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활을 넘어 최정상의 기량을 달리고 있는 샤이.

 

사실 이번 NLB우승하기까지 단연 돋보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위프트, 코코 선수도 엄청난 기여를 했지만,

샤이 선수만이 기복없이 최정상급 기량을 계속 뽐냈습니다.

 

1경기 상대의 실수? 본인의 클래스? 어느 쪽인지 확정지어 말하기 힘들지만,

단 한번의 기회를 잡았을 뿐인데 본인이 선봉이 되어 쉴 새 없이 몰아쳤고,

2경기 역시 단 한번의 찬스로 잠시 디나이에서 해방되자마자 겉잡을 수 없는 포스를 내뿜었습니다.

 

리미트 선수 역시 오늘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의 소드 이상으로 튼튼한 팀원들이 받쳐주지 않는 이상

홀로서 샤이선수의 클래스를 감당하기엔 엿부족으로 보입니다.

 

올라프를 상대로 쉬바나 공템가다가 솔킬 따이고 똥을 찌리던 시절이 엇그제같은데

너무 짧은 기간에 슬럼프를 회복했고 단숨에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며,

플레임, 세이브 선수와의 대결이 하루빨리 이루어 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퇴물? 한 때 잠시였을 뿐이었습니다.

 

 

2. 봇듀오의 명예회복.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도 CJ프로스트의 봇듀오는 CJ프로스트 최대의 약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주 선수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소극적이고 인상적인 모습을 못 보이며,

1인분 이하의 능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잦긴 합니다만...

 

일단 매라 선수의 기량 회복이 눈에 띕니다.

쓰레쉬를 못잡으면 별거 못하는 이미지가 컸었는데,

모르가나로 인한 최정상급 클래스를 보여 주었습니다.

 

아직 국내 선수들이 모르가나를 받아들이고 있는 단계이며

어느정도 활약하기는 해도 오늘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사례는 적었습니다.

게다가 레오나를 유독 못하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오늘 4경기의 활약은 승리에 크나큰 기여를 했습니다.

 

챔프폭이 좁고, 무리한 캐리 욕심으로 인한 결과적인 쓰로잉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원래 적극적으로 하다보면 페이커 선수도 쓰로잉도 하고 슈퍼플레이도 하고 그러잖아요.

 

 

3. 성공적인 리빌딩

 

전에도 강조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전력을 업그레이드 한것은 물론이거니와 덩달아 샤이 선수가 부활하게 된 핵심 원인이라 봅니다.

 

특히 스위프트 선수의 폭발력은 오존의 댄디 선수, KTA 카카오 선수와 견주어도 될 정도로 캐리력이 있습니다.

드래곤, 바론 등을 스틸 당하는 것은 아쉬웠으나,

그렇다고 와치 조재걸 선수가 그걸로 인해 클래스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듯이

스위프트 선수 또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론 강타는 그냥 5:5 라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어설프게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전 그렇습니다.

 

코코 선수 역시 포텐셜에 대해 언급안하면 섭섭하겠죠.

지금 정상급 정통미드라이너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꿍, 페이커 선수와 비교하면

약간 불안해보이긴 하지만, 폭발력을 본다면 전혀 딸리지 않았습니다.

원탑,최정상급 에 올려놓기에는 쟁쟁한 라이벌들이 많아 무리가 따르겠지만,

미드에 고질병을 앓았던 프로스트에게 있어서 이만한 다행은 없습니다.

 

 

4. 전략전술운영 문제.

 

결승 1경기를 보시고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고작 탑에서 작은 실수로 1킬 먹은 것 가지고 겉잡을 수 없는 탈수기 운영과 스노우볼링

그리고 우월한 피지컬, 지능적인 전략 전술로 상대방에게 뭐 하나 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가장 컨디션이 좋을때의 SKK와 삼성 오존을 합친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SKK가 라인전에서 폭파시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갈때도 고작 탑 1킬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는 못합니다.

삼성 오존 역시 숨 하나 못쉬는 듯한 탈수기 운영을 시도하려면 최소 2~3킬 정도는 앞서나가야 가능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던 자유게시판에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소드가 좆밥이니까 얼밤이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다."

반년이 넘도록 프로스트에게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그런가도 싶었지만,

실제로 나진 소드는 탑에서 잭스가 1킬을 헌납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지적을 할 만한 것들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스트팬들 소위 얼밤충들조차도 자기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나진소드가 약팀이라고 쳐도 KT를 연달아 격파하고 결승에 오른 팀입니다.

경기력도 헬리오스 선수가 치명적인 실수를 연달아 했던 2경기를 제외하고서는 대체로 높았습니다.

 

최근들어 어이없는 역전패를 반복 거듭했는데,

일시적인 성장통이었는지, 삼성만 만나면 무기력해지는 천적관계인지는 더 두고봐야 할 일인것 같고,

역전패를 함부러 허용할 만큼 팀워크가 안맞는 팀인 것도 이제는 지나간 얘기가 될 듯 합니다.

 

 

5. 벤픽문제

 

얼밤 불밤 가릴 것 없이 CJ팀 자체가 벤픽을 못하기로 유명한 팀입니다.

 

3경기는 예상치 못한 상대의 픽과, 헬리오스 선수의 한번도 보지 못했던 잠재력이 폭발하면서,

의외의 일격을 당했던 것일 뿐...

 

럼블, 트위치 등을 견제하며 상대의 주력픽, 변수를 차단하는

강팀들만의 정석적인 픽벤형식의 태도를 취했습니다.

 

대회에서 예상하기 힘든 픽벤을 사전에 차단하고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CJ에서 가장 강력한 스위프트, 샤이 전력을 주 무기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패턴은

최근 프로스트가 초반라인전을 자주 유리하게 이끄는 주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패배했던 3경기도 결과적으로 벤픽에서 패배? 하면서

헬리오스 선수가 바텀에서 활약하면서 스노우볼링을 했던 것이 치명적이었구요.

 

상대방의 주력 무기를 대놓고 반복하여 허용하고, 그로 인해 답답하게 패배하던 프로스트는 사라졌습니다.

 

 

6. 온라인? 오프라인?

 

이번 NLB 4강전에서 SKK를 상대로 프로스트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극히 적었습니다.

 

SKK를 상대로 한수위의 기량을 보이며 낙승을 할 때도

'온라인 대회라서 경기력이 일시적으로 오른것인가?' 라는 가설도 생겼습니다.

 

실제 결승을 보고나니 시종일관 정점의 기량을 유지했습니다.

 

최정상을 경험해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내려오는 늙은 맹수들은 좀처럼 부활하기 쉽지 않습니다.

선수생명이 짧은 e스포츠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수차례 리빌딩 등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친 결과 기존의 장점은 유지할건 유지하고,

근 1년간 보여왔던 프로스트만의 고질병들을 좀처럼 어찌할 줄 모르다가 급격하게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7. 끝내며

 

필자는 본래 이해와 동떨어진 동경이라는 감정을 갖기 싫어해서 특정 대상을 응원하지도 않는데다가,

CJF는 실력대비 과잉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받아들여서인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세계에서 가장 큰 관심과 랑을 받는 팀인데다가,

전통을 갖고 있고 수차례 위기를 겪은 팀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모습에 기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싫어하는 팀이라도 잘하면 칭찬하고, 아무리 좋아하는 대상이라도 못하면 물어뜯는 편입니다.

 

실제로 거품이라 생각했고, 퇴물이라고 느낀건 본인뿐만이 아니었고,

유지할 것은 뚝심있게 고수하고, 답답해 보였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과감하게 개혁도 했고

 

여전히 우승권에 함부로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는데다가,

삼성이라는 천적을 짧은 시간안에 극복해낼 수 있을까는 미지수입니다만

CJF가 아주부 시절에 비해 위상은 많이 내려왔다고 하나, 여전히 대권만을 노려야 할 클래스임은 여전합니다.

 

인기가 많은 사람이나 팀들은 하나같이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걸 즐기는 변태같은 습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