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배메타

SKK가 2티어 팀으로 내려온 데엔 성배메타의 확산도 한몫 한것 같다.


요즘은 르블랑 트페 룰루 니달리 등등 어지간한 ap캐는 죄다 선성배가는 메타인데, 폭딜 암살캐보다는 지속딜과 라인클리어에 강한 미드를 선호하는 메타다. 로밍력도 중요하고.

사실 라인클리어가 안되면 프로레벨에선 푸쉬와 스플릿을 견뎌낼 수 없거든.

 

 

그리고 미드에서 성배가 신발 수준의 필수템이 되면서 상대가 가진 성배의 마방, 그리고 자신도 1~2도란에서 조화의 성배를 가고 생기는 딜로스 때문에 라인전 단계에서 솔킬을 내기가 어려워졌음.

 

페이커가 잘하는 건 ss급의 라인전과 한타때의 s급 킬각캐치-스킬활용 콤보인데 라인전에서 솔킬이 안나니 상대와 격차를 벌리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지.

솔킬 따이고 나면 더욱 위축되고, 그래서 정글러를 콜해 풀자니 역갱의 대가 벵기가 무섭고. 결국 타워끼고 파밍하다 CS차이 벌어지고 그 사이 로밍 간 페이커가 봇이나 탑을 찌르며 차이를 더욱 벌리는 게 SKK의 필승공식이었다.

여기에 단단한 임팩트와 페이커에게 헌신적인 벵기가 더해지면서 그 공식을 실현시켰지.

 

 

그런데 최근 페이커가 르블랑 밴 상태에서 솔킬 낸게 언제인지 이젠 가물가물하다.

아리, 리븐 등으로 흥하던 전에는 거짓말 1g보태고 1경기당 1~2번은 솔킬내던 게 페이커였지.

성배메타가 일반화되면서

페이커 자신도 룰루, 니달리를 플레이하기 시작한 이후 솔킬은 더욱 어려워졌지. 걔네가 폭딜캐는 아니거든.

 

상대가 룰루 니달리를 픽해도 마찬가지야. 페이커가 피 다 빼놓아도 힐로 피채우는 니달리와 급성장으로 살아가는 룰루.

이젠 상대는 라인전에서 cs20개 차이 내로만 버티면 한타때 플레이에 따라 미드 격차 따윈 따라잡을 수 있게 된 거야.

설사 라인전을 4:6으로 밀려도 한타 때 잘만 싸우면 이길 수 있는 거야. 여기에 푸만두와 피글렛의 폼이 떨어지면서 그게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아진 거고.

 

 

요즘은 잘하는 미드가 많아져서 페이커가 미드에서 밀리거나 한타에서 발리거나 하는 경우도 자주 나오는 거 보니, 성배메타의 시대를 지나면서 페이커 폼도 실제로 떨어져버린 것 같아.

 

 

 

 

2.임팩트의 역할변화

라인스왑이 일반화되면서 전보다 아주 하드하게 탑라이너를 괴롭히는데,

이젠 정글러가 봐주지 않고서는 너무 힘든 상황이기에 아예 정글러와 같이 정글몹을 먹는 게 일상이 되면서 탑 라이너의 성장이 느려졌지.

 

 

결국 타워파괴 이후 '프리징-텔포싸움', 혹은 '재라인스왑-cs20개 남짓 먹은 가난뱅이 탑끼리의 싸움'이 정석이 되었는데, 전자의 경우나 후자의 경우나 성장을 위해 cs 먹기에 주력하면서 탑라이너가 사리는 게 대세가 되어버렸어. 서로 텔포타이밍 기다리면서 눈치보며 간을 보는 게 일인지라 탑 싸움은 더욱 조심스러워졌고, 2인갱에 기막히게 버티며 타라인 이득을 보게 하는 게  장기이던 임팩트는 그냥 일반 탑솔과 다를 바가 없어졌지.

 

 

임팩트는 딜계산 능력이 최강급이었고, 점화 활용을 귀신같이 하던 탑라이너였는데, 그냥 프리징하고 텔포 기다리며 한타 바라보는 게 탑의 주요업무가 된 지금 특출한 탑이 아니게 된 거지.  플레임처럼 텔포메타에 적응이 느린 듯도 하고.

거기다 최근 부상하는 탑의 다른역할인 후반 딜러, 즉 라이즈, 룰루, 잭스 등을 플레이하면  어이없이 죽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도 하지. 샤이 쉬바나에게 떡실신당한 탑룰루가 기억나네.

 

 

 

 

 

3.벵기의 방황

전에는 미드가 무조건 압도하고 탑봇이 5:5는 해 주니 벵기가 미드 역갱과 커버위주로 플레이해도 되었고, 봇과 탑을 후벼파도 되는 등 선택지가 많았는데, 이젠 그게 아니야.
요즘 강팀 상대론 푸만두/피글렛의 봇듀오가 불안하니 봇을 가거나,

아니면 라인스왑에 고통받는 탑 라이너와 같이 다니다가 라인전 구도가 반 이상 끝나 버리지.

라인전에서의 역갱과 커버는 유효한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미드 한번 봇 한번 파다가 블루 주고 어쩌고 하다보면 용싸움이고, 그 다음부터는 시야확보와 중규모 한타싸움에서의 스킬적중률 싸움이야.

 

 

애초에 벵기는 스킬샷이 아주 정확한 정글러가 아니었어.누누와 자르반, 바이 등 타게팅이거나 타게팅이 쉬운 정글을 선호했고 리신/앨리스는 흥하거나 무존재거나 기복이 심한 편이었지.

불리함을 풀어주는 정글러도 아니었어.  유리할 때를 전제로 역갱과 커버, 오브젝트 확보에 주력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은 라인에서 5:5인 경우가 많아지니 허둥대다 끝나는 느낌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프로라면 누구나 마주치는 역량의 한계와 만난 느낌이야. 그걸 극복해 내는 건 벵기의 몫이겠지.

 

 

 

 

 

4.맵장악과 봇듀오의 기량저하

SKK최강시절 다른 팀보다 우월한 것은 벵기와 푸만두, 페이커가 주역이던 맵장악이었지.

페이커의 우위는 미드양쪽 와드값이 부담되지 않게 만들었고, 다이브에 강한 임팩트를 믿고 벵기가 정글시야에, 푸만두가 봇 시야에 집중하여 엄청난 시야확보를 할 수 있었지. 그리하여 부쉬에서 튀어나오던 페이커의 아리가 미쳐 날뛸 수 있었던 거고. 이는 변수를 만들지만 않으면 이긴다는 승리공식에 의한 것이기도 했어.

 

 

그 시절 SKK와 비슷한 정도의 시야확보를 하던 팀은 마파가 주도하던 KTB, 그리고 전원이 와드를 사랑하던 오존 정도였지.

그런데 이제 SKK는 시야확보에서 더이상 강팀이 아니야. 탑미드봇 모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하니 라인에서 cs하나라도 더 먹으려다 와드 지속시간이 끝나고도 파밍하다 짤리는 모습이 자주 보여.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론 패턴이 읽힌 느낌인데, SKK의 와딩위치가 공략을 당한 느낌이야. 최강팀이었으니 연구를 당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와드가 너무 쉽게 지워지고, 그걸 복구하러 푸만두가 나가다가 자주 짤리는 모습이 나오지.

요즘 SKK를 상대하는 팀들이 부쉬나 정글캠프 근처가 아닌 그냥 오브젝트로 향하는 길목에 와딩을 하거나  정글캠프 몹이 아닌, 아슬아슬하게 캠프 입구가 보이는 곳에 와딩을 자주 하는데 전체적으로 SKK가 대처를 하지 못하는 느낌이야. 와드가 안지워지고 수명이 다해 사라지는 모습들 자주 봤을 거다.

 

 

봇듀오의 폼이 떨어진 것도 커.

스킬적중률이 떨어지고 포지션이 좋지 않으니 cs는 비슷해도 킬데스에서 밀려서 글골이 딸리고, 결국 템격차가 생기는 경우가 많이 나오고, 한타력은 떨어지며, 진형을 자꾸 당기게 되니 맵 시야는 좁아져. 특히 피글렛의 포지션 잡기 능력과 푸만두의 맵리딩은 꽤나 나빠진 느낌이야.

다만 최근 푸만두는 점점 좋아지고 있고, 피글렛도 다시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지.

 

 

 

 

 

5. 결론/요약

 

성배메타, 유틸성이 중요시되는 미드라이너의 시대를 지나면서 페이커는 정상의 자리에서 한발 내려오려고 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내려왔다고 봐. 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살떨리던 미드 솔킬싸움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음.

 

임팩트는 평범, 혹은 준수한 정도의 탑솔이 되어버렸다.

 

벵기는 한계를 만났고, 정글러의 부진은 팀 전체를 흔들고 있다.

 

SKK의 맵장악은 예전같지 않고, 공략이 많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봇듀오의 기량저하도 문제다.

 

더 심한 총체적 난국이 올지, 아니면 다시 치고 올라갈지는 의문. 하지만 서머시즌 코앞에서 본 그들의 모습은 불안하다는 거. 원딜강화 패치이후를 지켜봐야지.