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시즌을 거쳐 시즌4가 되고 LOL에는 수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1. 대대적인 챔프의 변화 및 아이템의 변화,
2. 와드 시스템의 변경
3. 서포터의 입지를 강화
4. 특성의 대대적 변경

총 4가지 쯤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4가지 변화의 이면에 숨겨진 라이엇의 의도는 무엇일까 하여 그간의 패치노트를 한번 분석하여 보았습니다.

1. 챔프 성능의 대대적 개편

  시즌 3 후반을 기점으로 좀 무거운 패치가 이루어진 챔프는 약 30여 챔프가 됩니다. 

상당히 큰 변화가 생긴 챔프는 아리, 자이라, 제드, 쉔, 자르반, 코르키(구 제이스도 함께), 라이즈, 렝가, 리븐,자크, 시비르, 직스, 케넨 등이 있습니다. 

패치 노트를 쭉 되돌려서 살펴본 결과 챔프 패치에의 방향성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0) 상성도 없고 한타와 라인전 양쪽에 지나치게 여러가지 역할을 잘할 수 있는 OP 챔프는 그냥 너프 
   (자크,자이라,케넨)
1) 암살자 챔프가 라인 푸시력에 도주까지 쎈 경우는 가차없이 너프 (제드, 아리, 리븐)
2) 공성/수성에 영향을 많이 주는 챔프는 적정선에서 남겨둠
   (만약 해당 챔프가 OP 소리를 듣더라도 이런 류의 챔프는 너프를 심하게 하지 않음 - 그라가스, 시비르)
3) 소규모 교전 단계에서 이득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챔프가 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도록 하거나
   후반은 쓸만하되 초반을 극단적으로 약화시킴 (쉔, 자르반,라이즈)
4) 다대다 대치 구도에서 포킹기반으로 로우리스크/하이리턴의 이득을 취하는 것을 줄이도록 노력함.
   (제이스, 코르키)
5) 생존을 지원하는 캐릭들에 한해서는 과한 너프를 진행하지 않음(케일, 니달리)
6) 전투 지속시간이 길어지도록 전체적인 밸런스를 변경 

이러한 패치의 특성으로 인하여 과하게 너프를 맞고 관짝에 들어간 챔프는 아리이며, OP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꾸준히 왕좌를 지키고 있는 것이 바로 그라가스입니다.
더불어 포킹이 쎌 뿐만 아니라 폭딜도 가능했던 코르키와 제이스는 순식간에 관에 들어간 반면, 포킹데미지가 말도 안되지만 생존 지원이 된다는 이유로 너프를 덜 먹은것이 니달리의 케이스이며, 최근 승률이 높은 케일 역시 강력한 딜과 무적으로 인해 기여도가 상당히 높지만, 딜을 줄이되 힐을 강화하고, 마나소모를 줄여줌으로써 너프 영향을 최소화한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해당합니다.

2. 와드 시스템의 변경

예전보다 맵이 밝아졌습니다. 와드를 많이 박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예전처럼 핑와를 통해 기존 와드를 대부분 삭제하여 시야를 송두리째 뺏어간 후 순간적인 암살로 대치조차 못하게 만드는 게임 구도가 사라졌습니다. (라인전 이후에 암살로 터져죽는 경우에 한함) 이는 게이머들의 컨트롤 향상도 그 일부에 기인하겠으나 시야 확보가 예전보다 많이 용이해진것이 주요한 이유입니다. 더불어 와드를 잘 안박던 유저들에게도 공짜 와드를 제공함으로써 시야 확보가 많이 유리해졌습니다.

3. 서포터의 입지 강화

근접 서폿이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라인 푸시력이 약해 써먹을 수 없다라는 근간의 평을 깨고 새로운 돈템으로 무장하고 라인 푸시가 강한 캐릭에게 라인전 단계에서 지고 질질 끌려다니지 않도록 다양한 옵션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서폿이 이니시를 하거나 원딜을 지키기가 예전보다 압도적으로 쉬워졌으며, 더불어 서폿은 와딩하러 다니다가 짤린다거나 페이스 체킹하다가 망하는 경우, 한타 시작되자마자 녹아내리는 경우가 비약적으로 줄어들었으며 라인전 단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보완이 이루어졌습니다.

여러가지 측면이 부각되고 있지만 제 눈에 띄는 두가지는 이것입니다. 

1. 아군을 살리기가 쉬워졌다.
2. 본인이 터져죽는 경우가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이 두가지 옵션은 전투의 지속시간이 길어지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4. 특성의 변경

지금은 너프되었지만 얼마전까지 무지막지한 생존 지원을 하던 인내심을 비롯하여 대체적으로 전투의 유지력이 좋아지도록 특성이 많이 개편되었습니다. (양날의 검 같은 특성이 있긴 하지만 유저들의 호불호가 꽤 많은 편이라 일단은 고려대상에서 내려놓겠습니다.) 위에서 했던 이야기가 또 나옵니다. 전투의 유지력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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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가지 특징을 분석한 결과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투의 유지력이 좋아지도록 패치가 단행되었으며 게임이 단일 유저의 순간 삭제가 일어나는 것을 최대한 배제하여 (다수싸움에서 포지셔닝미스나 포커싱으로 터져죽는것은 예외) 전투를 위한 전투가 아닌 전투 이후의 공성싸움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패치가 흘러온 것입니다.

현재 챔프 밴픽의 트렌드에서 공성/수성의 메타에 적합하지 않은 챔프 중 라이너에 해당하는 챔프는 르블랑,야스오 정도 뿐입니다. 르블랑은 조건이 붙는 암살자이며, 야스오 역시 제한된 환경에서만 강력합니다. 

이렇게 라인 유지력 싸움 위주로 챔프가 골라지도록 패치를 단행하고 하다보니 두가지 문제점이 생깁니다. 

1. 딜이 부족하다보니 방생이 많다.
2. 정글러가 굳이 탱을 가봐야 의미가 별로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라인 유지력과 상관없는 폭딜형 정글 챔프가 밴픽되고, 이것이 유효하게 작용하여 전투를 유리하게 이끄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다만 라이엇은 이러한 챔프로 하여금 암살자로써의 역량 외 라인 공성에 영향을 주는 점을 배제시킴으로써 과거와 같은 '암살자주제에 잘도 살아가면서 라인은 다 밀어놓네' 라는 괴랄한 사태를 방지합니다. 또한 초중반에 반드시 이득을 취해야 하며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 경우 답도 없이 망하는 점도 라이엇에서 이들에 대한 너프를 단행하지 않는 이유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이뤄질 패치들도 아마 이러한 큰 윤곽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최근의 PBE패치 동향입니다. 최근의 PBE 서버에는 챔프에 대한  대량의 밸런스 패칭이 있은 후 상당부분 롤백되었습니다.  롤백된 챔프들은 대부분 전투에서의 강력함을 빌미로 너프가 단행되었다가 타워링에의 적합성을 고려하여 롤백된 느낌들이 강합니다. (카사딘만 이러한 맥락에서 벗어납니다. 밸런싱팀의 누군가가 카사딘성애자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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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방향성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1)원딜은 생존기를 가지고 있는 챔프가 선호됨 
    =>어차피 안죽고 남는 전투가 제법 발생하는데 만약 소수대 소수의 공성/수성 싸움에서 생존기 부재로 인해 원딜이 죽어있는 경우 수비 자체가 불가함), 

 2) 빠른 라인 정리 및 복귀를 통한 타워의 공성 수성을 위해 탱탱하고 라인 클리어 좋은 탑챔프 선호 
    => 상대에게 잘리지 않는 튼튼함에 빠른 클리어 후의 합류, 한타때 안죽고 잘 버티는 능력까지

 3) 죽자고 전투에서 킬을 노리던 과거보다 킬뎃의 합산 수치가 줄어듬
   => 유럽이나 중국보다 교전후의 생존률이 높고, 20분 전의 교전 단계에서의 킬뎃 합산이 타국가의 70%이하    
   => 최근에 암살형 정글러가 뜨면서 수치가 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킬데스 수치는 미국/유럽에 비해서는 적은 수치

한국 메타가 어떻고, 외국 메타가 어떻고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신선한 픽은 왜 안나오냐, 왜 외국은 특정 챔프를 카운터 치는데 신경을 쓰고 새로운 연구를 하는데 왜 한국은 하던거만 하냐, 라고들 합니다.

최근 유럽 리그에서 많이 이슈가 되는 챔프가 있습니다. 트런들과 징크스입니다.
트런들은 안티 탱커로써의 입지도 높고 말도안되는 생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쁘다는게 아니죠. 하지만 공성 게임하는데에 트런들은 라인 클리어와 라인 유지력 측면, 브루징 측면에서 현 탑 3대장을 쫓아가기 쉽지 않습니다. 그 3대 챔프와 직접 싸워 이길순 있어도, 다른 요소에서 부족하다는 거지요.
징크스의 타워링과 한타 기여도는 아주 높은 수준입니다. 초반의 라인전도 좋습니다. 하지만 대치구도에서 도주기 부재로 인해 물려서 죽어버리면 캐리력이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시비르처럼 궁키고 튈수도 없으며 이즈/케틀/루시안처럼 생존기도 없고, 트위치나 베인처럼 은신을 통한 순간 포커싱 이탈도 불가능 합니다. 물리면 죽어야 됩니다. 지뢰가 순간 발동이라면 모를까 지금상황에서 곱게 지뢰를 밟아줄리 만무합니다. 결국 물려서 타워링의 핵심 챔프가 죽어버리면 기껏 픽한 이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공성 게임에 있어서 밴픽의 요건은 한가지로 압축됩니다. '해당 챔프가 공성 전략에 큰 도움이 되는 요소가 있어?'라는 질문에 YES라고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IF가 붙으면 안됩니다. '물려죽지만 않는다면~, 한타보다 타워링을 중시한다면~,' 이런 조건들이 붙을 수 없습니다. 교전도 준수하게 할수있어야 하고, 도주가 가능해서 쉽게 물려죽지 않아야 하고, 라인전도 일방적으로 말리지 않아야 하며, 라인 클리어가 좋아서 빠르게 공성팀에 합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이러한 공성 전략을 세우는데에 최적화된 조건들이 부합되는 챔프들만이 현재 살아남은 밴픽단계에서의 챔프들입니다. 이것이 가능하게끔 한 것은 바로 라이엇의 '암살자 죽이기 패치','생존 강화를 위한 전반적인 개편' 이죠. 

이러한 패치들과 밴픽들은 현재의 한국 메타의 방향성과 맥락을 같이하며, 라이엇 게임즈가 원하는 발전방향에 대한 한국 게이머들의 해답입니다. 프로게이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승리를 위해 최적화된 솔루션, 결국 공성게임을 이기기 위한 최적의 답안을 도출하여 이를 충실히 지키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의 메타가 어떻게 변화가 생길지는 쉽게 예측이 안 하지만 지금까지의 패치방향과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 발전 방향을 고려하였을 때 대대적인 변화는 간단히 생기지 않으리라 봅니다.
 
따라서 푸쉬메타를 시작으로  타워링을 주요 골자로 한 프로레벨에서의 스노우볼링 굴리기, 즉 한국의 게임 스타일은 앞으로도 게임 승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의 승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투, 많은 cs, 챔프의 상성 등 많은 것들이 영향을 많이 끼치지만 결국에 귀결되는 것은 타워를 깨기 쉽도록 하기 위한 스노우볼링의 보조 수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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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1. 라이엇이 암살자도 관짝에 넣고, 미쳐날뛰는 놈도 없애주고. 시야도 보장해주고, 서폿이 살려주기도 쉽도록 패치를 했다.  

2. 분석을 해보니 결국 타워 잘밀기 위한 전략적인 픽을 하는 팀이 이기더라. 
   (탑 : 라인클리어와 탱탱함과 빠른 합류   미드 : 라인 클리어와 적당한 광역딜과 생존기
    원딜 : 생존기와 끝까지 살아남아서 딜하면서 향후 타워링. 
    서폿 : 아군 물렁살을 잘 지키면서 어느정도의 라인유지력, 한타에서 cc 기여하고 본인은 반드시 생존
    정글 : 부족한 딜을 보강하면서 라이너를 없애서 타워를 빨리 철거하도록 도와줌, 본인은 도주기로 생존)

   딜도 겁나쎄고 탱도 되고, 살아돌아가면서 라인 정리도 되는 그런 애는 가차없이 사살

3. 결국 라이엇은 공성 전략 게임해라는 의도인거 같으며 한국 프로들은 이 의도를 잘 알고 맞춰서 게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