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필력이나마 롤챔스를 보는 데 있어 불편했던 점 중 한가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프리시즌부터 롤챔스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불평하시던 경기의 수준이나 이런 걸 떠나 롤챔스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좋았는데, 최근 섬머 시즌에 들어와서 경기를 즐기기만 했던 제게 이상한 점이 보였습니다.

말로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단 이미지로 대체하겠습니다.

SKT와 아나키 1경기입니다.



피를 보시면 마오카이가 죽어갑니다. 그것도 한 1초만에 순삭되는 것도 아니고 몇 초에 걸쳐서 도망치고 쫓아가는게 미니맵과 체력바에 나타나는데, 같은 시간대 옵저버는 무엇을 비추고 있었을까요?




바로 이 장면입니다. 이즈리얼과 코르키의 포킹싸움이죠. 과연 이게 마오카이가 죽는 것보다 중요한 장면이었을까요?

이런 장면은 한두 개가 아닙니다. 아무 경기나 찾아봐도 옵저버의 옵저빙 미스가 나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경기 위주로 찾아봤는데, 진에어와 삼성 1경기에서도 옵저버의 실수가 나옵니다.


해설진들의 말을 들어보면 계속 바론 체력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진에어측에서 바론을 버스트하던 상황이라 해설진들이 급하게 바론 체력, 바론 체력! 이라고 외치는데도 마오카이가 탱킹하는 장면을 보여주다가,




??????

저 작은 체력바를 어떻게 보라고 마우스로 휘젓는지 모르겠습니다. 해설진들이 답답해하는 것도 답답해하는 것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 시청자들도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진과 삼성의 1경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갑자기 솔킬을 땄다는 소리와 함께 그제서야 허둥지둥 시비르가 죽은 자리로 화면을 전환하는 옵저빙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리플레이를 보여주는데, 보여주기 직전에 이런 장면이 잡힙니다.



원딜이 앞발키리로 나서는데(이 경기에서 코르키는 굉장히 아이템을 잘 갖춘 상태였고 두 번이나 시비르를 앞발키리로 암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리플레이를 보여주느라 이 장면을 넘기고 말았죠. 그리고 리플레이가 끝난 이후 아지르가 집에 가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굉장히 궁금했으나 어떻게 해도 볼 수가 없더군요.

또한 옵저버와는 관련이 크게 없으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는 이런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얼굴이 잡히신 분들 죄송합니다 _ _)

나진 KOO 2경기에서 시비르가 부메랑으로 코르키를 잡을 수도 있었던 장면인데, 갑자기 여성 관객의 얼굴이 나옵니다. 이게 스포츠에서 가당키나 한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축구에서 슛이 날아가는 순간에 관객을 보여줍니까? 재미있는 순간에 왜 관심도 없는 여성 관객을 봐야 합니까? 저게 정말로 중요한가요?




시청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가 박탈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에어가 늪롤을 하든, 스베누가 전패를 하든 상관 없이 잘 보던 사람입니다만(이러한 것들도 온게임넷이 쓸 수 있는 스토리의 하나라고 보기도 합니다.) 보고 있는 경기의 흐름과 사건을 놓쳐서 리플레이를 틀어줘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리플레이를 틀어주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리플레이로 인해 놓치는 플레이도 많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예시를 든 것보다 많은 의문의 옵저빙이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예를 들면 해설진들이 보지 못한(못했다고 옵저버가 자의적으로 판단했다고 하는 편이 맞겠죠) 아이템 등을 언급해줄 때까지 마우스로 계속 휘휘 젓는다거나 하는 행동입니다. 그런 행동이 옵저버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도외시하면서 옵저버 자신이 발견한 뭔가를 자랑하고 싶어 안달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불쾌했습니다. 옵저버의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