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고 PC방 가자!"

 

급식을 먹는 어린 친구들의 전용 대사 같아보이지만 의외로 나이 조금 있는 성인들도 가끔씩 하는 말이다

뭐 예를 들면 모처럼 모이게 된 친구의 결혼식 이라던가 술 한잔 하고 헤어지기 애매할 때 라던가

잡설이 길었는데 PC방을 함께 가거나 친구들과 같이 게임을 하는건 나이 어린 친구들만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이야기 해두고 싶어서이다.

 

 

1. 라이엇이 다인큐를 허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다인큐의 문제점을 확인하려면 가장 먼저 라이엇이 왜 다인큐를 허용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알 필요가 있다.

이미 LOL은 5년을 넘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장수 게임이며 유저 수는 말 할 것도 없고 현재 온라인 게임의 최고 대세인 MOBA류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이다.

 

그런 결과로 라이엇의 선택은 업계의 표준이 되며 그들에게는 현재 자신감이 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다른 회사는 하지 못하는 행동을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더 커다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영원히 기억될 (전 세계적) 국민 게임으로써의 지위를 원한다'

 

또한 라이엇이 말하는

 

우리가 처음 새 챔프 픽밴을 구축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이것이 큰 논쟁이 될 거라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모든 조사결과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랭크에 도전하길 원했지만, 그러면서도 친구들과 플레이하기를 원했지만 항상 온라인으로 팀랭크 플레이를 할수있을만큼의 충분한 친구는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모든 분석 리포트에서,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할수록, 평균적으로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덜 악성적(=스트레스를 덜 받음)이었습니다.

(Riot Lyte 인터뷰 중 발췌)

(인벤 레드포스트 게시판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338&l=4679 )

 

이 말 또한 사실인 것은 맞다. 라이엇은 다인큐의 정당성을 그리고 가능성을 여기서 찾았다.

 

 

많은 논란이 일었던 해당 인터뷰의 전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현재 팀랭크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2. 많은 유저들이 친구들과의 '도전'을 원한다.

3.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유저 풀을 갖고 있다.

4. 또한 내부 실험 결과 매칭에 발생할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5. 그러니까 패치는 강행한다.

6. 우리는 언제든 방향을 선회 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팀랭크는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맞다.

5명의 제한적인 인원이 항상 같이 게임을 한다는 것은 친구들과의 게임이라기보다는 다른 게임의 길드전 성향이 강하다.

 

지금의 유저들은 친구들과는 노멀게임을 돌린다. 이 노멀게임은 아무런 보상이나 목표의식이 없는 것 또한 맞다.

따라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게임은 하겠지만 '도전'이라는 멋진 경험(라이엇 말로는)을 시도하기에도 역시 무리가 있다.

 

 

이 방법을 신규 시스템을 출시 하여 매꾸기 보다는 일반 랭크게임과의 융합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이유인 것이다.

(라이엇은 여러가지 신규 시스템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함을 여러번 경험했고, 신규 시스템을 출시하는데 과도할 정도로 소극적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바로 6번째, '언제든 방향을 선회 할 수 있다.'이다.

패기넘치는 라이엇 답지 않게 빠져나갈 구멍을 열어 둔 이유는 그들 역시 이번 패치에 완전한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다.

 

요컨대 '이러이러한 이유로 다인큐를 시도하지만 잘못되면 롤백할 생각이 있다.' 라는 것

 

 

 

2. 과연 다인큐는 제대로 작동 할 까? -다인큐로 발생이 예상되는 문제점-

 

많은 유저들이 국적을 불문하고 다인큐에 많은 우려를 보내고 있는데, 이 우려들을 종합해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MMR이 훼손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2. 4인 3인 등의 다인큐가 함께 만나는 솔로큐 유저를 괴롭힌다.

3. 어뷰징 논란 (대리와 버스)

 

 

첫째, MMR의 훼손은 다인큐를 자주 돌리는 유저라면 잘 알 수가 있다.

필자는 LOL에 큰 흥미를 못느꼈기에 친구들과 함께 게임할때만 LOL을 하게 되는데, 필자의 MMR을 전적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해당 문구가 뜬다

'1385, 듀오 게임이 너무 많아 부정확 합니다.' 혹은 '랭크게임 전적이 없어 측정이 불가능 합니다'

왜냐면 같이 하는 친구들의 MMR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브론즈부터 다이아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로 미루어 전적 검색 사이트는 듀오 게임의 MMR체크를 거의 포기하며, 랭크게임을 MMR체크의 척도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실제로 필자가 혼자 돌리는 일반 게임의 평균 매칭 MMR은 1300점 내외이다.

이때 플래티넘급 친구와 함께 돌리면 만나는 평균 매칭 MMR은 1600점대이다.

브론즈 친구와 함께 돌리면 1200점 내외이며

5인 파티를 구성할 경우 완전 개판이 된다. (상대도 5인이어서 그런듯)

 

제대로 된 측정이 안되는 이 MMR이 랭크에서 적용된다면 나는 어디에 위치해야 할까?

만약 그런 유저가 해당 랭크대에서 제대로 된 실력이 발휘 될 수가 있는가?

 

아마 조금 부정적인 대답이 나올 것이다.

 

이 경우 그 위치의 나도, 같이 플레이하는 다른 유저들에게도 썩 좋은 경험이 아닌 이유는 MMR이 실력 지표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흔히 정치질로 요약되는 다수 유저에 의한 한명 괴롭히기는 비단 LOL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보여진 사례이다.

 

어쨌든 사람은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다수에 의해 게임 상황이 왜곡되고 한명에게 책임을 덧씌우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또한 이를 게임 내적으로 막을 수 조차 없다.

게임 내에서의 영향력 역시 4명쪽이 더욱 좋다는 것은 자명하며 게임 내의 한명은 아마 전략적인 발언권도, 행동에 대한 정당성도 부여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은 라이엇 역시 명확한 대답을 내놓은 적이 없다.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아래에서도 언급하겠지만 '4인에 의한 1명의 몰아세우기 리폿은 방지하겠다' 정도

명백하게 게임 내에서 느끼게 될 불쾌감과 안좋은 기억에 대한 케어는 없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각종 어뷰징 논란이 된다.

 

하위권에서는 대리기사 팀에 의한 양민학살과 (대리 자체가 안좋은 행위임을 감안하면 이것만으로도 큰 문제)

버스를 통한 MMR 훼손, 그로 인해 올라온 버스유저와 현지 유저들간의 실력차이

최상위권에서는 시즌 말기 챌린저 승급전의 정치질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우려는 매니아 칼럼이든 여러 많은 글에서 지적하고 있으므로 다시 지적하지는 않겠다.

 

 

 이 모든 것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랭크게임의 보상이 보상을 받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 돌아간다'


MMR이 훼손되면 실력을 척도로 돌아가야 할 보상이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게 되며

궁극적으로 랭크 게임의 의욕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3. 라이엇은 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다인큐로 얻어지는 장점과 이익-

 

라이엇의 노림수는 아마도 '더 많은 유저들이 LOL에 충성하기를 원한다'는 것 으로 파악이 된다.

 

필자처럼 애매하게 친구들에 이끌려 게임하는 유저들의 숫자는 내부적인 조사로 어느정도 규모의 파악이 끝났을 것이며

그 수가 적지 않음을 파악 했을 것이다.

 

이들 애매한 유저층, 친구들과 함게하는 유저들을 확실히 LOL의 인구로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재미 만이 아니라

도전의식과 목표의식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

말 그대로 친구에 의해 LOL을 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손으로 LOL의 아이콘을 더블클릭하길 원하는 것이다.

 

이 애매한 유저층이 충성 유저층이 되면 자연스레 매출의 증대로 이어지며

(필자는 돌겜에 카드팩을 까고 디아3와 확팩을 예약구매로 살정도로 블빠이며, 게임에 돈을 조금 쓰는 편인데 LOL에는 1원도 충전한 적이 없다.)

 

애매한 유저들이 충성유저층이 되어 또 애매한 유저들을 불러모아 LOL에 안정적인 신규 유저를 공급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본다.

 

그 결과 '우리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며' 'LOL은 전 세계적인 국민게임이다' 라는 목적도 달성이 된다.

 

 

4. 마치며

 

라이엇에게 이번 패치는 정말로 중대한 도전이다. 5년차 베테랑 게임에서 전 세계구급 국민게임이 되어 MOBA류 게임의 수명 연장에 성공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망한 패치였음이 밝혀지고 다시는 다인큐에 손도 대지 않게 되거나

 

그래서 다른 패치와는 다르게 언제든 롤백할 수 있다고 어필까지 했으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까지 직접 언급을 해주었다.

 

 

많은 게임들이 이미 다인큐에 실패 했다.

 

 

하지만 LOL은 다를 수 있다. 그 또한 사실이다. LOL의 유저 풀이 해결해 줄 수 있음을 믿어볼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라이엇은 바보가 아니며 LOL이 망할 것 같은 선택은 도중에라도 뒤돌아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것이다.

 

 

유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제작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패치가 성공하는 패치인지, 아니면 최악의 실책인지

게임을 해서 보여주면 된다. 특별히 다른 행동을 할 필요 없이 게임을 하기 바란다.

 

그러면 결과가 자연스레 보여진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그 결과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