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9일날 열린 스베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서머 [ 이하 롤챔스 서머 ] 결승전 에서는 SKT가 KT를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 글은 결승전에서 1경기에 대한 주요 단상들, 특히 SKT T1의 운영이 얼마나 완벽하고 빈틈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적었다.


가장 중요한 분수령에 앞서서 복선이 깔린건 15분경부터 벌어진 드래곤 한타였다. 드래곤 한타에서 KT가 드래곤을 먼저 치고 체력을 빼놨음에도 불구하고, SKT가 드래곤을 먹게 되었다.(당시 바이는 강타를 레드에 썼기 때문에 강타가 없었다) 이후 한타에서 2:2 교환을 했으나 마지막에 KT 나그네의 르블랑이 도망치다가 결국 SKT 뱅의 애쉬에게 킬을 헌납하고, 게다가 레드버프까지 애쉬에게 줘버린다. 


이후 탑에서 르블랑을 잡은 애쉬는 그대로 탑의 라인을 밀어버렸고, 이후에 귀환을 해서 다시 봇라인으로 복귀한다. 이와 동시에 봇을 밀고 있던 마오카이는 애쉬와 같이 귀환을 해서 다시 탑으로 간다. 이때 미드 오른쪽에서 울프의 시야에 바이가 보였다.




▲ 바이가 시야에 보이자마자 곧바로 핑으로 찍어서 확인을 시키는 SKT T1.


이때 SKT의 운영이 얼마나 무서운지 확인해보면, 현재 탑에는 코르키, 미드에는 르블랑이 라인을 정리하고 있어서 시야에 들어온 상태였다. 바이의 위치 또한 알고있다. 근데 상대 브라움과 나르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럼 어디로 간 것일까? 여기서 2가지 경우의 수가 생긴다.


1. 바텀라인이 밀리고 있기 때문에 애쉬가 라인을 밀것이니나르와 브라움으로 애쉬를 자른다.

2. 나르가 안보이니 나르가 봇을 밀려고 올것이다.[브라움은 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만약 브라움이 탑에 있다는 경우를 가정하면, 탑에 오는 챔프를 끊을려고 할것이다. 그러나 탑타워를 낀 마오카이를 코르키와 브라움으로 끊어낼 수 있을까? 이미 르블랑과 바이가 시야에 보인 상태이기 때문에 르블랑과 바이도 탑으로 갈 수 없다.


이때 SKT의 바텀에 한가지 핑이 찍힌다. 누군가 봇으로 갈것이다. 예측핑이다. 이 핑 하나가 모든 운영을 말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바텀라인에서 나르의 위치에 핑을 찍는 SKT. 와드가 없어서 시야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야에 보이는 챔프의 숫자로 '누군가 올것이다' 라는 핑을 찍었다.

 

예측핑을 찍은 SKT는 애쉬가 봇라인을 밀러감가 동시에 울프의 알리스타와 뱅기의 엘리스가 같이 바텀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위에서 말한 설사 나르와 브라움이 애쉬를 자르는 낚시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나르와 브라움보다는 애쉬와 엘리스쪽 딜에 초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울프와 뱅기의 움직이는 위치도 대단한게, 드래곤쪽 앞라인으로 가버리면 반드시 시야장악이 되어있기 때문에 레드버프의 오른쪽, 드래곤 둥지의 바깥쪽으로 가서 움직임을 모르게 만든다. 이미 바이와 마주치면서 울프가 미드에 있다 라는 콜이 KT에도 떨어졌으므로, 블루팀 진영으로 가면 안전하기 때문이다. 왜 와드가 안박혀 있는지를 예상할 수 있냐면, 이미 드래곤 한타에서 2:2 교환이 나온 상태이고, 이후에 추가로 르블랑을 끊었다. 그 상태에서 시야를 더 먹을 수 있었을까? 정비하고 내려오는데 바쁘기 때문에 안쪽까지 시야를 박을 수 없었다. 그 전까지 KT가 그렇게까지 유리한 상황도 아니였으므로.




▲ 드래곤 바깥쪽 자기팀의 안쪽으로 들어와 시야에 안보이는 알리스타와 엘리스. KT는 알 수가 없었다.


결과는? 경우의 수 2번이 적중하여, 나르를 자르는데 성공한다.






▲ 나르를 자르는데 성공한 SKT T1.




▲탑 타워를 깨거나, 혹은 챔프를 끊을려고 갔지만 마오카이가 꽤나 단단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KT.


나르를 자른 뒤에 곧바로 미드에서 지원요청 핑이 찍힌다. 아마 페이커가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 이런 콜을 찍었을까?

SKT의 챔프는 탑에 마오카이가 버티고 있고, 봇라인은 3명의 팀원이 보인 상태다. 즉 자기 팀은 전부 상대의 시야에 들킨 상태.

KT는 탑에 코르키와 브라움, 미드는 르블랑이다. 나르는 방금 제거했다. 그런데 바이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있는 걸까? 바이가 마오카이에 붙는다 한들, 잡을 수는 있어도 잘못하면 1명의 희생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가장 좋은 가능성은 무엇일까. 바로 바이와 암살자의 콤보. 과거부터 '아리바이' 라는 이름으로 불리듯 바이와 암살자 챔프와의 조합은 상성이 굉장히 좋다. 타겟팅 CC기를 넣으면 곧바로 단일 누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서 현재 타워랑 거리가 멀고, 1명이 있는 챔프가 있다. 페이커의 아지르. 바이와 암살자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이다.




▲ 나르를 자르고나서 바로 지원요청 콜을 하는 페이커. 그와 동시에 뱅기의 엘리스가 바이를 찾으러 상대 정글로 들어간다.




▲ SKT의 예상대로 바이가 위쪽으로 돌아와 직선갱을 준비하고, 르블랑이 지원요청 콜을 찍었다. 아마 이전부터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으므로 바이가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페이커는 바이에게 물리고 만다. 근데 미리 들어올지 알고 있었다 라는 듯, 미리 궁을 써서 르블랑의 왜곡을 먼저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이후에 바이에게 물렸지만, 나그네가 모방-왜곡조차 수호병에 튕기면서 딜로스가 너무나도 크게 생겼다.




▲ 바이에게 물렸지만, 르블랑의 한방 콤보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페이커의 아지르. 이와 동시에 마린의 마오카이가 순간이동을 곧바로 사용하고 있다.


페이커의 콜을 듣고 마린은 탑라인을 정리하고 미드로 내려가던 도중이었다. 근데 생각외로 바이가 미리 도착했기 때문에 순간이동을 써서 결국 역으로 르블랑을 잡아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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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1차타워 오른쪽 정글에서 미드로 가던 도중, 페이커가 물리자마자 순간이동을 쓰는 마오카이.


 


▲ 결국 순간적인 누킹으로 잡아야할 아지르는 못잡고, 역으로 르블랑이 잡혀버린다.


결국 아슬아슬했던 글로벌 골드는 이 두 개의 전투를 기점으로 3천골드까지 벌어졌고, 이후 28분까지 5천골드 차이로 벌어져서 한타때 대승을 거두고 만다.

 



SKT의 운영능력을 볼 수 있는 그런 경기였다. 특히 시야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르쪽에 핑이 찍히는 것을 보면 이 팀이 어디까지 운영을 빡빡하게 하고, 스노볼링 아니 산사태를 굴릴 수 있는지 알게 해주는 경기였던거 같다.





※ 혹시 안나오는 스크린샷 있으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