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orts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이며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일상의 탈출구이며
누군가에게는 삶의 노곤함을 잠깐이나마 잊게 해주는 술과같은 존재이다.

대한민국 사람은 게임공화국에 살고있다.

대체적으로 3살전후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만지기 시작해서
4살만 되도 이것저것 척척 만지고 얼마 되지 않아 게임이라는걸 알게된다.
또, 가수, 소방관, 대통령과 같이 많은 아이들의 꿈중 하나인 프로게이머.
대체적으로 어릴때는 되고 싶은것이 다양하다.
난 어릴적 과학자가 꿈이었다.
그리고 잠깐은 프로게이머가 되보고 싶기도 했다.

RPG, AOS, 전략시뮬레이션등등 많은 장르들을 섭렵하고 곧 얼마되지 않아서 알게되는 LOL
게임을 하지 않는 어른들이나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LOL이라는 세글자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League of Legends

내가 어린시절에는 프로게이머 1세대인 이기석부터 시작한 임요환 최연성 이윤열등등의 이스포츠를 지금 자리에 있게한, 이제는 나이도 제법 많은 올드 게이머부터 보고 자랐다.

그때는 알고도 막지 못한다던 귀신같은 드랍쉽과 무지막지한 탱킹과 화력으로 밀어버리는 골리앗등등이 기억에 남는다.

컴퓨터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스타크래프트라는건 귀신같이 알았고
영어단어는 몰라도 Show me the money는 잘 알던 시절이었다.

도스를 막 벗어난 윈도우 95PC에서 스타를 해보려고 아등바등하던 시절.
인터넷이 뭔지 몰라서 모뎀으로 인터넷을 했다가 혼난기억

어렸을적을 회상해보면 초기 게이머들과 이스포츠는 참 순수했던것같다.

다들 이게 뭔지도 잘 몰랐고, 게임을 하면서도 뭔가 방송에 나오는것이!

순수한 전략과 손가락싸움, 그리고 그 뒤에 찾아오는 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

초기 이스포츠는 지금의 찬란한 스타디움에서 시작한것은 아니었다.

온게임넷은 그저 한낱 케이블방송, 그것도 굉장히 마이너하고 열악한편에 속했고
게이머들은 지금처럼 좋은조건에서 연습할 수 없었다.

강민은 공장에 다니면서 게임에 소질이 있으나 데뷔를 거절하던중
지인들이 강민의 소질을 보고 생활비를 보태주는 조건으로 프로데뷔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빠듯하게 데뷔를 한 강민은 생계비와 직결된 문제로 항상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노력은 인정받았고 강민은 지금자리까지 스스로 만들어 왔다.
지금 강민은 롤의 해설위원을 맡고 있다.

요즘 이스포츠의 핫 이슈는 누가 뭐래도 롤 챔스다.
서든어택이 한켠 밀려나고나니 LOL이라는 게임이 들어와 어느새 덩치를 불려 이만큼 판이 커졌다.
RPG가 대세를 이루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FPS가 지배하던 2005년과는 달리 이제는 AOS라 불리우는(원래는 AOS가 장르 이름은 아닙니다.)LOL이 이젠 대세다.

게임방을 가도 LOL, 친구들끼리 만나도 LOL.
심지어 이제 막 들어온 군대 후임들에게 물어보는 첫 물음중에서도
"야, 너 롤 할줄아냐?"
이런 이야기까지 나온다.

LOL은 짧은시간동안에 한국게임의 판도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선수들은 비교적 스타크래프트와는 다르게 짧은시간동안 준비했으며
프로데뷔를 한 게이머들도 대부분 선수경력이 롤이 처음인경우가 많고
그나마도 데뷔한지 채 1년이 안된사람도 많다.

지인중에 다1 상위 포인트이거나, 챌린저였던 사람이 어느새 프로게임단에 있거나
프로지향 아마추어팀에 있는건 흔한일이다.

이러한 롤의 특징때문에, 오히려 선수들은 일반 유저들과 같은 게임상에서 만나고
게임을 같이 하면서 신비주의는 벗겨지고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하는반면에
반대로 게임상에서 욕설, 트롤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대리, 작업장등등의 나쁜 일에 얽혀 구설수에 오르는경우도 있다.

스타가 한참 부풀어 올랐을시절, 판을 터트려버린 주작사건.

LOL도 왠지 그 전철을 밣아가는것같은 기분이 드는것은 나만의 착각인가?

지금의 LOL은 모래성을 쌓아올린 느낌도 나고, 살얼음을 딛는것 같기도 하다.

LOL의 게시판을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패드립, 저격글, 누구누구 클랜이 대리를 했다...
프로게이머 누구누구가 패드립을 하더라, 네임드인 누구가 고의피딩을 한다.

사건사고가 멈추지를 않는다.

스타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물론 LOL은 스타와 다른 게임이고 비교를 하는것은 좋지 않지만
솔직히 지금와서 하는소리지만
롤 프로게이머치고 전문적으로 배운사람들은 없다.
아마추어중, 타고난 손가락과 센스를 가진 사람이 프로가 되는것이고
프로게이머들 치고 의사, 판검사처럼 5~10년넘게 공부를 하거나 노력하면서 그 노력의 결과로 프로게이머가 된사람도 없다.
특히 LOL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사이가 간격이 그리 크지 않다.

그들의 평소 사생활은 아이돌과 달리 여과없이 그대로 노출된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그리고 LOL 프로게이머의 평균 나이대가 낮은점도 감안을 하면
아직까지 성숙되지 않은 생각, 내가 공인이라는 자각이 없는것때문이 아닌가 싶다.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 10살때부터 합숙생활을 하며 노력을 해서 10년만에 데뷔를 했다면
그들이 과연 온라인상에서 패드립을 할까?
10년동안의 공들임이 패드립, 트롤때문에 물거품이 될것이라는것을 안다면 그들도 나쁜짓을 할수는 없다.

그러나 이스포츠 특성상 게임의 주류는 약 5년마다 교체되고 있으며
신생 게이머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 판도에서는 아무리 가다듬고 하여도 준비할 시간은 1~2년이다.

그들은 짧은시간동안 프로게이머로써의 소양을 갖추기 힘들었던것 같다.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직업으로 삼아 승부에 최선을 다해야할 의무가 있다.
적어도 그들이 월급을 받고 숙소를 제공해주는 스폰서가 있는한 그들은 좋든 싫든 프로다.

멘탈이 터져도 프로는 프로다.

그들은 게임을 직업으로 가지고 직업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프로다.

그들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공인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공인이라는것을 자각해야한다.

그들은 어항속의 물고기다.

물고기는 어항밖의 사람들이 누군지 잘 볼수 없지만 어항 밖의 사람은 물고기가 무엇을 하는지 사사건건 다 알수있다.

연예인들은 사랑도 마음대로 할수없다.
그들의 사생활은 모두 공인이기 때문에 노출되며 연애한번 하는것도 숨겨야하고 누구를 만나는지도 밝히기 힘들때가 있다.

프로게이머는 마찬가지로, 그들의 사생활에 대해서 자각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일상적인 행위들조차도 누군가는 보고 있다는것을.

사생활에 포함되는 온라인게임상에서의 패드립, 트롤행위.

그러나 도수가 데뷔할때 그의 패드립이 그렇게까지 발목을 잡을줄 누가 알았을까?

미래는 모른다.


또한 시즌2 정글러였던 클템이 시즌3와서 그렇게 해설자로 넘어갈줄 누가 알았을까?
미래 일은 정말로 아무도 모른다.

프로게이머는 프로다울때 멋있는거다.





반대로 이번에는 관중들에 대해서 몇가지 이야기 하자면

우리나라 관중은 너무 냄비근성에 찌들어 있다.

한 팀의 팬이 되었다면 잘하면 기뻐하고 못하면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어야 하는데
잘하면 기뻐하면서 못하면 다른 팬들과 같이 까기 바쁘다.

즉, 이기면 영웅 지면 역적이다.

이게 적당한 채찍질은 동기부여가 되지만 과도한 채찍질은 결국 소를 죽이고 만다.

우리는 프로게이머의 소양을 따지기에 앞서 네티즌 문화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쓴 악플 한줄이 프로게이머를 울게 만들고,
대충 후려쓴 악플 한줄이 한사람의 생명을 죽인다.

내가 쓴 글 한자 한자가 누군가에게는 대못이 될수 있으며
반대로 내가 쓴 한줄의 문장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수도 있다.

지고 싶어서 지는 사람 없고 이기기 싫어서 지는사람 없다.

프로게이머는 누구보다도 이기고 싶은 사람이다.

그들의 실수를 조금만 아량으로 넘어갈수는 없을까?
난 초식정글러가 그나마 활개를 펴기 쉬워진 지금 클템이 다시한번 복귀를 했다면...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즌3때 결국 네티즌들의 극딜에 버티지 못한 클템은 은퇴를 해버렸다.
물론 그의 나이도 있고, 여러가지 판단을 해보고 결정한것이겠지만
시즌2의 영광을 시즌4에 재현하는것은 어떨까... 가끔은 쓸데 없는 생각이 잠겨보기도 한다.


우리는 채찍질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적어도 한곳정도는 기댈곳이 있는상태로 채찍질을 해야 버틸것이 아닌가?
우리는 당근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채 기댈곳도 없고 도망갈곳도 없는 그들에게 채찍질을 하다못해 사형선고를 내린다.
"넌 끝이야."

선수들도 인벤을 본다.
선수들도 롤갤을 본다.
선수들도 리플을 본다.
선수들은 악플도 본다.

그들은 사람이다.

격려를 해주는 사람때문에 버티고 있을지언정 지속적인 악플은 결국 그들을 쓰러지게 만든다.
단 한번의 실수가 은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우리는 너무 선수들을 빡빡하게 몰아세우고 있다.
그들은 벼랑에 서서 게임을 하는 중이다.

누군가 그들에게 동앗줄을 내려줄수는 없을까?

모두가 욕할때 한사람만이라도 칭찬과 격려를 해줄수는 없을까?

성숙한 게임문화를 만드는것은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바로 네티즌 여러분이다.

가볍게 쓴 글은 가벼운 글쓴이의 인품을 나타내는것이며
세치혀가 생각없이 내뱉는 말은 텅텅빈 머릿속을 증명하는것과 다름없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이라는 인터넷.
그러나 정말 익명성이 보장이 될것이라 생각하는가?

당장 게시글에 패드립을 시전해보면 안다.
사이버 경찰에서 연락이 얼마만에 오는지를.

온라인상에서 아이디는 결국 자기 이름이다.

자신의 네임벨류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것이다.

한국의 팬문화와, 네티즌의 의식수준은 갈길이 너무나도 먼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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