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존대로 칼럼을 쓰지만, 오늘은 '형'의 마음으로 말을 짧게 한번 써가며 글을 써보겠습니다.


형은 올해로 32살이다. 뭐 일찍 결혼했으면 12살짜리 초딩아들과 같이 롤을 하면서 부자지간 듀오플레이도
가능했을 수 있겠다.

그래 내가 아들을 갖고 있다고 치고, 이 글을 한번 써보련다.


내가 성장하던 시절 7~8살쯤엔 피씨방이 당연히도 없었다 그거 생긴게 내가 중3쯤 본격화됐다.
그럼 그 사이엔 뭐가 많았냐. 

오락실이었다. 요즘 뭐 아프리카 같은데 보면 방송하고 그런것들 그걸 오프라인에서 했다.
요즘도 아주 레어하게 오락실들이 있긴 있는데 예전엔 동네마다 메인 오락실이 한두개는 있었다.


그럼 이제 피지컬좀 된다는 애들이 와서 실력의 장을 뽐내거나 
아니면 돈이 없어서 뒤에서 한판만을 구걸하거나 가르쳐준다면서 다이아급 손가락인 애들이
뉴비들의 게임을 가로채서 튜토리얼을 가장한 대리게임을 한다거나(이렇게 보니 대리의 역사가 깊구먼)

그랬었지 

좀 잘하면 뒤에 관전자도 붙었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관전하기 기능은 죠난 세련된 기능이지 
그때 난 뛰어놀다온 애의 안감은 머리 냄새를 맡으며 대리를 해주던 다이아 손가락의 소유자
(나는야 거북이 오락실의 압도)
자세는 사랑과 영혼에서 그 도자기 뒤에서 남자가 여자 껴안고 만들어주잖아. 그런 자세였다.

예전엔 대리가 그렇게 몸까지 하나되가며 하는 의식(?)이었다. 난 서서 그리고 본주는 앉아서
그렇게 대리게임을 했지(뭐 현실은 걍 돈없어서 돈있는 못하는 애꺼 한판 어떻게든 해볼라는 그런 거였지) 


물론 대리의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cpu라는것이 현재와의 차이라면 차이겠다.



그때 당시도 부모님들은 오락실 오락 게임 이런말 지긋지긋하게 싫어했다.
애가 학원에 보내놨더니 거기서 놀다 왔다거나 연일 지갑에 돈이 야금야금 빈다거나 
뭐 그런일이 태반이다 보니 게임을 좋게 볼래야 볼수도 없고, 당연히 학업에도 지장을 주고

가끔 뉴스에서 나오면 좋은 말이라곤 하나도 없는게 바로 게임이었다.

음지의 문화였다고 봐야지
게임중독법 발의가 그때 안된 것은 아마 국산게임이 많지 않았고, 다행히도 오프라인 놀이가 지금보다는
좀더 있어서 였을 수 있다.(학교 끝나면 친구들끼리 딱지치기 팽이 뭐 이런거 많이 했다)


나 중3쯤 되니까 스타크래프트가 붐업하면서 피씨방의 확대가 되고 시간이 흘러 흘러
피씨방 다죽겠다 곡소리 나올쯤 해서 짠 하고 나온 롤
롤에 지금 선을 넘는애들이 너무 많다.


난 초딩~고딩을 거치면서 게임을 하더라도, 일정선이란 걸 지켰다.
예를 들어 팀플레이 게임 뭐 던젼앤 드래곤이라고 요즘애들 알라나 모르겠는 그런 게임할 때 
같은 편이 못한다고 우리편보고 넌 그따위 점프를 누르고 왜사냐? 

게임은 왜 쳐하냐 가서 공부나 하지.

하면서 게임으로 유세떨진 않았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난 챌린져급 실력이었다. 

솔직히 말해 스타도 한글 채팅이 가능했다면, 어떤 분탕종자가 있었을지 가늠이 안된다만은
어쨋든 스타도 그런 개매너 채팅이 성행하는 곳은 아니었고,
본격적으로 한글채팅이 가능한 워3 스타2 그리고 와우에서도

지금 롤만큼 쓰레기 같은 채팅이 범람하는 문화가 없었다.
써든처럼 초창기 피씨방에도 레인보우식스라는 녀석이 있었다. 랜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친구들하고 넷플로 5:5도 하고 그랬던걸로 기억한다.

그때 우리편이 죽는다고 쌍욕을 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물론 이건 오프라인 친구들이 함께했으니 예시가 틀릴 수 있다.
뭐 좀 더 시간이 지나서 넷플이 많아지게 됐어도, 온라인 채팅으로
모르는 사람과 게임을 하더라도 이렇게 쌍욕하던 역사는 깊지 않다.

롤이라서 그럴까? 아닌거 같다. 롤에서 욕설문화에 익숙해진 많은 이들은
이제 다른 게임에 가서도 그럴거다. 
롤이 쓰레기 채팅문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여 우려되고 걱정스럽다.




서두로 돌아가서 내가 아들이 있고 같이 롤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들어가서 둘이니까 바텀듀오를 갔다. 


치열한 바텀의 교전 2렙을 먼저 찍은 상대가 거세게 압박하더니만 우리 둘다 죽었다.
캬 탄식이 나오는 상황. 

누구보다 제일 안타까운건 우리 둘이리라.
크... 잘해봐야지 하고 우물에서 회색화면을 보는데 

날아오는 아군 미드의 채팅


Lulu(룰루): 명불허전 쓰레기 바텀듀오 이래서 듀오새끼들은 안돼 시1X
Lee Sin(리 신): ㅋㅋ 듀오들이 다 그렇지 상대 바텀도 쓰레기네 ㅋㅋㅋ

Lulu(룰루): 우리애들 보단 잘하는데?
Lee Sin(리 신): ㅇㅇ 우리애들이 더 쓰레기라 문제


-룰루님이 적군에 당했습니다.-

Lulu(룰루): ㅋㅋ 개볍신 듀오때문에 되는게 하나도 없네
(이미 이 놈은 정치질 부터 생각 중)

Ezreal(이즈리얼):죄송한데... 어떻게 그게 저희 탓인가요
Lulu(룰루):ㅋㅋ 아 클라스보소 이래서 실론즈는 안돼

Ezreal(이즈리얼):진짜 궁금해서... 왜 저희 탓이냐구요
Lulu(룰루):바텀에서 알아서 따여주고 장애짓을 하니까 정글이 바텀 안가고 미드 찔러가지고 내가 죽은거 아냐
Ezreal(이즈리얼):.....님께서 다이브 하시던데
Lulu(룰루): 아 ㅅㅂ 나 안함 아 듀오쓰레기랑 말섞기 싫다.


솔직히 롤 백판 아니 50판만 해봤어도. 이런 경험 없지 않을 거다. 
아니? 재수없이 한판 딱했는데 한판 저런경우가 생길수도 있지.


자 난 롤을 즐기는 유저이면서 동시에 부모다.
우리 애가 저런 채팅에 노출되서 게임을 한다면

나는 지지한다. 게임중독법. 이런 폭력적인 환경에서 게임을 그것도 상대를 킬하는 게임을 하는데
아이의 성격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자 게임중독법에 대해 한번 풀자면

중독유발 물질 및 행위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게임중독자가 333만명으로 추정된다며, 중독으로 인한 뇌손상, 우울증 등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시키고 사회적으로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기때문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게임중독법은 여러가지 명분으로 반대가 가능하다. 그리고 나 역시도 반대다.
난 썩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끊임없이 해왔지만

누굴 두드려 팰만큼 폭력적이지도, 입에 욕을 달고 살지도 않고 직장도 잘 다니고 결혼도 했다. 
그냥 나 자체가 부작용 없이 살았기 때문에 게임 중독법도 반대한다.


저기 저 문구를 보자면, 중독을 유독 강조해놨다. 뇌손상, 우울증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한다고도 나와있다.
근데 실제로는 그냥 게임반대법이다. 게임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강조하고 그 피해사례로 중독법에 대한 논거를
계속해서 받침한다. 대표적으로 만만한게 바로 게임의 '폭력성'이다.


근데 패드립에, 쌍욕들을 재밌다고 나열하는 우리 동생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자기 분풀이로 욕을 마구잡이로 하고 상대를 비하한다.
(난독이 많아서 딱 찝어줄게. 잘지키고 있는 모든 동생들이 아니다. 일부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중고대딩 동생들을 말하는거다.)

쌩뚱맞지만 술을 왜 부모님께 배우라는지 아나?
없는 자리에서도 몽롱할 때도 어려움을 느끼고 자신을 제어하라는 뜻이다.

롤도 술과 같다. 진짜 가능하기만 가능하다면 어른한테 배웠으면 좋겠다.
마치 술을 댓병은 쳐마신 것처럼 망나니로 채팅하고 아군을 무너뜨리는 녀석들을 보자면

요즘 얼마나 스트레스 많으면... 이란 생각으로 측은하기도 하다가도
진심으로 그 욕하는 모습과 폭력적인 채팅을 그대로 텍스트 떠다가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앞서 말했듯 게임중독법은 게임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야 타당성을 부여받는 법이다.
아마 지금도 포기하지 않았을거고 부정적인 자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을테지

현재 가장 잘나가는 게임인 롤에서 몇판만해보면, 바로 폭력의 근거자료가 캡쳐가 가능하다.
무수히 많은 유저가 욕설을 하고 있고 지금 이시간에도 하고 있겠지

그래놓고 게임중독법을 반대한다? 
근거자료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롤 유저들이?
(난 난독 싫어한다. 전부라고 안한다. 하지만 꽤 상당수이긴 하다)


솔직히 늬들은 반대할 자격이 전혀 없다.
기본적인 에티켓과 인성은 잠재의식 어딘가로 쳐박은 건지 

욕설의 신이라도 접신이 든건지, 게임을 할거면 게임을 해야지
사람 탓과 욕만 하는 사람들이 무슨 수로 중독법에 대항할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법안을 발의한쪽은 사실 중독이 됐건 말건 큰 관심없다.
(자료 찾아보면 느낄거다. 그냥 그들은 그거 밀고 싶을뿐이다.)


이성의 끈을 놓지 말고 살아라 부탁이다. 
게임은 여가다. 

여가를 가지고 상대를 다치게 하고 슬프게 하고, 충격까지 받게 한다면
사소한거에 목숨거는 미친놈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들을 예시로 놨지만, 실제로는 애인과 롤을 같이 시작했다.
그리고 하루만에 애인은 롤을 그만뒀지.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듣고선. 세상 살면서 한번도 누구한테 심한욕을 듣지 못한 사람에게는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이 됐었다.

그리고 그 판은 당연히 졌고, 애인은 게임을 끝나고 울었다. 


이 지점에서 여자라서 멘탈이 역시 ㅉㅉ 라고 생각한다면
아주 글러먹은 생각을 하고 있는거다.


왜냐면 게임을 하다가 욕을 해서는 안되는게 정상인의 사고 방식이기 때문이고, 
그런 생각을 했다면. 바로 니가 게임중독법의 단초를 만드는 인간 중 하나기 때문이다.

게임 하면서 기본을 지켜라. 
사람을 대하는 기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