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바론의 변화로 보는 라이엇의 의도

 용과 바론의 변화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용의 후반 존재감 증가, 바론의 공성 능력 확대이다. 용과 바론의 패치, 그리고 여타 다른 패치를 보았을 때 라이엇이 원하는 게임의 진행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목표물의 보상 변경으로 전략적 다양성 추구


 먼 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용과 바론 보상의 큰 변경이다. 용은 경험치와 글로벌 골드를 제공해주는 목표물이었지만 더이상 글로벌 골드를 제공하지 않으며 훨씬 적은 경험치를 준다. 그 대신 용을 사냥한 횟수에 따라 각종 능력을 부여한다. 바론은 과거 추가 공격력과 주문력, 재생관련 능력치와 같은 챔피언의 직접적인 능력을 상승시키던 반면 미니언 진급 오오라, 귀환 강화 등의 버프를 부여함으로써 압박과 공성능력에 크게 기여하도록 했다. 이런 용과 바론의 패치로 게임 내의 목표물이 각기 다른 효과를 부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과거 상대방 팀이 용을 취하려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용을 포기하고 상대 포탑을 미는 오더를 내릴 수 있었다. 포탑 또한 용과 같이 글로벌 골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포탑이라는 목표물까지 공략하기에 충분한 교환이 성립되었다. 허나 지금의 용은 포탑과 다른 의미를 가지기에 용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 게임 내의 목표물에 그 목표물만의 정체성을 부여하면서 목표물마다의 존재감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초반 강한 스노우볼링 억제와 역전의 가능성 증대


 라 이엇은 과거에 비해 초반 용의 보상을 저하시켰다. 과거 글로벌 골드를 제공하던 용은 초반부터 강한 스노우볼링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주 많은 양의 골드는 아니지만 그 골드로 인해 라이너들 마다 코어템 완성의 차이를 만들 수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처럼 정해진 버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골드를 제공하였기에 보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선택지도 컸다. 선택지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의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용은 초반 자체적인 용의 보상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5중첩이 아닐 시 한타등의 교전을 벌일 때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공격력 주문력 증가와 이동속도 등의 버프는 분명 교전에서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과거 글로벌 골드를 제공해서 아이템의 차이를 벌려버리는 수준의 역할이 아니라는거다. 초반 골드나 경험치의 큰 차이를 만들던 목표물이 사라지고, 2차 포탑이 보호막을 가지며 주변 아군 챔피언들에게 보호막을 부여하게 되면서 초반의 큰 차이를 이용한 압박에도 보다 잘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자연스레 역전 가능성의 증대로 이어진다.


목표물의 후반 존재감 증가와 무의미한 게임플레이 시간의 단축


 2차 포탑이 보호막을 가지고 아군 챔피언에게 보호막을 부여하더라도 이 이점을 살려 무작정 수비만을 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용이 주는 중첩 효과의 후반 영향력이 막강하며 바론이 주는 공성 능력 또한 대단히 커졌기 때문이다. 불리한 팀은 후반에도 엄청난 힘을 가지는 목표물 때문에 완전한 수비태세를 취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의 문제를 해결하였다. 먼저 무의미한 게임 플레이 시간의 단축이다. 라인클리어에 능한 챔피언들을 이용하여 지속적인 라인클리어로 상대방의 포탑철거를 막고 게임시간을 길게 늘리는, 직스와 같은 챔피언을 중심으로 한 메타가 있기도 했다. 시간을 끌어 아군의 성장을 기다리는 이러한 전략은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의미없는 플레이 시간의 증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라인푸쉬가 보다 떨어지는 조합이 이러한 전략을 상대하는 경우 직접적인 대치상황에서의 포탑공략보다 스플릿푸쉬와 같은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던지, 꾸준한 용 공략이나 바론을 시도함으로써 상대방을 밖으로 불러오거나 바론버프를 기반으로해 최종적인 승리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과거에도 바론은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승리를 위한 수단으로 쓰였지만 공성능력에 대한 효과는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현재의 바론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두번째는 장시간 게임이 이어질 경우 유리한 팀의 골드 효율이 줄어들면서 위력마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극단적인 예로 롤챔스 윈터 12-13시즌 4강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아주부 프로스트와 블레이즈의 경기는 프로스트가 초반부터 라인에서의 승리와 꾸준하게 용을 가져가며 강력한 스노우볼링을 만들었다. 스노우볼링이 초반부터 이어지면서 블레이즈는 3억제기까지 밀리게 되지만 넥서스 방어에 꾸준히 성공한다. 계속되는 방어에 블레이즈의 원딜인 캡틴 잭은 경기 후반 CS 566개를 기록한다. 이후 블레이즈는 한타에서 승리해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고 상대 챔피언들을 끊어내기에 성공하면서 결국 엄청난 차이를 뒤집어내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블레이즈의 뛰어난 집중력과 프로스트의 안일한 대처들이 게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이렇게 게임이 극후반까지 이어질때 유리했던 팀 골드의 의미가 크게 줄면서 역전이 일어나는 경기를 이 외에도 볼 수 있었다. 다시말해 초반부터 승기를 잡던 팀이 최종적인 승리를 이뤄낼 수 있는 수단이 부족했다. 과거 바론버프의 경우 자체적인 버프는 상당했지만 전투에 큰 효과를 발휘하는 버프였기에 상대팀이 전투에 응하지 않고 완전한 방어태세를 취하거나 라인클리어에 능한 챔피언을 가진 경우엔 바론의 의미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바론버프의 효과가 공성에 특화되도록 완전히 변화하고 용의 5중첩의 효과가 막강해지면서 목표물들이 유리한 팀의 최종적 승리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게 되었다. 초반의 역전가능성은 늘었지만 후반 유리한 팀이 게임을 확실히 끝내기엔 수월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