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팀들은 대개 소위 말하는 '피지컬' 즉 기량차이가 게임승패에 큰 영향을 줍니다
라인전부터 굉장히 강하게 나가거나 선수 개개인 판단이 개입되어 있죠

반면 한국선수들은 개개인의 피지컬보다는 팀적인 전략,이해,의사소통 등을 통해 플레이합니다. 
개개인의 판단 보다는 좀 더 팀적인 차원에서 우수해지기 위해 자신의 피지컬을 때론 깎는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그게 옳은 방향이라고 믿고 있는것 같습니다.
흔히 김동준해설이 말하는 한국선수들의 안정지향적 픽 뭐 이런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솔랭에서 카타리나가 필밴급이지만 국내리그에서 어떤팀도 쓰지 않았습니다
근데 중국에서는 카타리나가 대회에서 등장해도 그다지 놀랍지도 않고, 2부리그에서는 오히려 강력한 미드픽입니다.

다르게 풀어말하면

중국팀들은 뭔가 큰 분기점이 될수있는 전투나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시도 합니다.
그 전투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움에도 그렇게 합니다
때문에 이 결과로 한번에 폭망하거나, 혹은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어서 게임을 거의 가져갈수 있을 정도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한국팀들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싸움' 은 최대한 피하고
전략적인 수로 이득을 챙겨가면서 '우리가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싸웁니다. 김동준 해설이 얼마전 말한 이야기로는 그것이 강팀의 조건이라고도 하지요

이것은 바텀라인전에 적용시켜보면 이해가 쉬울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한국같은 경우는 바텀라인전을 비교적 안전하게 합니다. 서로가 약속한듯이 CS를 중시하지
상대 봇듀오와 영혼의 대결이나 CS를 버리면서 상대를 견제하고자 하는 양상은 비교적 적습니다
그런 경우가 간혹 국내리그에도 있지만, 이런경우 해설자들도 놀라서 바텀라인전에 긴장감이 심하게 고조되어서
그것을 많이 언급합니다

왜 그럴까요? 솔랭도 마찬가지지만 바텀 2:2에서 서로 싸움을 벌여서 어느 한쪽이 승리하게 되면
균형이라는게 아예 무너져버립니다. 속된 말로 폭파시켰다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죠.
하지만 이 선택은 앞서 언급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프로간 서로 기량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데 싸움양상으로 치닫는 서포터와 원딜, 그리고 미니언까지 포함해서 정말 콤마 단위의 타이밍과 변수같은것으로 승패가 갈리는 죽고 죽이는 전투는 프로라고 할지라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서머너 스펠도 계산해야 하고, 상대 정글의 백업과 탑라인의 텔레포트까지 개입이 되기때문에 최종적으로 누가 얼마만큼의 이득을 취할수 있는지 계산하는것은 진짜 불가능할정도죠

얼마전 CJ의 경기에서 엠비션선수가 활약한 1경기 네이버 이스포츠 주요장면 동영상으로 '무리했나... Ambition에게 뒷덜미를 잡히는 KT' 라는 1경기 주요장면이 있는데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보면 KT입장에선 스페이스 선수를 끊을수 있는 정말 확실해보이는 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의 무리한 판단으로 엠비션선수의 백업으로 KT선수들 3명이 전멸한 결과를 보실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자신이 피지컬을 살려서 플레이할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위험한 플레이를 잘 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그런 플레이를 좀 죽이고 한다는 느낌도 듭니다.

갱맘선수가 1라운드 초반에는 팀의 의사와 관계없이 파밍보다 상대 미드랑 1:1 벌이다가 망하거나 하는
자신 개인의 독단적인 그런 플레이가 몇번 있었습니다. 진에어 과거 경기 확인해보셔도 알거에요.
결과는 뭐 대부분 망했죠. 아시다시피 갱맘선수는 예전부터 굉장히 센스있고 재치있는 플레이를 좋아하기도 했고 솔로킹 토너먼트를 우승한것만 봐도 피지컬 능력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갱맘선수의 그런 플레이로 망한것만 기억하는 장면이 3번이나 되네요 LCK에서
왜그럴까요? 
지금의 갱맘선수는 그래서일까. 마인드가 확실히 변했습니다. 제라스 등을 플레이하면서 그런 이미지가 더 커졌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자기 자신을 좀 죽여서라도 팀이 원하는 방향의 든든한 플레이로 스타일을 바꾸었습니다

트레이스 선수도 프로 데뷔원인이 렝가 장인이었는데 전투적 성향이나 피지컬이 부족한 선수일까요?
그렇지 않겠죠. 그런 선수가 탑 모르가나라는 팀을 위한 서포팅성격을 갖춘 탑라인챔프를 연구해서 진에어만의 위험픽으로 만들었죠.

몬테가 항상 이야기하는것이 중국은 싸움밖에 모른다. 전투 전투 전투라는게
중국리그에서는 한국리그에 비해서 이런 전투적인 시도같은것들이 굉장히 빈번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도가 잘 먹히면 스노우볼을 굴릴수 있는 시초가 되기때문에 어찌보면 게임을 쉽게 이길수있는 방법입니다

한국팀처럼 조금의 이득을 굴리고 굴려서 그걸 바탕으로 하는 경기는 어찌보면 더 험난하고 어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한국팀들은 14년 삼성화이트를 보면서 그것이 프로가 게임을 안정적으로 이기는 더 올바른 길이라고 믿는것 같습니다.

즉, 중국팀 스타일은 13년 피지컬부분에서 절정을 이룬 SKT
그리고 한국팀 스타일은 14년 전략적이고 팀의 유기적인 호흡의 절정을 이룬 삼성화이트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물론 중국LPL팀중에도 전략적인 팀들도 있습니다
EDG는 전략적 부분에서도 우수하다는 평을 듣고 있어서 완전체라 불리우고
마타가 속한 VG나 스네이크도 이런 팀간 유기적 움직임이 뛰어난 팀입니다

근데 중국리그 내 팀들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확실히 피지컬이 중시되는 경향이 크고
특히 2부리그 같은 경우는 완전히 솔랭전사들 싸움같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더 웃긴건 LPL상위 프로들보다 2부리그의 게임을 보면, 피지컬이 진짜 국내 최상위선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모든 리그를 챙겨보시긴 어려우실테니, 단적으로 얼마전 화제가 된 도인비,스위프트 선수가 속한 QG의 경기를 찾아보시길 권장합니다.

스위프트선수는 니달리로 엄청나게 상대 진형 정글로 깊숙히 들어가 카정을 치면서 상대 정글을 부숴버리고
도인비선수는 카타리나,르블랑 등을 플레이하는걸 보면 그 피지컬이 국내 정상급미드에 못미친다는 느낌은 전혀 없을 정도로 화려한 플레이를 뽐냅니다

근데, 이선수들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바로 '안정성 과 영리함' 입니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지만 그만큼 상대가 그걸 파고들어갈 틈을 많이 준다는 느낌입니다
때로는 허무하게 갱을 당해 죽기도 하고 보는 입장에서 아...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이득인데... 싶은 장면들도 많습니다.

이번 WE의 xiye 선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쿠로선수 상대로 라인전을 압도하고 전체적으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이선수가 we 아카데미 2부리그에서도 믹키갓 선수에게 밀려 서브로 내려갔던 선수입니다...
아시다시피 믹키갓 선수도 한국 챌린저에서 제드로 엄청난 피지컬을 자주 보여준바 있는 플레이어죠

xiye 선수는 그런 강점을 살려 자신의 실력을 막 뽐냈습니다만 팀적인 차원에서 자신을 녹여내질 못했습니다.
TSM과 1경기에서 다 이긴경기를 혼령질주로 진입해서 던지거나 다이애나를 플레이할때도 자기 팀원이 끊기는데
그걸 두고볼수만 없어서 자신도 진입해서 싸우다가 자기도 보너스로 같이 죽는 등
이성적이고 영리한 플레이라고는 볼수없는 장면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피지컬만 보면 엄청난 선수는 널렸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팀 차원에서 녹여내는 능력과 '영리함' 을 함께 갖추고 있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항상 세계최고 미드로 평가하는 페이커 선수를 보면 알 수 있죠.
피지컬 능력이 페이커선수의 강점이던가요? 아닙니다. 그런 피지컬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갖고있는 그 '영리함'은 그에 특화된 선수도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의 선수죠.

임프선수가 14년 롤드컵 한참 전에 드레이븐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드레이븐은 라인전이 너무 강한게 단점이다' 라고요
단순히 강한것만이 좋은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 상대에게 포커싱당해 무력화될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있습니다.
페이커선수는 아주 예전부터 주목받고 SKT의 핵심이 되는 플레이어였습니다
많은 팀들이 왜 페이커선수만 노리고 페이커선수에게만 갱킹을 가고 페이커선수를 무력화할 밴카드를 씀에도 불구하고 항상 페이커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이것은 커다란 차이입니다

만약 피지컬만 앞세우고 있는 선수들이 상대팀에 의해 집중견제를 받는다면 반대로 자신의 힘의 절반도 못 쓸겁니다
그것에 대처하는 영리함이 부족하기때문이죠.

지금의 데프트선수가 임프선수를 모티베이션으로 삼아 최고의 자리에 있을정도로 임프선수의 기량은 굉장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신감있다 못해 오만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화를 입는다는 평을 듣기도 했죠
실제로 임프선수 능력치를 그려보면 공격성쪽에 모가 심하게 날 정도로 둥근 형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삼성화이트가 점점 다듬어져가면서 임프선수 내면의 변화인지, 조금씩 게임 외적으로도 겸손한 모습도 보이고
마타선수의 조교(?) 덕분인지 플레이가 다듬어져갔습니다. 이것은 임프선수 스스로도 인터뷰 등에서 밝힌 팩트 그자체라서 단순히 제가 추측하는게 아닙니다. 또 임프선수의 그런 공격성과 독단적 플레이는 삼성화이트와 같은 스타일의 팀에게는 독이 될수있기때문에 임프선수가 자신의 피지컬을 자신의 독단으로 뽐내는것보다는 좀 더 팀 차원으로 생각하고 내가 해주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 라는 부분에 신경써서 플레이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14년의 삼성화이트란 팀이 완성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레이선수에게 해설진들이 말하듯이 '영리하게 플레이한다' 라는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정말 피지컬로만 게임하는것은 한계가 있죠.

말씀드렸듯이 중국팀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중국은 대체적으로 피지컬 위주의 게임을 합니다
OMG도 라인전만 잘한다고 몬테가 항상 까는것도 근거가 없는이야기는 아닌것같아요

하지만 한국선수들과 중국선수들의 의사소통문제나 적응문제에 대해서 제가 정확히는 알 수 없어도
한국선수들로 이루어진 오래된 팀들만큼 게임을 할때 좀 더 복잡한 의사소통이나 의견을 나눌 수 있을거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어설픈 팀플레이 위주의 게임보다는 개개인 기량을 앞세워 플레이하는것이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댄디,마타라는 세계최고 정글러와 서폿을 보유한 팀도 오히려 리그 초반엔 최하위권의 성적을 낸 것처럼요.
어중간한 것보다는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는 케이스가 낫다고 생각하는거죠.

이번 IEM은 이 중국과 한국의 스타일링 차이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WE는 정말 피지컬을 앞세운 플레이로, 자신의 피지컬을 어느정도 접어두고 전략적이고 팀에 의한 움직임을 중요시 하는 대표적인 한국의 성향을 앞세운 GE에게 승리했습니다
GE가 분명 흔들렸죠.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웠을겁니다.

중국이 야성을 갖고 있고, 한국이 지성을 갖고 있다고 굳이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 한국은 현재 야성적인 면을 너무 죽이고 플레이하다보니 당한 것이란 느낌이 듭니다.
글 전체적으로 내내 한국의 방식이 옳은듯 말씀드린것 같지만 중국팀의 성향과 같이, 때론 과감한 시도도 필요하고 게임을 극적으로 휘어잡을수 있는 피지컬도 필요합니다

13년 SKT의 게임은 그래서 보는이들이 열광하고 흥분할수있는 요소들이 많았고
14년 삼성화이트의 게임은 그보다는 조용하게 정말 대단하다라고밖에 생각할수밖에없는 그런 느낌이 있었죠

저는 김동준 해설이 말한것처럼, 5인 팀 게임인데다 프로라면 팀 차원의 움직임에 의해서 불확실한 전투보다는 이길 수 있는 조건과 방법의 수를 두어가면서 확실하게 이길수 있을때 싸우고 그런 지금의 한국 스타일이 최종적으로는 옳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은 너무 그런 수적인 측면에만 몰입하다보니, 소위 말하는 피지컬, 즉 야성을 좀 잃어버리지 않았나
그런 느낌입니다. 이런비교하면 좀 오글거리지만 우리 사는 사회도 점점 발전함에 따라서 편리를 추구하다 보니까 사람들 개개인에게서 강인함이 좀 사라지고 나약해지는 경향이 있는것처럼 말이죠

GE는 단순히 국내 무패팀이라기보다는 어찌보면 지금 한국의 스타일을 대표하고 있는 팀입니다
기량 자체로만 놓고보면 개개인이 특별히 슈퍼스타급 기량을 가진 선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데도 LCK 11연승을 하고 있는 팀이니까요. 반대로 IEM에서 GE가 보여준 라인전능력이나 예측하지 못한 전투적인 성향에 휘둘리는 점 등은
그간 너무 전략적인 부분에만 힘을 쏟은 데에 대한 반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얼마전 SKT vs IM 의 이렐리아 서포터 픽에 계속 초중반에 휘둘리고 죽어나가는것도 항상 준비되고 계산된 플레이를 선호하는 국내 팀의 성향의 문제점일수도 있습니다

너무 전략적인 성향만을 가지고 있으면 예상 외의 상황이 벌어지면 당황합니다
각 국가간 토너먼트일수록 전략적인 수보다는 단순한 피지컬 발휘가 승패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을것이고
때문에 때로는 손톱을 가는데 더 중점적인 연습도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글이 너무 두서없어서 죄송하네요... 그냥 생각하는 바만 주욱 써내려가다보니 너무 잡소리도 많아져서 읽기도 많을것같고 단순명쾌하게 요약해 쓰지 못한 점 양해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

PS. 

약간 추가하자면 롤챔결승에서 화이트를 이긴 KTB가 야성의 팀이라 볼수 있을듯해요
변수를 많이 두는 팀이었고, 불리할때 뭔가를 과감하게 (한편으로 뭔가를 포기하면서까지) 만드는 팀이었죠. 전투민족이라 불릴정도로 한타도 잘했던팀이고

반대로 현 한국 스타일처럼 안정지향성을 심하게 갖던 팀이 14년 나진실드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게임시간도 굉장히 긴편이었고, 변수를 두거나 뭔가 모험적으로 시도하는 모습은 아예 찾아볼수 없었음.

당시 메타에선 그게 강점이기도 했는데, 이를테면 CJ와 경기때 CJ가 수싸움,운영 모든걸 계속 미세하게 앞서가면서 몰아세웠는데, 꿍 트페랑 세이브 라이즈가 꾸역꾸역 40분동안 막는게임만하다가 후반한타 두번이겨서 그냥 역전한 게임보고 좀 벙쪘다고나 할까. CJ가 이렇게까지 해도 게임을 지나 싶은정도였거든요.

머 암튼 문제는 뭔가를 시도하질 않고 너무 안정지향적으로만 하니까 롤드컵에서 퍼펙트 게임 패배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죠. 솔직히 프로대 프로게임에서 머리속 다비우고 해도 1킬 1타워 못딸수는 없는거임 그냥 솔랭처럼했어도 확실히 이길수있는 길과는 멀어도 비등하게라도 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런 모습이 안정지향성이 심할때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모델로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보여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