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늘 있었던 경기는 'CJ Entus'와 'GE Tigers' 입니다. 상징성이라고 한다면, 서로 무패였고, 예상치 못했던 강자들입니다. 즉, 이기는 팀이 더 강한 팀이 되는 경기였습니다. 승점 차이 때문에 1,2위가 가려지긴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승점 몇점 보다도 중요한 팀 간 실력이 비슷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 내내 결국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치지 못한 팀과 그 문제점에서 아주 강점을 가지는 팀 간의 대결에서 결국 'GE' 팀 쪽이 굉장이 압살하며 이겼습니다.

 

 

 

 

 1. 현 메타

 

 먼저 탑은 '탱킹' 이 가능한 챔피언이 갑니다. 라인스왑에 용이하고, 한타 구도에서 기여도가 좋으며 소환사 주문은 '순간이동'을 사용하며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챔프가 갑니다. 이때 '탱킹'은 '존야의 모래시계' 를 통해 한타 포커싱을 흐리게 하면서, 딜링이 강한 챔프도 해당됩니다.

 요즘 탑 픽은 나르가 제일 대표적이고, 리산드라, 럼블 그리고 카사딘 정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CJ' 팀의 '샤이' 선수는 현 메타에 딱 알맞는 픽 대신 항상 '문도박사' 를 픽하거나, '문도'가 밴이 당하면 '룰루' 로 비슷한 의미의 픽을 가져갑니다. 이 픽의 의미를 나쁘게 이야기하면 '라인전은 적팀에게 주고 나는 성장해서 무난하게 1인분만 하겠다.'

 하지만 이 의미가 완전히 나쁜 것은 아닙니다. 현 메타에 알맞는 픽들도 어느정도 이런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나 '주도권' 또는 '선결정권' 을 아예 내주는 픽은 아닙니다.

 '문도박사'란 픽은 결국 상대방의 활동 범위를 굉장히 넓혀줍니다. '태양불꽃 망토' 와 궁극기를 2레벨이상 찍지 않으면  일반적인 구도에선 사실상 한타나 소규모 교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수가 없습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자연히 라인전 주도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가고 CS는 잘먹지만 라인을 주도적으로 밀진 못합니다. 또한 '순간이동'을 언제,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결정권을 완전히 빼앗깁니다. 이런 픽을 수동적인 픽이라고 합니다.

 

 현 메타가 어떤 것인지, 그 정체를 한마디로 정리 할 순 없지만, 수동적인 픽을 피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나르가 분노조절장애가 없다면, 탑라이너가 무조건 기용 하는 이유도, Q쿨타임이 줄어든 뒤 리산드라가 급격하게 픽되는 이유도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인주도권을 잡을 수 있으며, 푸시력도 충분하거나, 월등히 좋고, 한타에서 이니시에이팅을 열 수 있으며, 상대방의 딜 포커싱을 흐리고, 군중제어기를 가지고 있으며, 적군 딜러를 잡아낼만한 딜량도 있습니다.

 

 하지만 '샤이' 선수는 그러한 챔프들을 다루는 것을 거부합니다. 숙련도의 문제라고 합시다. 하지만 시즌2에 활동하던 선수들이 은퇴하고, 기량이 떨어졌단 소릴 들으며, 패배하는 것에 대한 이유는 결국 챔피언 풀입니다.

 

 2. 픽밴

 

 'GE' 와 'CJ' 1경기와 2경기 밴픽의 중점은 '문도박사' 와 '룰루' 밴입니다. '샤이' 선수 저격밴입니다. 저 두 챔피언을 밴하면, 결국 샤이 선수가 뽑을 만한 챔피언은 '럼블' 인데 '샤이' 선수는 럼블을 특출나게 잘 다루던 선수가 아닙니다. 1경기 내내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가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1경기를 '샤이' 선수 때문에 졌다기보단, 'GE' 가 잘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챔피언 풀이 좁아 저격밴을 맞고 럼블을 강요당하고 난 뒤 게임 내에서 영향력이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2경기는 밴픽으로 게임을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 경기입니다.

 먼저 GE 는 Jayce(제이스)Lulu(룰루)Dr. Mundo(문도 박사) 룰루 제이스 문도를 밴합니다. CJ의 밴은 Rek'Sai(렉사이)Gnar(나르)Lissandra(리산드라) 리산드라 렉사이 나르입니다.

 나르와 리산드라가 밴 당했으니, 남은 탑카드는 사이온과Sion(사이온) 카사딘Kassadin(카사딘) 그리고 럼블Rumble(럼블) 정도입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GE가 카사딘을 가져옵니다. CJ는 무난하게 자르반과 코르키를 가져오며, 생각합니다. 탑은 또 샤이가 럼블을 해야겠네. GE는 리신과 잔나, 그리고 무난하게 CJ는 럼블과 잔나와 상성이 좋다고 평가되는 나미를 가져

 

 

 

 3. 챔피언 풀이 가지는 힘.

 일단 오늘 GE 팀이 보여준 밴과 픽을 보면 모두 기동성을 갖추고 있으며, 그 기동성을 이용해 카이팅하거나 포킹이 가능하며 탑미드는 '존야의 모래시계' 정글러는 '인섹 킥' 등 이니시에이팅 수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존야의 경우 트페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확실한 이니시에이팅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애매하지만 어쨌건 최전방에서 적군 딜러들을 물어 잡고, 어그로를 끌 수 있는 수단이 있습니다. 이즈리얼의 경우도 무난한 게임이라면, 무라마나를 이용한 딜량으로 탱커에게 적당하거나, 충분한 딜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생존기도 준수한 편입니다만 2순위 픽인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 챔프가 코르키나 시비르인 경우가 많아 푸쉬력에 압박을 받기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 중 이현우 해설위원께서 말씀하셨지만, 최근 경기들은 밴픽이 80%를 차지합니다. 밴픽에서 압살하고 들어간 경기는 이길 수 없습니다.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던 것은 예전 12년도 쯤입니다. 오늘 경기를 보며 확실히 느꼈던 내용입니다.

 

 코치진의 역량이 부각된 이유는 선수들의 피지컬이 대동소이 해졌고, 특출난 몇몇 선수를 제외하곤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1세대라고 불리우는 선수들이 은퇴하는 이유는 변해가는 메타에 맞추어 챔피언 풀을 늘려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엠비션선수가 정글에 있을 수 있는 이유도 다뤄야하는 챔피언이 극히 적습니다. 딱 두가지만 할줄 알면 됩니다. 리신 자르반. 스코어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챔피언 풀을 늘리지 못하면, 메타가 원하는 챔피언을 픽할 수 없다면, 결국 밴픽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까고말해서 선빵 맞고 시작하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고전파는 신드라로 유명했지만 페이커는 모든 챔프를 다잘하는데, 몇몇 챔프는 거기에서 더 잘합니다. (고전파랑 페이커는 다른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특정 선수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렇게 적어놓긴 했지만, 챔피언풀로 고통받는 모든 선수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 딱 하나 뿐입니다. 늘리지 않으면, 결국 패배합니다. 챔피언 풀이 곧 전략 전술의 폭입니다. 카드를 열장 들고, 스무장 들고있는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적어도 열다섯 장은 들는 것이 이기기 쉬운 법이니까요.

 

 

 4.

 마지막으로 오늘 KT와 맞붙은 삼성 선수들에게 해설진들이 하던 말씀은 결국 경험 부족에 기인합니다. 먼훗날 BlisS 선수의 챔피언 폭과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 문제, 경험 문제가 해결된다면 Wraith 선수의 톡톡 튀는 챔피언이 더 자주 등장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삼성팀이 보존된다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샤이선수가 챔피언 풀이 넓었다면, 그러니까 적어도 나르와 럼블을 마스터 한다면. 문도를 밴당해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밴픽 싸움에서 쉽게 지진 않았을테고, 밴픽 싸움은 반반정도로 마무리 됬을겁니다. 모든 말이 가정이지만.

 코코선수가 아지르를 잘했다면, 신드라를 할 줄 알았다면.

 

 CJ는 지금까지 보았을 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을 뿐입니다. 스페이스 선수는 공격과 방어를 두루 할 줄 알게되고, 바텀에 봉인되 있던 메라신을 로밍보내고, 고집 섞인 밴픽 스타일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한다면, 롤드컵 우승도 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즌5 롤드컵일지, 시즌6 롤드컵일진 모르겠습니다.

 

 

 (25일 0시 색깔 수정, 익스플로러로 작성-> 크롬에서 색깔이 이상하게보임->고로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