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가 끝났습니다.

4강에 든 4개 게임단중에 ahq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 국적 선수가 2명 이상씩 있습니다.

스프링 시즌 종료, 멀리봐서는 섬머 시즌 또는 롤드컵 종료가

선수들의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일텐데,

해외로 떠나는 선수들을 잡을 방법이 없습니다.

 

프로게임단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서 스타선수를 잡는 것 보다,

적은 돈을 주고 유망주를 기르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SKT는 8명의 선수와 계약중이고 곧 데뷔할 스카웃선수까지 9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페이커와 계약 만료가 다가온다고 할 때, 몸 값이 프로씬에서 제일 비싼 페이커를 잡는 것보다,

같은 리그에서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리그로 페이커를 보내버리고

그 돈으로 유망주 또는 기존 선수 3~4명과 계약하는게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것이

대기업 게임단 입장에서는 극히 당연하다는 겁니다.

 

우승한다고 우승상금 1억이 게임단에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미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홍보효과가 강렬해서 스폰서가 많이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10팀이 되는 롤챔스 체제에서 새로 올라오는 2팀의 전력을 생각해 볼 때

적당한 성적만 거둬도 강등만 안 당하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는 이거니 저거니 해도 돈입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10년, 20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 조금 받고 약한 리그에서 1등해서 은퇴 후에 남는 것도 없습니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식스맨 체제니, 경쟁구도를 강조하니 하고 있는데,

 정작 리그 전체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식스맨 체제도 어찌보면 이게 다 한 포지션의 선수가 떠났을때

전력약화를 최소화 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한국 리그 전체가 소유의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온게임넷이 리그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첫번째고,

대기업이 게임단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두번째입니다.

 

방송매체에 불과한 온게임넷이 케스파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리그 소유권을

독점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그동안 온게임넷이 E 스포츠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올바른 리그 발전을 위해서 기득권을 내려 놔야 합니다.

 

리그를 온게임넷에서 독립시키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처럼

네이버, 아프리카, 헝그리앱처럼 여러가지 방송매체와 중계권 입찰을 시켜서

케스파가 리그 운영비로 일부 운영하고 나머지는

리그 순위대로 게임단이 방송중계료를 가져가야 됩니다.

 

게임단이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가 되야 투자가 활성화 되고,

리그 순위에 대한 동기부여가 현재 너무 약합니다.

롤드컵 진출팀은 10개 게임단 중에 3개나 되는데, 대기업팀+나진만 나갑니다.

롤드컵 포인트만 가지고 IM이나 새로 들어오는 팀들에게 동기가 될 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대기업으로부터 게임단을 독립시키고, 스폰서를 몇 년간 받는 계약 형식으로 바꿔야됩니다.

지금의 대기업 게임단은 일방적 이득만 취하고 있습니다.

선수 연봉도 라이엇에서 일부 내주는 데다가,

팀을 발전시키려는 의지도 중국의 개인 구단주들에 비해 약하고,

선수들이 해외로 떠나면 어쩔 수 없다며 우는 소리나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삼성 갤럭시는 10명의 선수를 다 놓치고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삼성은 웃습니다. 강등당할 확률도 거의 없는데다 강등당하면 발 빼거나

스폰서에 목마른 승강된 아마추어팀을 인수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독립된 게임단이 전문 경영인 구단주를 통해 여러 기업들로 부터 경쟁적으로 스폰서를 받아야

리그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도 커지고 리그 전체의 선수 수준도 올라갑니다.

아마추어 선수들 데려다가 내부경쟁 식스맨이랍시고 선수단 구성원만 늘려서

잘하라고 채찍질 한다고 선수 수준이 올라가는게 아닙니다.

 

유망한 선수를 헐 값주고 채찍질해서 잘하게 만드는게 맞는겁니까?

잘하는 선수를 제 값주고 기용하는게 경제적으로 맞는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대기업 게임단 구조로는 잘하는 선수를 제 값주고 기용하기를 바라는건 맞지 않습니다.

100의 가치를 가진 선수가 100의 가치만큼 해내는 것 보다,

20의 가치를 가진 선수가 50의 가치를 하는 것이 30만큼 이득이기 때문에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이 없는 100의 가치를 가진 선수와 계약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수시장을 독점한 한국기업이, 내수시장 기반으로 해외에 물건 싸게 팔아먹는 행위나,

지금 대기업 게임단이 한국 리그에서 하는 행위나 별로 다를 바 없습니다.

 

MSI는 해외리그 상향 평준화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2차 엑소더스는 또 일어날 것이고,

2차, 3차가 되어 갈 수록 한국리그는 황폐화 되고 잘해야

축구에서 네덜란드처럼 유망주 팔아 먹고사는 셀링리그로 전락할 확률이 높습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페이커 같은 스타선수가 아직 남아있을 때 진행하지 못한다면,

LCK의 미래는 밝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