다. 어느새 그들의 눈에 다급한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회전격!”


 오공의 입에서 일성이 터져 나왔다.


 부우우웅!


 세찬바람이 대기를 가르며 괴한들을 휩쓸어갔다. 순간 네 명의 괴한의 검이 그대로 부러져 버리고,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아악!”
 “끄어어억!”
 “아악!”


 분수처럼 피가 솟구쳐 오르더니 두 괴한은 목이 부러지며 바닥에 굴렀으며, 가슴을 공격당한 한명은 뒤로 나자빠지고 또 한 명은 허리가 부러지며 멀리 튕겨나갔다.


 “....!”


 살아남은 괴한들이 넋을 잃은 채 뒤로 몸을 피했다.


 노인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오공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쓰러진 괴한들을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난생 처음 살생을 한 것이었다.


 오공이 잠시 스스로에게 충격을 받은 사이.


 살아남은 괴한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번개같이 몸을 돌려 도주했다. 그들의 모습은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오공은 그저 멍하니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때 등 뒤에서 노인의 묵직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오공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노인을 돌아봤다.


 노인이 옆구리의 상처를 움켜쥔 채 휘청거리자 오공은 재빨리 그를 부축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습니다. 우선 지혈부터 할게요.”


 오공은 자신의 상의 일부를 찢어 흐르는 피를 멈추게 했다.


 노인의 얼굴은 어느새 창백해져갔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자네의 놀라운 공격에 위기를 모면했다만... 난 이미 틀렸네...”
 “정신을 차리세요. 살 수 있어요.”
 “허허허... 옆구리의 상처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이미 독기가 온 몸에 퍼져버렸네.”
 “일단 앉으세요. 제가 상처를 봐드릴게요.”
 

 노인이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오공의 무술이 그를 놀라게 했지만 자신을 살려준다는 말은 믿지 않은 것이다. 노인은 오공의 말대로 나무에 기대어 앉았다.


 오공은 재빨리 그의 몸에 박혀있는 화살을 뽑아내 지혈을 했다. 그리고 노인의 맥을 짚어 상태를 감지해내었다. 다행스럽게도 심장까지는 독기가 퍼지지 않았다.


 그는 품에서 해독 포션 한 병을 꺼내들었다.


 “이것을 마시세요.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몸에 퍼진 독기를 사라지게 만들어 줄 것 입니다.”


 노인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지으며 해독 포션을 들이켰다.


 “이런 귀한 치료제를 가지고 있다니...”


 노인은 자신도 모르게 감격의 탄성을 흘려냈다.


 오공은 평소 도란에게 웬만한 치료술은 모두 전수받은 터였다. 비록 도란의 실력에 미치지 못하였지만 상당한 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독에 관한 지식은 완벽히 전수를 받은 상태였다. 그것은 아이오니아에는 수천여종의 독벌레가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노인의 얼굴에 차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죽음의 문턱을 벗어난 노인은 감동어린 눈길로 오공을 응시했다.


 “소개가 늦었군. 나는 로렌트 길드의 르테르라고 하네.”
 “저는 오공이라고 합니다.”
 “오공...”


 노인이 오공의 이름을 되새겼다.


 “어느 소속인가?”
 “딱히 정해진 소속은 없습니다. 출신 지역은 아이오니아입니다.”
 “아이오니아?”


  노인의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오공의 실력으로 보아 분명 자신이 알만한 길드의 소속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해진 소속도 없을뿐더러, 처음 들어보는 지역의 이름이었다.


 실상 발로란 대륙의 사람들 중 대부분은 아이오니아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저 북동쪽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과 우주류 길드에 관련된 인물들만이 그 존재를 알고 있을 뿐이었다.


 “저는 얼마 전에 한 여관에서 로렌트 길드의 사람들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 또한 그곳의 사람이라니 예사로운 인연이 아닌 듯싶군요.”


 오공이 치료를 하며 가볍게 웃었다.


 르테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일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게.”


 오공은 소매치기 당한 일과 암다르에게 신세를 졌던 일을 설명했다.

 르테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긋 웃었다.


 “그는 로렌트 길드의 부마스터 일세. 나 또한 그렇고... 그의 검술은 일품이지.”
 “할아버지가 그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시군요?”
 “허허... 그렇다네. 암다르의 여동생 피오라가 우리 길드의 마스터일세.”


 르테르는 소탈한 웃음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어쩌면 암다르가 자네를 도와준 대가로 내가 살아난 셈이 되었군.”
 “하하하... 그렇게 되는 건가요?”


 오공이 방긋 웃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는 르테르에게 새삼 호감을 느꼈다. 화살이 박힌 그의 상처 부위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흑담비석 산맥에는 무슨 일로 오게 되었는가?”
 “아 그것이...”


 오공은 케넨을 만나게 된 일들을 설명했다.


 그의 말을 들은 르테르가 뜻밖의 표정을 지었다.


 “케넨이 그럴 리가?”
 “요들족인 그를 알고 계세요?”
 “잘 알지. 그 청년은 현 영웅들 사이에서 이름이 꽤나 알려진 인물일세.”


 르테르가 말을 이었다.


 “그는 닌자들로 구성된 킨코우 길드의 마스터 ‘쉔’의 제자일세. 폭풍의 요들족이라는 별칭이 붙은 만큼 몸놀림이 재빠르고 민첩하지.”

 “저는 그저 좀도둑인줄 알았는데... 그런 인물이었다니...”


 오공이 의아한 표정을 보이자 르테르는 담담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왜 케넨이 자네를 이곳으로 오라고 했는지 모르겠군. 분명한 것은 절대 자네의 물건을 빼앗지는 않을 것일세.”


 바로 그때.


 어둠을 가르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