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CJ가 더 잘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어이없게도.

 

2경기는 조금 뻔한 경기였다.

 

2원딜을 상대로 SK는 무난하게 가기보다는 아리라는 암살챔으로 압살한다는 것을 선택했다.

이는 2원딜 상대로 나름대로의 저격픽이지만, 반대급부로 약점 또한 생기게 되었는데, 팀이 가지는 아리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CJ 입장에서는 아리만 말리면 상당히 유리해지는, 단순한 경기운영이 가능해진다.

 

사실 2원딜 상대로는 무난한 픽만 해도 중반을 압도하면서 갈 수 있다. 그럼에도 장단점이 확실한 아리를 선택한 것은 아리의 데파 타이밍부터 보다 확실하게 찍어누른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며 페이커의 개인기량에 대한 신뢰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엠비션과 메라의 6렙전 아리 후벼파기가 적중하면서 상대 2원딜이 너무 무난하게 성장했고 사실상 올AD조합에 가까운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룰루를 라인에서 만난 마오카이는 마저템부터 갖출 수밖에 없었다.

 

결정적으로 마린의 미묘한 순간이동과 애매했던 페이커의 거리를 순간적으로 잘 파고든 씨제이의 용한타 압승으로 사실상 게임은 결정났다. 이후 미드에서 코코가 매혹을 맞고도 앞비전을 했던 장면에서 게임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1경기의 픽밴에 대해 말이 많지만 전혀 얼토당토 않다. 올ad에 가까운 CJ에 비해 초중후반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현재 OP로 분류받는 나르를 가져간 SK가 잘하면 잘했지 못한 픽밴이 아니다.

 

 

나르 리신 제라스 시비르 애니 VS 문도 자르반 제이스 코르키 브라움

 

 

서로의 전술구성은 확연하게 다르다.

 

나르 리신 애니가 적 딜러를 노리고 제라스가 궁으로 덮는 형태의 한타를 해야하는 SK는 절대로 나르가 고립되어서는 안된다. 시비르 제라스가 제이스 코르키보다 화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반면 문도는 나르보다 탱적인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나르가 모든 면에서 A급인 탱커라면 문도는 다른 건 모르겠고 탱만큼은 S+급이라고 할 수 있는 챔이다.

 

따라서 나르가 고립되서 탱역할만 수행해서는 안되고 애니, 리신과의 cc연계와 제라스 화력을 덮어 딜러부터 끊고 문도를 다굴쳐야된다. 즉 나르 리신 애니/ 제라스 시비르 vs 문도 자르반 브라움 / 제이스 코르키 의 한타를 해야 한다.

 

반면 CJ는 문도를 던져주고 앞라인부터 차분히 녹여가는 한타를 해야한다. 아군 탱이 적보다 단단하다고 판단될 경우 딜러는 죽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에 제이스 코르키는 생존에 주력하면서 문도/ 자르반 제이스 코르키 브라움 vs 나르/ 리신 제라스 시비르 애니 의 한타를 하면 된다.

 

 

 

경기를 잘 봤으면 알겠지만 한타는 언제나 똑같았다. 나르, 문도가 고립되고 둘 다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리신이 죽거나, 끝내 나르도 죽었지만, 문도는 죽을 생각이 없었다.

 

즉 CJ가 훨씬 더 전술적으로 원하는 한타를 잘 수행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겼을 뿐이다.

 

 

 

픽밴이나 중간의 바론오더는 큰 문제가 아니다. 

물론 SK의 두번째 바론오더는 조금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긴 하지만 이미 그전부터 SK는 한타에서 이기질 못하고 있었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SK는 계속해서 무리한 바론시도를 했던 건지도 모른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뱅기의 리신과 울프의 애니가 나르를 보조하지 못했고, 즉 두 선수가 했어야 할 역할 수행을 못했다.

 

이는 두 선수의 경기력이 저조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아군 딜러를 지키는 역할이었던 메라와 엠비션이 잘 했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엠비션의 자르반은 본인이 해야하는 역할을 정확하게 알고 이니시를 하면서도 제라스와 특히 애니를 제대로 견제하면서 CJ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