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사진들이 많다.
-언제 찍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기록을 남기는 의미에서.


1. 호드와 얼라는 친구


힐스브래드 놀러갔다.
타우렌이 가만히 앉아있길래 옆에 앉았다.
서로 뚝배기를 깨뜨리지 않아도,
와우를 즐길 수 있지.
저 귀여운 발굽을 보라구! (인간 여캐만하네 -_-)



눈내리는 알터랙 산맥에서
오우거를 잡는 것도 나름의 낭만이 있었다.

추억에 젖어가며.



오우거 데리고 놀다가.
길을 잘못 들었는지.

호드의 알터랙 산맥 전장 신청지까지 간 모양이다.



장군 오크 형아를 마주쳤다.
보면 알겠지만 공격 모션이다. 



38렙한테 온갖 스킬을 다 쓴다.
나쁜 형이다.



죽었음.
나쁨.

우울해져서 검둥이나 가야지 하고 갔다.




................



................

친구는 띠발.
조까고 있네. 



2. 봉이 김선달루비


돈을 벌어야겠다 싶어서 셔츠 장사를 시작했다.
나는 천재야 하면서 10골에 한장씩 40장의 셔츠를 
경매장에 올려놓았다.

이게 모두 팔리면 400골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얼라 형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셔츠는 단 한 장도 팔리지 않고 고스란히
반송되어 내 우편함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_-

다행히 처음에 만들어서 올렸을 때,
지나가던 얼라 형이 10골에 한 장 사줘서 개시는 했다.

내 친구중에 얼짱 출신이 있다. 2000년대 초에 쇼핑몰을 운영했는데,
추리닝을 1억원어치를 만들어서 창고도 없어서, 집에 누울 데도
없이 다 쌓아놓고.

빚더미에 올라서 파산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된 기분이다.
그렇게 야심차게 시작한 재봉의 킹루비는.

소소하게 망했다.

돼지 심뽀를 경계하자.




3. 은혜갚은 까치?

전사게시판에 연재를 하고 있노라니, 
얼피 섭에 유사품이 등장했었다. 호드를 키워보겠다며,
얼라이언스가 나타난 것이다. 그 도전정신에 감탄하며
50골드와 14칸 가방을 보냈었다. 

앞으로 연재를 성실히 해달라는 뜻이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먹튀였나...!

그랬는데 편지가 왔다.




비가 쏟아지는 섬이니, 
바다에 사시나보다.
안타깝게도 게임을 못하게 되셨다고.
골드가 돌아왔다...

사실 나도 게임할 때가 아닌데. (...)

아무튼! 
그로부터 며칠 뒤.
남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 스톰윈드에서 공챗에 외치고 있었다.




구매글인줄 알고 설렜는데 나를 창피해함.
-_- 왜.



기념사진 찍자 그랬더니 춤추기 시작함.
교란의 보주 써서 오크로 나타남.



오크 몰골의 얼라와.
얼라로온 호드가 대통합의 춤을 추면서 교류하고 있다.



이걸 생각하면 같이 놀기 싫지만.



좋은 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형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와우를 접게 됐다고 들었다.
모든 일이 다 잘 정리됐으면 좋겠다.

(저걸로 버스 탔다. 130골짜리. 헤헤헤)





가만히 듣고 있던 수염 투성이 드워프 놈이 말했다.
어서 얼라에 자리 잡으라고.
돈이 없으니 돈을 달랬더니 전 재산을 주겠다며 70실버 있다고 했다.

내 자존심은 그보다 비싸다.

이 드워프 놈아.

언니누나님과 눈물의 작별인사를 하고.
가난뱅이 드워프를 무시하고 경매장을 나섰다.
퀘스트 하러 갈거다.



방금 전 그 드워프라며
만렙 전사님께서 잡템들을 거래 주셨다.
상도덕을 아는 형이다.

내가 39렙인데 18렙 아이템을 주는 건,
다분히 잡템 처리의 의도가 보지이만. (...)
세라실은 호드에서는 오크 쪼렙 비스템 취급을 받는다.
고룡잡이 어깨갑옷도 명품이다. 

드워프놈 -> 얼라형으로 호칭을 바꾸기로 했다.

좋은 형일지도 모른다.



좋은 형과의 기념촬영.

음. 좋은 형 안녕!




4. 40렙이 되었다.

40렙이 되는 순간을 찍는걸 놓쳤다.
하지만 렙업을 하면 할 일은 뻔하지 뭐!



일단 판금 갑옷을 배웠고!



테라모어에 왔더니,
워크래프트 3를 할때 참 많이 보았던 아주머니가 계셨다.

이곳에서 응급치료를 배운다!



엄살 부리는 얼라이언스 부상병들이 가득하다.

부상병 -> 위태로운 부상병 -> 위독한 부상병

순으로 빨리 죽기 때문에.
우리는 위독->위태->일반 순으로 치료해주면 된다.
귀찮아서 대충대충 치료했고, 반 수에 가까운 
얼라이언스 부상병들을 죽이고 나서야 225의 벽을 뚫을 수 있었다.

1-60렙의 과정은 튜토리얼과 같다.

내가 솔선수범해서 호드를 죽여야 하며.
호드에게 죽어서 복수와 증오심을 키워야 하고.
죽어가는 얼라이언스를 치료하며, 동료애를 익혀야 한다.

이것은 일종의 세뇌 프로세스인 것이다.

나는 굴하지 않는다.




나는 굴하지 않는다...



나는...



얼라이언스의 아이템과,
얼라이언스의 골드와,
얼라이언스의 버스로 성장한 나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마음속 깊이 무언가 물들어 가고 있다.



너 때문이야. 
(책임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