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인 큐 시스템 도입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먼저 명확히 밝힌다.

본인은 보상의 수준 (골드 티어 이상 시 스킨 및 테두리 부여)은 동일하게 하더라도, 솔로 큐와 다인 큐를 분리하여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1인큐만이 가능하고, 1인큐끼리만 만나는 솔로 큐 전장과 2인~4인이 섞여 만나는 전장은 분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 원하는 점이 있다면 보상의 등급은 동일하게 하더라도, 테두리 등에서 디자인의 차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지인들과 협력하여 랭킹을 올리고 싶은 사람도, 스스로의 기량만으로 잘 모르는 타인 4명과 함께 랭킹을 올리고 싶은 사람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럼, 다인 큐 논란에 대하여 굳이 매칼게에 똥글을 싸지르는 이유를 나열하겠다.


1. 현행 랭크의 사정.

라이엇에서는 자신들이 5시즌동안 게임을 운영하면서 그 어떤 유저도 알 수 없는 빅 데이터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현행 랭크 게임에서 최소 30% 이상의 유저들이 듀오 큐 유저를 만나며, 실제로 정치질과 트롤링 등으로 인한 리폿이 더 자주 발생하는 쪽은 듀오 큐가 포함되지 않은 쪽이라는 이야기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유저들이 말하는 듀오 큐의 해악과 그 지대한 반감은 어디서 형성되는 것인가?

간단한다. 선택적 기억의 오류다.

듀오 큐를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솔로 큐 유저와 의도가 다를까?

아니다. 랭크 게임을 돌리는 이유는 랭크를 높이고 싶어서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극소수의 유저가 '타인의 즐겜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로 애초에 트롤링을 하고자 랭크 게임을 돌리지만, 이런 유저를 표본에 넣어서는 애초에 이야기가 안 된다. 실제로 매우 적은 케이스기도 하고.

랭크를 올리는 것만이 유저들의 지상 과제라고 볼떄, 듀오 큐는 솔로큐에 비해 몇가지 장점과 단점을 지닌다.


(1) 듀오 큐는 상대방에서 듀오 큐가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며, 상대적으로 높은 티어의 유저가 걸릴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즉, 듀오 큐를 돌린 유저를 제외한 3인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2) 듀오 큐는 아군에 트롤링할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유저가 1명이라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3) 캐리 라인 (미드-정글)이나 듀오 라인(바텀)을 잡게 될 경우 서로의 의사소통이 좋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팀워크의 효율이 좋다.

(4) 정치질이 발생할 경우 팔이 안으로 굽을 가능성이 있다.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다. 나머지는 사실상 피해의식이나 개인적 경험의 발로로 왜곡된 주장이 많다.

그러면 듀오 큐를 돌리는 유저들은 보통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

일단, 픽밴에서 "15픽 듀오요 미드 정글 주시면 캐리해드림" 이런 식으로 말하는 놈들은 머저리다.

이런 놈들은 애초에 랭크를 올릴 생각이 없거나, 혹은 올리고는 싶은데 머리가 너무 나빠서 올라갈 자격이 없는 놈들이다.

듀오 큐 유저들은 픽밴이든 인게임이든 입 다물고 현실이나 스카이프 등에서 소통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듀오 큐라는 사실이 발각되면 나머지 3인에게 역정치를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즉, 게임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아군의 팀워크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승률을 매우 낮추는 요소이다.

혹자들은 듀오 큐 유저들이 2명이라는 숫자의 이점으로 나머지 유저를 향하여 정치질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듀오 큐라는 사실이 게임이 끝나기 전에 발각될 경우 좋게 끝나는 경우는 게임이 이기고 있을 때 뿐이다.

비등비등하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듀오 큐는 항상 정치질과 남탓의 표적이 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즉, 티어를 진심으로 올리고 싶은 빡겜유저들의 듀오 큐는 항상 조용하다.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riot lyte도 대부분의 유저들이 자신이 듀오 큐와 상당히 자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고 통계를 제시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듀오 큐를 만나서 듀오가 캐리하거나 혹은 이겼던 경험은 대부분 깨닫지 못하거나 쉽게 잊혀지고, 트롤 듀오를 만나서 정치를 당하거나 혹은 비참하게 패배한 기억만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 롤벤 등의 커뮤니티에서 쏟아져 나오는 경험담과 합쳐져 거대한 피해의식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아군듀오와 상대듀오가 캐리할 확률은 반반이다. 적 듀오가 더 잘할 수도 있고 아군 듀오가 더 잘할 수도 있다. 듀오를 만나면 반드시 패배한다는 선입견은 상대편에겐 역으로 작용한다. 0+1-1 = 0이다. 다만 이긴 상대방은 적 듀오때문에 이겼다고 기억할 수는 있어도 아군 듀오때문에 이겼다고 기억할 가능성은 낮다.

이것의 확대판이 다인 큐라고 볼 수 있다.








2. 라이엇이 다인 큐 도입에 기대하는 점.

라이엇의 설명부족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크나, 일단 라이엇은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잘 공개하려 하지 않는 편이다.

많은 유저들이 배치 도중에 랭크 게임을 포기한다던가 하는 말이 그렇다.

허나 지금 상당히 큰 기업으로 성장한 라이엇에서 히오스 및 몇몇 유사 장르의 게임에서 이미 실패했던 다인 큐 모드를 도입하여 굳이 시간과 고생을 들이는 데에는 분명 그들의 투철한 게임 운영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

"더 많은 유저들이 랭크 게임을 돌려야 한다."

라이엇에게 있어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명제로 보인다.

많은 유저들이 일반 게임에서조차 욕설과 정치질에 진력이 나서 협동모드로 빠지거나 칼바람만 돌리고 있는 마당이다.

하물며 일반 게임보다 그 치열함과 삭막함이 배가되는 랭크 게임의 진입장벽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이것이 절대 옳은 상황은 아니다. 이름 모를 온라인의 누구라고 해도 그의 인격은 존중되어야 하며, 게임 중의 의견 충돌로 상대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이것은 라이엇의 관리소홀과 유저의 독성 강화와 맞물려 이미 만연해 있는 상황이다. (라이엇만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실제로 대한민국 인터넷 예절 수준은 10년 전과 비교하여 매우 악화되었다.)

일순에 이를 해결할 대책이 없는 만큼, 라이엇이 선택한 방향은 적어도 서로 욕하지는 않을 친구를 모아서 클랜 시스템 도입과 함께 랭크를 더 많은 유저들이 돌리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4인 큐를 돌리면 나머지 1명이 4인서렌에 밀려서 패배해야 한다고?

3인 큐를 돌리면 정치질 싸움에서 솔로큐 2인이 무조건 손해를 봐야 한다고?



이런 주장들에는 중대한 오류가 내포되어 있다.

다인 큐를 돌리는 유저들은 이길 생각이 없다는 선입견이다.

그럴리가?

일단 고티어 유저의 버스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다인 큐를 돌리는 유저는 1티어 이상 차이가 나면 못 돌리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접어두고, (부캐까지는 막을 수 없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길 생각이 없는데 즐겜하고 싶으면 일반게임 다인 큐를 돌리면 된다.

매치도 오래걸리고 픽밴도 해야되는 랭크 게임을 굳이 돌릴 필요가 없다.

다인 큐건, 솔로 큐건, 랭크 게임을 돌리는 유저들은 모두 승리하고 싶어한다.

침묵하는 듀오 큐 유저들이 그랬듯이, 대부분의 경우 자신들이 다인 큐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팀워크를 해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유저들은 이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다인 큐가 도입되어도, 픽밴화면에서 "야 우리 4인큐다 깝치면 서렌임 ㅇㅋ?"하는 병신 트롤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극소수일 것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4인 큐라도 상대방은 5인이고, 이 경우 나머지 1명의 솔로 큐 유저가 협력해야 게임을 이기기 쉬워짐은 명약관화하다.

롤은 5:5 팀 게임이기 때문이다. 페이커와 도파가 듀오 짜고 골드티어 부캐로 가서 미드 정글이라도 가지 않는 한은 나머지 팀 구성원과 융화가 되어야 승률이 높아진다.

유해한 다인 큐 유저들은 애초부터 이길 생각이 없는 머저리라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한다. 애초에 자신들이 다인 큐라고 밝히지 않고 조용히 할것만 하는 유저들이 승률이 가장 높을 것이란 사실은 브실골도 알 것이다.

라이엇이 바라는 점과 믿을 구석은 이런 부분이다.



[어차피 다인 큐가 도입되어도 유해한 유저는 계속 유해하고, 제대로 상승욕구를 가진 유저들은 올바르게 랭크 게임을 플레이할 것이며, 그 비중은 현행 랭크의 듀오 큐 사정을 미루어 볼 때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물론 라이엇의 생각대로 잘 굴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실패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그래서 필자도 문두에서 솔로랭크와 다인 큐 랭크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인 큐 랭크 게임은 문제다.

말이 반복되는 감이 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있지만, 과거의 실패 사례에서 배울 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몇몇 동일 장르, 혹은 유사 장르의 게임들이 다인 큐 랭크 게임의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철회하였다. 혹은 망했다.

망한 이유는 다인 큐 때문만은 아니지만, 철회한 이유는 그 시스템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라이엇이 굳이 선행 주자들이 실패했던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는 "우린 충분히 대비하고 수정해서 개선된 다인 큐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라는 자신감이 5시즌에 걸친 데이터 축적으로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던 유저들의 피해의식의 축적과 선택적 경험의 오류 부분을 제외하고 생각해 본다 해도,

분명히 말해서 솔로 큐 랭크와 다인 큐 랭크는 그 가치가 다르다.

나와 마음 잘 맞는, 적어도 게임 중에는 싸우지 않을 친구들과 도당을 만들어 무리지어 게임을 하고 싶은 유저도 있고, 독고다이를 하고 싶은 유저도 있다.

지금은 솔큐와 듀오 큐 뿐이기 때문에 "랭겜은 하고싶은데...쌈은 하기싫고..정치질도 당하기 싫고..."이런 유저들을 위한 배려는 분명히 없다.

하지만 이런 유저를 위하여 현행 랭크에 다인 큐를 끼얹는 것은 기존에 솔로 큐를 고집하던 유저들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다.

그리고 현행 랭크의 주류는 바로 이런 유저들이다. 새로운 랭크 게임 유저 풀을 확보하기 위하여 기존 유저를 무시한다고? 이는 너무한 처사다.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리고 막상 도입해 보면 불만은 금방 잦아들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서 자신의 개인 기량으로 생판 모르는 타인 4명과 협력하여 자신의 실력을 협곡에서 확인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얻고 싶어하는 유저들은 분명히 많이 존재하며, 다인 큐가 솔로 큐와 합쳐지는 것은 이 유저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인 큐 도입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는 지금 라이엇에서 내놓은 대책으로는 분명히 해결할 수 없다. 반박할 수 없는 단점이다.

시즌 7이 됬는데, 저놈도 금테고 나도 금테인데 나는 솔로큐만 돌렸고 저놈은 4인큐만 돌려서 금테를 둘렀다 치자.

그게 동일한 실력일까? 저놈이 솔큐를 돌려도 나만큼 제대로 협동해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분리가 필요하다.






4. 개선안, 혹은 대안.

그렇다면 다인 큐 랭크를 추가하면 될 일이다. 설마 서버가 모자라서 못 한다고는 안 하겠지. 보상도 동일하게 지급해라.

다만 다인 큐 보상과 솔로 큐 보상은 디자인이 달라야 한다. 스킨은 동일하게 지급하더라도, 테두리 보상에 무늬를 다르게 한다던가, 와드 디자인을 다르게 한다던가, 이런 배려가 필요하다.

이렇다면 우리는 특정 테두리를 두른 유저를 볼때 "저 유저는 솔로큐로 플래를 달았네." "저 유저는 다인 큐로 플래를 달았네." 구분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부심을 부릴 수도 있고 (분명 여럿이 함께 돌려서 협동해서 랭크를 올리는 것도 나름대로의 능력은 필요하다. 왜냐하면 상대도 협동하여 랭크를 돌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유저의 기량이 어느쪽으로 특화되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프로게이머라면 다인 큐와 솔로 큐 모두 최상급으로 잘 할 것이고, 아마추어 고수들은 다인 큐 보상은 없더라고 솔로큐 보상으로 인해 적어도 솔큐에선 자신이 먹어준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괜찮은 대안이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개선안을 제시한다.

꼭 다인 큐 모드를 현행 랭크에 집어넣고 싶다니 그렇게 해라.

하지만 다인 큐 플레이 비율과 솔로 큐 플레이 비율을 시즌 종료 시 합산하여, 해당 유저가 어느 방식으로 랭크를 올렸는지 그 점유율을 환산하여 보상을 다르게 해라.

위에서 말한대로 디자인을 다르게 해도 좋고, 아니면 서로 보상을 아예 다르게 줘도 좋다.


다인 큐 특화 유저(혹은 선호 유저)가 있을 것이고, 솔로 큐 특화 유저가 있을 것이다.

다인 큐 버스로 다이아 달아놓고 랭겜 안돌리면서 강등만 면하는 유저가 있다면?

그는 그냥 다인 큐에 적절한 유저 (혹은 버스탄 유저)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인 큐로 티어를 올렸더라도 충분한 숫자의 솔로 큐 게임을 돌렸고, 그럼에도 티어가 유지됬다면?

그럼 그는 솔로 큐 유저들과 마찬가지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라이엇이 무조건 랭크 게임을 돌리는 유저의 절대 숫자를 늘리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 다인 큐는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개선해라. 도입하기 전에 개선해라. 그리고 유저들과 소통하라.

나보다 훨씬 머리 좋고 랭겜 많이 돌려 본 유저들이 더 좋은 개선안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요약은 안 한다. 읽기 싫으면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