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전 글도 비슷한 취지로 썼으나 그건 걍 깍둑 칼럼처럼 쓴거라 
좀 더 디테일하게 확장해서 다시 써본다. 


SKK의 몰락으로 많은 주제에 글이 쓰여졌다. 
좋은 분석들도 많고 공감도 많이 했다. 

거기에 편승하는 글을 하나 써보기로 했다.

시즌3 롤드컵 챔피언인 SKK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일까?



너프에 흔들리지 않는 엄청난 챔프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이 챔프폭의 강점은 5인 모두의 강점은 아니었고

푸만두/페이커/뱅기한테서 도드라졌다.


페이커의 경우 거의 모든 미드 픽들을 보여주면서 뭐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제드/제이스/카서스/오리아나/르블랑/직스/그라가스/니달리 등 양팀다 미드픽들 모조리 밴으로 쓴다고 해도
남은 카드가 있을 정도의 폭)

푸만두 역시 자이라로 혁혁한 공과를 세우면서

그 외에도 피들스틱/쓰레쉬/레오나 등 필요할때 마다 전혀 다른 유형의 챔프를 꺼내왔다.

타팀의 상위권 서포터들 중에도 챔프폭이 넓은 사람들이 있지만 다양한 형태의 챔프를
가장 잘 소화하는건 푸만두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바이같은 깜짝 카드를 쓰는 뱅기 역시 타팀의 초식류나 고정으로 선호하는 픽있는 타 정글러에 비해
챔프에 대한 폭이 유연하고 또 필요한 전략마다의 픽이 나와주곤 했다.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상대들은 SKK와 맞붙는 팀은 이미 픽밴에서부터 넌 이미 죽어있다가 되어 피말리는 픽밴을 시작하고
자기 팀의 주요픽은 밴당하고 상대는 여유롭게 다른 챔프로 카운터를 치며 

시작부터 이미 압살모드로 첫 운을 떼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포지션별 유행픽들은 존재했지만, 그래도 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자신의 주챔프를 희생해서
(예를 들면 페이커의 니달리가 걱정되서 자신의 주챔프인 니달리를 밴했다던가 제드 등을 밴하던 팀들은
당시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뇌리에 남아있던 픽밴 구도다.) 픽밴을 하는 경우도 허다 하다보니

시작부터 엄청 꼬이고 시작한 부분이 적지 않았다.


보통 프로팀마다 잘 알려진 주력 픽이 있는 부분이고, 자주 보는 팬들이라면 누군가의 무엇이 쎄다는 것 정도는
안다. 그러다 보니 나그네의 그라가스를 밴해버린다거나 다데의 AD챔프를 밴한다거나 누군가의 무엇은
밴한다는 전략이 있었는데


유독 SKK는 그게 꼬이게 만드는 팀이었다. 


앞서 푸만두와 뱅기도 언급을 했지만 그 핵심에는 페이커가 있었다.
닉네임과 같이 그는 무슨 속임수를 쓸지 모르는 환상적인 미드라이너이고 

어떤 카드든 꺼내드는 미드라이너였다.(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시즌 3-4로 넘어오는 중 라이엇이 펼친 거대한 획일화 정책에 
모든 리그팀들은 뜻하지 않은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다.



수능시험날에 그런 표현을 많이 봤을 것이다. 
'변별력'

소위 말해 공부를 많이 한놈과 안한놈의 차이를 가려내는 기준을 말한다.

페이커가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꼽히는건 최상위급 피지컬 역시 한몫을 하지만
다수 챔프에 대한 엄청난 이해도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암살자군/포킹군/돌진형/ 등등의 나름의 방식 하나에 최적화된 선수들인데
페이커는 그 틀을 깨는 선수이기 때문에 상대의 밴카드가 꼬이게 만드는 선수다.

소위 말해 수능을 이따위로 저따위로 내도 만점을 받는 천재가 되겠다.



근데 2014 4시즌 롤 시험들은 어떻게 진행이 되가고 있는가.
난이도가 너무 쉬워짐.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나 그 난이도는 미드/정글 항목이 두드러진다.


탑은 애당초 원래부터 안정형 픽이 선호되던 곳
(이 되버린지 오래됐다. 예전에 탑 다이애나 케넨이 나오던 시절을 거친 직후부터는 쭉)
서포터도 사실 너프 버프로 인해 지분률은 항상 두세챔프가 나눠먹는 분위기에
가끔 사파류 챔프가 하나둘 뜨는 정도
원딜 역시 마찬가지다 딱히 독특한 픽이 나온다기 보다 버프너프로 인해
조금씩 변동이 생기는 수준이다.



다시 챔프폭을 공부로 빗대보겠다.
 공부해야할 챔프가 많아질수록 머리가 아픈 둔재들도 분명히 있을터인데
연구해야할 챔프가 10챔프 이상이었다가 이제 5챔프라면? 

밴에서 2개쯤 날려버리면 픽뺏기고 픽하는게 고작 거기서 거기라면?
위에서 피력했듯이 본인은 선수들의 피지컬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 안한다.



현재 노재미의 원인과 SKK의 부진의 이유는 같다고 본다. 

1. 픽밴의 획일화(경계할 챔프들은 라이엇에서 싹다 너프)
2. 전략의 획일화(픽밴이 제한되는데 뭐 여러가지 운영이 어딨나. 게다가 첫번째 용 가격에 무리할필요가 없다.
그러니 사리다가 오브젝트 한타<그전까지 노잼>)
3. 전체적 평준화(이게 '타팀의' 상향인지 'SKK팀의' 하향일진 알수가 없다.)



현재 미드라이너 챔프군중에 리그에서 그냥 쓸만한 티어에 있는 챔프를 꼽자면


니달리/직스/룰루/그라가스/오리아나/르블랑

이정도?

밴카드로 미드 카드가 양팀 합쳐 2장이라고 가정하면

4챔프 남는다. 



그럼 저중에 4챔프만 빡세게 팠다고 가정하면 만에 하나 내 연습챔프 2챔프 밴해도
2챔프 남게 되겠다.

그럼 상대는 챔프폭이 넓다 치더라도 역시 남는건 2챔프

웃기게도 이게 현 롤판의 상황이다. 




미드 챔프에 대한 무분별한 너프가 '변별력'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 부분에 있어서 SKK의 강력한 무기인 페이커의 픽밴지배력부터 게임내 지배력까지 약화되고 만것이다.


순식간에 상대를 암살하고 마는 암살이 지양되기 시작하는 메타가 시작되고서 부터
미드는 솔킬이 거의 없어졌고 타워안에서 그냥 파밍만해도 되는 상황이 왔다.



왜 이렇게 됐는가?
사실 너프가 전부는 아니었다. 
예전에는 탑 2차타워까지 강하게 압박하고 치고 가는 수준의 운영은 거의 나오질 않았다. 

왜냐면 지난 시즌만해도 바텀듀오가 타워를 압박하면 정글러가 탑솔러와 함께 바텀듀오와의
교전을 일으키면서 오히려 바텀듀오를 잡아먹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오히려 정글러가 바텀듀오쪽으로 붙었다. 왜냐면 그게 이득이니까.
초반의 용은 더이상 가치가 없어졌기 때문에 탑솔러한테 붙어 타워를 지켜가며 용을 따낼 필요가 없어지다 보니
스왚을 했을때 예전은 바텀 장악력- 용이라는 연계구도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타워가 최고시다가 되어 서로 쭉쭉 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서로 성장 못했으니까 성장잼. 

첫번째 용은 그 와중에 더 빠르게 유연하게 민쪽에서 우야무야 가져가는 편이 많아졌고
이 경우 미드 라이너가 딱히 어딘가에 합세해서 시너지를 낼 여지가 적어졌다.

용한타는 무리해서 할필요가 없어 - 라고 현재는 전략이 짜여진 상태고

다른라인들은 다시 정라인으로 돌아가 킬소식을 내어주고는 한다. 

미드는 라인 정리가 좋은 위의 픽들 때문에 cs로 성장할 여지만 두고 큰 무리를 안한다
심지어 방어막을 들기도 하니 라인전에선 킬 욕심이 아예 없다 하고 게임하는 경우들도 많다 하겠다.


예전 로밍 전성시대 역빠채의 시대에만 해도 미드를 빨리 밀고 다른 곳에 로밍을 가서
소규모 교전이 빈번히 일어났는데 

이제는 라인을 빨리 밀더라도 상대도 엄청 빠르게 그걸 수습한다. 
직스 EQ 만 던져도 정리되는게 라인인데 내려가는 동선을 오히려 
후발주자에 체크당하고 역갱을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니
변수는 더욱 줄어든다.

용이 중요하지 않으니 미드가 움직일 이유도 없다.
(물론 두번째 용이후부턴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그 전까지의 게임이
지극히 루즈해지며, 운영에 비집고 갈 개인기량이 없으니 
페이커 같은 천재도 폼이 떨어진단 평가를 받게 되버린다고 본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라이엇의 너프/버프 정책이 한몫을 했고
솔직한 말로 현재의 첫번째 용 가격은 잘못짜여졌다고 생각을 한다.

용이 중요하지 않을수록 선수들은 타워를 미는데에 초점을 더 맞출수밖에 없고

2/3시즌 통틀어 외로운 라인이었던 탑보다도 더 외로운 1:1 싸움이 미드가 되었다.


노잼다큐멘터리라고 불리는 탑의 2픽에 비해 미드가 현재 나을것은 또 무엇인가.
게다가 정글 역시 획일화 되어 더이상 초식/혹은 잡식성 정글러는 나온지가 언젠지도 모르겠다.
암살자 미드라이너는 죄다 너프하여 피즈/아리/제드도 볼수가 없고 
원래 암살자였던 르블랑 조차 안정픽으로 템트리를 변형하여 쓰는 현재가 씁쓸하다.


이렇게 변수를 만들던 픽과 운영들을 싸그리 너프하고 나니 
SKK의 강점도 너프되버리고 말았다.


픽밴에서부터 강했던 강자 SKK 픽밴의 의미가 없어진 현재의 롤 시즌4 

타워/용/그리고 아이템/챔프에 대한 변화

추가적으로 더 다양한 픽이 존재할 수 있게 패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생각 외로 페이커와 SKK의 무적함대 포스는 오랫동안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요약.
챔프풀로 먹고 살던 SKK 
챔프폭이 좁아진 시즌4에서 불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